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사건도, 고통도 많았다. 계속 고꾸라졌지만, 소설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에 부활을 이뤄내는 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살아가는 이유다.
지난 20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부활 김태원의 근황이 소개됐다. 산책길이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는 김태원은 한결 밝아진 표정이었다. 그의 곁에는 필리핀에서 한국을 찾은 아내와 아들 우현 군이 있었다.
김태원은 아내에게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된다”는 당부를 새겨들었다. 김태원은 지난 6월 패혈증 쇼크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기 때문. 그 심각성을 알기에 김태원은 “저는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그동안 원 없이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김태원은 2016년에도 패혈증 쇼크를 겪었다. 이후 금주하지 못했던 김태원은 건강이 악화됐고, 결국 생사를 오가는 순간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 탓에 후각이 약해진 김태원은 “음식쓰레기 냄새가 날 때 행복하더라”고 쓴 웃음을 보였다.
김태원에 따르면 다섯 남매 중 가장 걱정되는 자식이었다고. 김태원은 “성격이 폐쇄적이고,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겨서 사람들 앞에서 나서는 걸 싫어했다”면서 아들 우현 군의 자폐증을 비유했다. 진작 아들의 아픔을 느끼지 못했던 김태원은 자책하며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였다.
그러나 김태원의 인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달라졌다. 일렉 기타를 연주하면서 김태원은 행복을 얻었고, 남들 앞에 설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과거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았던 김태원은 “햇볕을 아예 안 좋아했다. 암막 커튼 속에 살았다. 그러나 최근에 아프고 난 뒤 자연스럽게 변화되고 있다”면서 아들 우현 군과 소통을 시작했다고 미소지었다. 김태원은 “우현이가 아버지에게 믿음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아버지라는 걸 각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원은 아내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갖고 있었다. 아내를 “부처”라고 소개한 김태원은 “1985년부터 사고를 많이 쳤다. 나라면 10번은 떠났을 거다”며 앞으로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KBS2 ‘남자의 자격’을 통해 ‘국민 할매’ 별명을 얻어 만족한다는 김태원은 “지리산 노고단에 등반한 적이 있다. 그때는 고통스러웠지만, 방송에 나왔을 때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는 게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김태원 부부는 15년째 반복된 이별을 하고 있다. 아들에게 특별한 환경을 주기 위해 필리핀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 아내는 “화초 물주기, 산책하기”의 미션을 주며 남편 김태원과 인사했다.
김태원은 “우리는 같이 있는 거다. 같은 집에 살면서 서로 사이가 나빠지고 대화 안하는 것보다 낫다. 좀 떨어져서 서로 그리워하는 게 낫다. 우리는 정확히 하나다”며 가족애를 보였다.
가족의 빈자리는 뿌활이 채워주고 있었다. 김태원은 부활의 전국투어를 이끌고 있다. 과거 보컬 박완규가 다시 합류한 부활로 김태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장편소설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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