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조인성부터 장나라, 양동근, 김정화, 박경림까지. ‘뉴논스톱’ 멤버들이 16년 만에 모였다. 뒤늦게 털어놓은 진심. 박경림은 동료들의 이야기에 결국 눈물까지 쏟았다.
1일 방송된 MBC ‘청춘다큐 다시,스물’에서는 2000년부터 MBC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청춘시트콤 ‘뉴 논스톱’의 주역이 다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인성, 박경림부터 양동근, 장나라, 이민우, 김정화, 정태우가 모였다. 멤버들은 “신기하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 있다”고 다시 만난 것을 기뻐했다. 특히 멤버들은 “알면서”, “양동근 너”, “한턱쏴” 등의 유행어를 선보이며 추억에 잠겼다.
먼저 카메라 앞에 등장한 것은 조인성. 조인성은 ‘뉴논스톱이란’이라는 질문에 “조인성이다. 그 때 그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그냥 조인성이었던 것 같다. 가끔 인터넷, 유튜브에서 장면들을 보면 그때 나를 마주한 느낌이다”고 밝혔다.
‘뉴논스톱’은 열혈 아르바이트생 박경림과 구질구질 양동근이 천적 구도를 형성하며 웃음을 안겼다. 이반장 이민우, 타조알 김영준, 허당이지만 꽃미남인 조인성, 국민여동생 장나라, 푼수 정다빈, 컴퓨터 미인 김정화, 느끼남 정태우까지. 제 역할을 해내며 ‘뉴논스톱’ 완전체를 형성했다.
특히 사랑을 받았던 것은 러브라인. 양동근과 장나라는 백치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양동근이 장나라와 이별하며 군입대를 하는 모습은 39.3%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조인성과 박경림 러브라인도 응원을 받았다. 똑순이 박경림을 향한 꽃미남 조인성의 순애보는 그를 청춘스타 반열에 올려놓기도. 캠퍼스의 낭만과 헛된 희망을 안겨놓은 시트콤이다.
이날 조인성과 박경림은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과거를 회상했다. 조인성은 당시를 떠올리며 “아무것도 몰랐다. 한 회에 20만원 받았다. 고정적으로 돈이 생기면 그거대로 살 수 있다.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온다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조인성은 박경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그때 누나가 정말 잘 됐을 때다. 최고였다”면서 “사람 하나 살렸다”고 말했다. 이 말에 박경림은 “잘 될 사람은 잘 된다. 넌 그때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청춘시트콤 이례적으로 결혼식까지 올렸다. 김민식 PD는 “시트콤은 제작비가 열악하다. 하객을 50명만 불러도 하루 제작비가 날리는 것이다. 팬카페에 글을 올렸다. 시청자들을 하객으로 초대했다. 200명 정도 왔다. 이분들이 하객 차림으로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경림은 당시 상대 배우였던 조인성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젠 한 작품을 이끄는 주연배우로 성장한 조인성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몇 %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조인성이 있는데 ‘뉴논스톱’의 역할에 대해서도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이름 한번 알리기가 어렵다. 보통 캐릭터 이름을 갖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으로 연기를 하면서 나를 알릴 기회는 거의 없다. 그걸 못했으면 저도 오래 걸렸을 것이다. 아주 오래, 힘들게”라고 말했다.
박경림은 조인성에 이어 장나라를 만났다. 장나라는 “당시 가수로 데뷔한 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여러가지 홍보 차원에서도 그렇고 연기도 할 수 있으면 같이 하면 좋겠다고 주위에서 권유도 하고 그래서 오디션을 봤는데 운이 좋아서 같이 하게 됐다. 처음 녹화 때는 정말 어색했다. 사실은 제가 뭘 알고 연기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뉴논스톱’에 대해 “마치 동경했던 학교생활, 친구들이랑 생활하는 것을 해본 느낌이다. 엄청난 대리만족이 있었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뉴논스톱’ 당시 장나라의 인기는 대단했다. 김민식 PD는 “최고였다. 장나라와 러브라인을 하기 위해 출연을 하겠다는 톱스타도 있었다. 그분은 춘연료도 따지지 않았다. 오로지 장나라와 러브라인을 위해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음악프로그램 1위는 물론 가요대상 대상까지 싹쓸이했다. ‘뉴논스톱’이 끝난 후 CF 18편을 촬영했다고. 박경림 역시 당시 장나라 인기에 감탄했다.
그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구리구리 양동근은 세 아이의 아빠가 됐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양동근은 현재에 감사하며 일하고 있다고.
특히 하루 쉬는 날, 박경림과 약속 장소에도 세 아이와 함께했다. 아이들을 위해 약속 장소를 키즈카페로 잡으며 ‘육아대디’의 모습을 보였다.
양동근은 ‘뉴논스톱’ 때를 회상하며 “주어진 대사와 그에 따른 설정을 열심히 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역할, 작품이 오면 분석해서 그냥 열심히. 어렸을 때부터 습관처럼 그랬다. 기계처럼. 대본을 넣으면 그것에 맞게 연기를 하고”라고 말했다.
‘네 멋대로 해라’, ‘바람의 파이터’ 등 승승장구 했던 양동근은 슬럼프 역시 빨리 왔다고. 그는 “연기를 참으면서 했다. 즐기면서 안하고. 병들고 지쳤다. 그래서 ‘내가 왜 해야되지?’ 그게 빨리 왔다. 엄청 심각했다. 죽음의 문턱에, 죽음까지 생각하고 죽음을 끌어들였다.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으니까 내려갈 곳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겉으로는 모든 걸 다 이뤘는데 반대로 속은 굉장히 비어있고 썩어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은 어디로 갈지를 모르는 거다”고 털어놨다. 이 탓에 양동근에게 ‘뉴 논스톱’은 추억이라 여길 것이 없었다고.
장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인기 만큼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장나라는 당시 바쁜 스케줄을 떠올리며 “생명의 위협이 왔다”고 말했다. 박경림 또한 “저러다 쟤 죽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그랬다. 끝이 있어야하는데 끝이 없다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라나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일을 되게 많이 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지만 사람이 잠을 너무 못자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땐 그럴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민우 역시 우울한 기억이 있었다. 그는 “내가 제일 건강하지 못했다. 그때 제작진에게 ‘시청률 답보 상태라 불만이 많다. 그런데 구조조정 상대가 너래’라는 얘기를 들었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지금 이거라면 서운할 수밖에 없다고 그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경림은 “전혀 몰랐다”면서 “나만 즐거웠나. 미안할 정도로 다 힘들었다”고 각성했다.
이어 김정화의 집을 찾은 박경림. 김정화 역시 힘들었던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언니도 그랬고 언니, 오빠들이 다 어떻게 저렇게 행복하게 잘하지? 나는 되게 어렵게 어렵게 이걸 지금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까 이런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이 말에 박경림은 눈물을 쏟았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MBC ‘다시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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