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허삼부자가 훈훈한 케미를 발산했다.
25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허삼부자 vs 허구부자 특집 ‘아버님이 누구니?’로 꾸며져 농구대통령 허재와 그의 사랑을 받는 홍성흔-김병현, 아들 허웅-허훈이 출연했다.
이날 허재 아들 허웅과 허훈은 아버지의 예능 늦둥이 활약에 대해 “전혀 예상을 못했다. 아버지가 예능, 방송 나가는 걸 싫어했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에 따르면 허재는 집에서 한 마디도 안 할 정도로 말이 없다고.
허재는 과거 바쁜 선수 생활로 가족과 떨어졌던 삶을 회상했다. 당시 어른 허웅은 숙소에 더 많이 머무는 허재에게 “아버지 우리 집에 언제 놀러와?”라고 물었다고. 이에 허재는 “얼마나 떨어져있었으면 큰 아들이 그런 말을 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숙소 가는 길이 짠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의 성장 시절을 지켜보지 못 했지만 애정을 가득했다. 프로 감독 시절 적으로 만난 아들의 활약을 보며 알게 모르게 미소를 지은 것이 카메라에 잡혔다. 허재는 “사실 기분 좋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후에도 미디어데이에 아들을 보며 웃는 모습이 찍혀 폭소케 했다.
허웅과 허운은 감독으로서의 감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허훈은 “국제경기 당시 아버지가 감독이었다. 제가 실수를 2~3번 했는데, 작전 시간 때 저를 앉혀두고 엄청 뭐라고 했다. 마음으로는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허웅은 “나는 운동할 때 맨날 혼났다”면서 “아버지가 감독 시절 저한테 항상 ‘넌 그래서 안 된다’고 했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허재의 화제의 장면도 공개됐다. 과거 국제경기 기자회견장에서 중국 기자가 ‘중국 국가가 나올 때 오성기를 향해 서지 않느냐?’는 이상한 질문을 했고, 허재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불쾌감을 드러낸 후 바로 퇴장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 묻자 허재는 “사실 다시 들어갔었다. 엄청 화가 나서 그 기자를 불렀는데 공안이 끌고나가더라”고 설명했다.
현재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허웅과 허훈. 하지만 허재는 첫째 허웅의 농구를 반대했었다고. 허웅은 “아버지가 농구하지 말라고 했었다. 예전부터 엄청 얘기를 들었다. 결국 엄마를 설득해서 농구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마지막에서야 ‘할 거면 똑바로 하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허웅에게 “스포츠에 2인자는 없다. 무조건 1인자만 있다. 제대로 하라”고 충고했다는 허재는 “운동을 하다가 그만두면 사회에 나왔을 때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다. 공부보다 운동이 우선이니까 1인자가 되려면 하고 아니면 하지 말라고 했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둘째 허훈이 농구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았다. 허재는 “둘째는 운동을 시키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웅이가 유일하게 우리집에서 머리가 좀 좋다”고 이유를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허훈은 “저도 인정한다. 공부보다 농구였다”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
허재는 2014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들 허웅을 선택하지 않아 아내와 이혼 직전까지 갔었다고 털어놨다. 네 번째 지명권을 얻어 아들을 뽑을 상황이었는데 고민 끝에 다른 선수의 이름을 불렀다고. 당시 카메라에 잡힌 아내의 표정을 무서울 정도로 굳어 있었고 허재는 “부르는 순간 장내 분위가 싸해졌다”고 말했다.
또 아들 웅이도 전화를 걸어와 “농구를 그만두겠다”고 했었다고. 허웅은 “지금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데, 그때는 아버지가 뽑지 않을 거라고도 생각했는데도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다른 선수 이름 불렀을 때 서운했다. 인터뷰를 해야하는데 머리가 하얘졌다”고 털어놨다. 허재는 팀 사정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했던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하며 “웅이 엄마는 아들들을 위해 살아왔잖냐. 병 안 던진게 다행이다. 같이 살면서 욕 그렇게 먹기는 처음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허재는 농구계 스타가 된 두 아들을 보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훌륭한 선수가 된 것에 대해 고맙고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이들과 다르게 허훈은 “운동 그만두려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면서 “순간순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단순해서 금방 까먹는다”면서 천생 농구 선수가 될 그릇임을 입증했다.
허웅과 허훈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사이 좋은 형제 사이. 서로 소속된 팀이 대결하는 날이 오면 두 사람은 일주일 전부터 신경전을 벌인다고 전했다. 허웅은 “저희 둘이 포지션이 다른데 감독님이 매치를 붙여주신다. 서로를 잘 아니까 그러는 것 같다. 그래서 시합 일주일 전부터 ‘넌 나한테 안 된다’고 건들인다”고 말했다. 허훈 또한 “그날 맞춰서 컨디션 막 올라오고 ‘넌 내가 바른다’면서 발목 조심해라 경고한다”면서 찐 형제케미를 발산했다.
아들들에게 칭찬을 잘 하지 않는 허재는 “첫째 웅이는 엄마의 기대 이상 잘하고 있다. 아버지가 못 했던 가장의 노릇도 잘하고 있다. 둘째 훈이는 아버지도 못 받은 MVP 받은 거 축하하고, 내가 달성하지 못한 기록도 갈성했다”면서 “앞으로 지금보다 더 잘하길 바란다”고 애정 가득한 말을 건넸다.
“형이 리듬감 키우기 위해 보컬 레슨을 받았다”는 허훈의 폭로에 허웅은 난감한 기색을 내비치며 “레슨 한 번 받았다. 훈이가 방송 욕심을 내는 거”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을 함께 열장하고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댄스를 선보이며 훈훈한 형제애를 드러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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