[TV리포트=조혜련 기자] 여전한 목소리가 무게감을 더해주는 성우, 김기현의 넘치는 가족애가 ‘마이웨이’를 통해 공개됐다.
27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2019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에 빛나는 데뷔 50년차 원로 성우 김기현의 일상이 펼쳐졌다. 타고난 목소리와 성량으로 일찍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성우 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그는 막연하게 꿈만 키우던 중 군대에서 조교로 지내던 중 훈련병이었던 배우 서상익을 만나 꿈에 가까워졌고, 1970년 MBC 4기 공채 성우로 데뷔했다.
목소리 연기는 물론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방송 연기, CF,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온 그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현재까지도 고정 프로그램 4개를 맡고 있다. 탄탄한 활동 배경으로 빠짐없는 운동을 꼽은 그는 7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운동 삼매경이다.
놀라운 근육질 몸을 자랑한 그는 “3,40대는 진짜 좋았는데 지금은 관절이 약해서 세게는 못한다”면서도 “거울을 보며 운동하다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내 목표는 80대까지 방송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80대까지 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운동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성우로서 승승장구하며 평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바쁜 스케줄로 홀로 계셨던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10년간 대장암으로 투병하는 등 인생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대중문화예술상 수상소감에서 김기현은 “이 열기와 감사를 아내에게 바친다. 사랑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던 바. 이에 대해 그는 “옛날 사람이라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 하는데, 수상소감때 했다. 그래도 평소에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고 밝혔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다며 김기현은 “산책을 하면서 낙엽을 밟으면서 연애할 때 시를 주고 받았던 거 생각난다. 지금 날씨가 우리 그 때의 마음과 맞지 않냐”라고 말했다. 소개로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다는 두 사람. 당시를 떠올리자 김기현의 아내 손영화 씨는 “그때 기미랑 점만 보였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김기현은 “그때 생각하면 내가 운이 좋았다. 아내가 결혼 적령기였는데 나를 만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20년 째 살고 있는 집을 공개한 김기현은 “지금은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두 딸은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다. 두 딸이 내게서 도망가려고 했던 것 같다. 딸들에게 나는 무서운 아빠였던 것 같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첫째 딸은 현재 캐나다에서 결혼해 출산까지 했다고. 김기현은 “둘째 딸과 아내는 캐나다와 한국을 자주 오고간다. 나는 고정프로그램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 외에도 김기현은 친형과 충북 옥천 생가를 찾았고, 세월이 흘러도 생생한 어머니와의 추억을 곱씹었다. 또한 자신을 성우의 길로 이끌어준 탤런트 서상익과 만나 과거를 떠올렸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살림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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