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배우 박상권, 윤다훈이 중년층의 일상을 공개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 새 파일럿 예능 ‘OPAL이 빛나는 밤’에는 배우 박상원, 전광렬, 윤다훈, 김유석이 등장했다. OPAL(오팔)이란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중년층을 뜻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네 명의 오팔 형님들이 예비 오팔 세대인 김구라, 김종국, 이기광 세 동생들에게 인생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박상원은 연기자 경력 40여 년 만에 사생활을 최초 공개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능숙하게 공유 전동 킥보드를 찾아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이기광은 “제 또래가 타는 건 봤는데 형님이 타시는 건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박상원은 “평소 트라이애슬론, 패러글라이딩, 스키, 승마 등에 취미가 있다”면서 “젊음을 흉내내고 싶다”고 웃었다.
도착한 곳은 방송 최초로 공개하는 박상원의 개인 작업실. 그곳에는 100여대의 카메라부터 피규어, 괘종시계, 대본집 등 그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 했다. 가장 먼저 70~80년 된 옛 라디오를 켠 박상원은 “요즘에는 디지털 시대라 모든 게 청명하고 맑다. 저는 아날로그 감성이 좋다”고 말했다.
60세에 사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딴 그는 새로 산 카메라를 들고 즐거워했다. 박상원은 “사진은 내가 하는,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사진으로 모으는 거다.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면서, 기록을 넘어 서서 삶의 모든 거”라고 표현했다. 아내의 정성 가득한 도시락을 먹던 박상원은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 ‘이 세상 나의 전부’라고 저장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종국은 “아내분이 번거롭겠다”고 예능적으로 이끌어가보려고 했지만 박상원은 “아내가 요리를 너무 좋아하고 잘한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김구라는 “우리가 너무 최수종만 봐왔다”면서 숨겨진 사랑꾼 박상원을 ‘최수종의 대항마’라고 칭했다. 오팔 막내 김유석은 “비현실적 아니냐 말이 되느냐”고 푸념했다.
박상원은 제자에게도 직접 그린 그림으로 이모티콘을 대신했다. 그는 “이 세상에 인구가 77억명이다. 똑같은 거 싫다. 나만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전광렬은 “나는 누구한테 보낼 때 내 짤로 보낸다”며 짤부자의 면모를 뽐냈다.
배우 정유미는 박상원이 손수 그려 보래준 약도를 보고 사무실로 찾아왔다. 박상원은 그동안 모아왔던 대본, 신문 등을 꺼내 놓으며 “이걸 볼 때마다 초심을 찾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절친한 박찬호 선수의 기사도 꼼꼼히 모아둬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보던 전광렬은 “나는 대본 같은 거 다 버린다. 버려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박상원은1988년부터 세계 각국의 여행지에서 자신에게 보낸 엽서를 보내고 있다고. 이에 대해 윤대현 정신과전문의는 “관객으로 나 자신을 볼 수 있어 자아성찰이 된다”고 추천했다. 그는 100년 달력을 사용하며 시간을 꼼꼼하게 사용했다. 정유미는 “내가 나를 되게 아껴주고 챙겨주는 느낌이었다”면서 박상원에게 존경을 표했다. 김구라는 “대본을 모은다고 해서 저장 강박인 줄 알았다. 약간 그 경계에 있는데 멋은 있다”면서 “철학이 있어서 포장 된다”고 솔직히 말했다.
직접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400여명의 지인들에게 보낸다는 박상원은 “지난 해 저에게 관심과 격려와 사랑을 준 지인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우체국을 돌며 약 2000장 가량의 우표를 산 그는 회사 직원들과 포장 작업을 했다. 우표 하나도 감각있게 붙이는 걸 좋아하는 그와 다르게 직원들은 “내년에는 요금별납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대본, 신문 등을 모으고 사진으로 순간을 포착하는 등 기록에 중요한 가치를 둔 박상원은 “기록이란 내 인생의 여백까지도 꼼꼼하게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한편 남양주 펜트하우스에 사는 윤다훈의 일상도 공개됐다. 현재 아내와 둘째는 외국에서 공부 중으로 4년차 기러기 생활 중인 그는 전날 밤 과음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상 후 혈압력을 챙겨 먹고 탈모 방지를 위해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해서 혼잣말을 하는 윤다훈의 모습에 윤대현 정신과전문의는 “혼잣말이 스트레스와 외로움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다훈은 여러 가지 건강보조식품을 먹어 놀라게 했다. 22알 정도 먹는다는 그는 오전에만 혈압약, 마시는 홍삼, 멀티 비타민, 숙취 해소제를 섭취했다. 그는 “앞으로 20~30년 더 연기를 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약을 더 먹을 수 있다면 먹을 거”라고 밝혔다. 이에 박상원은 “약을 먹는 게 소원이다. 지금까지 약을 먹어본 적이 없다”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고, 전광렬은 “나는 약을 적당히 먹는다”고 전했다.
회사로 출근하는 차안에서 윤다훈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챙겼다. 이에 김종국은 “이건 배워야 한다”면서 불을 밝혔고, 이어 이기광, 김구라까지 3PICK을 받았다. 3년 째 주류회사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와인 시음을 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38년한 배우가 천직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류 회사 부회장도 천직”이라며 세컨드잡에 높은 만족도를 드러낸 그는 “술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이 좋아서 즐긴다”고 밝혔다.
퇴근 후 외로움을 느낀 윤다훈은 배우 송창의, 이상우, 이상훈를 초대했다. 이들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함께 출연한 사이로 2010년부터 11년째 이어온 인연. 당시 동성 커플을 연기했던 송창의와 이상우는 “잘 지냈지? 오랜만이야”라며 어색한 모습을 보여 폭소케 했다.
이상우는 ‘펜트하우스’ 열연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아내 김소연 대신 축하를 받았다. “드라마를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거의 다 보는데 가끔 (키스신 때문에) 들어가있으라고 할 때가 있다. 그때 잠시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자 송창의는 “그거 보고 상우는 괜찮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결혼하고 내가 먼저 키스신이 있었다”는 이상우는 “배우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굳이 볼 필요는 없겠더라”면서 술을 땡겼다고 털어놨다. 이에 윤다훈은 “키스신을 하고 있을 때가 주인공을 하고 있을 때다. 나는 키스신 못 한지 몇 십년 된 것 같다”고 한탄했다.
배우 동료들은 비슷한 고민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불안정한 수입 때문에 고민이 많은 이들은 윤다훈의 세컨드잡에 관심을 드러냈다. 또 이상우도 사업에 발 담그고 있다고 밝혔다. 송창의는 과거 윤다훈이 사업을 말렸다고 밝히며 “결혼 하고 애 낳고 혼술을 많이 하게 됐다. 혼자 소주 4병이 들어가더라. 총각 때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아빠가 된 후 더 커진 고민을 털어놨다.
40대인 송창의와 이상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다훈은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 내가 그 나이대에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50대가 되면 다른 게 보이더라”면서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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