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출발은 TV조선 ‘미스트롯’이었다. 성인 가요로만 여겨졌던 ‘트로트’가 2,30대 젊은 층에게도 통하며 대중 가요로 성큼 자리잡았다. 그래서일까. 요즘 트로트 가수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트로트’가 어떻게 방송사가 찾는 인기 콘텐츠가 됐는지 살펴봤다.
# ‘놀면 뭐하니-뽕 포유’로 최고 시청률
유재석은 지난 9월 21일부터 MBC ‘놀면 뭐하니’에서 ‘뽕 포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기를 그린 프로젝트. 유재석은 ‘유산슬’이라는 예명을 갖게 됐다. 그는 트로트 전문가들을 만나 곡 작업을 함께 했다. 노래와 안무 연습을 하고, 정식 녹음도 마쳤다.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뽕 포유’가 시작된 날, 최고 시청률 6.6%를 기록했다. 그 이후 트로트 가수 도전기를 담은 가운데 시청률이 떨어졌지만, 지난 9일 방송에서 7.2%로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뽕 포유’가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모습이 그려졌다. 유재석은 ‘사랑의 재개발’을 두 가지 버전으로 불렀고, ‘합정역 5번 출구’도 녹음했다. 또한 유재석은 버스킹을 앞둔 모습을 보였다.
MBC ‘무한도전-가요제’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유재석이 단순히 ‘가수’에 도전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는 지난달 19일과 26일에 거쳐 방송됐다. 그러나 시청률은 예상만큼 높지 않았다. 이는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도전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재석은 워낙 예전부터 ‘압구정 날라리’라고 할 정도로 흥이 넘치고 ‘뽕끼’가 있다. 그런 유재석이 트로트가수로 어떻게 성장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면서 “트로트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타이밍 역시 좋았다”고 짚었다.
# MBC 송가인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 시청률 대박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의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 ‘Again(어게인)’의 녹화 중계가 지난 10일 오후 6시 30분 MBC에서 ‘송가인 콘서트-가인이어라’로 방송됐다. ‘일요일 저녁’이라는 황금시간대 방송이라는 획기적인 편성 전략은 통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송가인 콘서트-가인이어라’는 1,2부 각각 6.8%, 8.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2위의 기록이지만, 원래 본시간대 방송되는 MBC ‘같이 펀딩’이 3~4%대의 시청률을 나타내는 것에 비하면 높은 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가에서는 ‘송가인 모시기’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송가인은 안 나온 예능이 거의 없을 정도.
송가인이 지난 5월 24일 출연한 가운데,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는 4.7%로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또한 송가인은 ‘놀면 뭐하니’, KBS 2TV ‘해피투게더4’ 등 주요 예능에 출연했다.
특히 지난 8월 방송된 송가인의 단독 예능 TV조선 ‘송가인이 간다-뽕 따러 가세’는 지상파 3사 수목 드라마를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송가인의 엄청난 인기가 입증됐다.
# ‘트로트’, 왜 방송가 관심 받을까
왜 이렇게 방송가는 요즘 ‘뽕’의 매력에 빠져있는 것일까. ‘미스트롯’만 해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가 대부분의 반응이다.
‘미스트롯’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오디션의 홍수 속에 ‘하다 하다 트로트까지 나오냐’는 시선이 존재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대박이 터졌다. 참가자들의 사연과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트로트가 결합돼 대중의 마음을 두드렸다. ‘미스트롯’은 지난 2월 28일 5.9%의 시청률로 시작해, 5월 2일 18.1%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됐다.
이제는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가 방송으로 중계되는 시대이니, ‘트로트 전성시대’는 반박할 수 없는 정도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 관계자는 “송가인 씨가 방송에 너무 많이 나와서 지겹다는 반응도 많더라. 그런데 송가인 씨는 ‘내가 직접 뽑은 가수’라는 인식이 강해서 시청자분들이 더욱 애정을 갖고 보게 되는 것 같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미스트롯’ 가수들은 믿고 쓰게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일단 ‘미스트롯’을 보면 트로트가 전 세대에게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로인해 트로트가 요즘 2,30대의 관심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 장년층이 좋아하는 장르다. 아무래도 전국 시청률 집계의 연령층이 높다보니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게 나타난 것 같고, 방송가도 이와 관련된 콘텐츠를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이처럼 과열된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MBC, TV리포트 DB, 포켓돌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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