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장르는 중요치 않다. 하지원이 출연하는 그 드라마가 바로 멜로드라마였다. 멜로장인의 로맨스는 역시나 달랐다.
14일 방송된 MBC ‘병원선’에서는 은재(하지원)의 진심에 매료되는
곽현이 은재의 수술을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은재는 보호자가 아닌 의사로의 선택을 하라며 그를 설득했다.
그러나 둘 사이의 갈등은 여전했고, 은재가 환자를 설득하고자 수술에 대한 자료를 내밀면 곽현은 분노했다. 그는 “처음 수술한 환자 이름 기억해요? 수술 장면은 사진 찍은 것처럼 선명한데 환자이름, 수술 전에 뭘 힘들어 했는지 이런 건 기억 안 나죠? 그러니 이따위 방법이나 생각하지”라고 일갈했다.
곽현은 또 “좀 들어요. 이 사람이 원하는 게 뭔가. 지금 얼마나 두려운가. 하긴 송 선생님한테 환자는 성공을 위한 도구일 뿐이죠”라고 싸늘하게 덧붙였다.
이에 은재는 “의사는 직업이에요. 그걸로 돈을 받고 성공도 출세도 하죠. 이게 나빠요? 좋아요. 백번 양보해서 난 성공에 찌든 속물이라 출세가 중요하다고 쳐요. 그런데 곽 선생이 하는 짓은 뭐죠? 두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거 아닌가? 그러고도 당신이 의사야?”라며 맞불을 놓았다.
이렇듯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던 두 남녀의 관계는 뜻밖의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곽현이 알츠하이머 곽성(정인기)의 이상행동에 좌절한 가운데 은재가 빗속에서 망연한 그를 위로한 것.
이 자리에서 곽현은 곽성의 상태를 전하며 트라우마의 아픔까지 털어놨다. 전문의 시험 준비 중 당직근무로 피로한 와중에 사라진 곽성을 찾아 다녀야 했고, 그가 병원으로 돌아왔을 때 담당환자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
곽현은 곽성 때문에라도 재찬을 말릴 수 없었다며 “질병은 순식간에 자아를 먹어치워요. 선생님은 자존감을 지키고 싶은 거예요. 마지막까지 존엄하게 마무리 짓고 싶은 거예요. 선생님 말이 맞아요. 어쩌면 나, 의사로서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요”라고 털어놨다.
일찍이 은재가 수술을 고집한 건 더 이상 혜정(차화연) 때와 같은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 그 마음은 곽현에게 전해졌고, 곽현 역시 은재를 따라 환자가 우선인 의사로 거듭났다. ‘병원선’의 러브라인이 본격화 됐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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