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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클렌징’ 윤종신X김성은X정일우, ‘일탈-가족-기억’ 사진 정리→추억 여행 [종합]

김은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은정 기자] 휴대폰 속 사진 정리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9일 오후 첫 방송된 MBC ‘폰클렌징’에서는 배우 김성은, 정일우의 휴대전화 속 사진을 정리했다.

이날 MC딘딘은 “이별하면 같이 찍은 사진은 지우는 편”이라면서 “최근 휴대폰에는 3만 6천장의 사진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유인나는 “사진은 9000장, 동영상은 1000개 넘는다. 모니터링 영상 때문에 많다. 뭔가 아쉬워서 지우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본격적으로 의뢰인을 맞이하기 전 MC윤종신의 폰을 들여다봤다. 지난 2019년 11월부터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의 사진첩에는 낯선 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가득했다. 특징은 똑같은 사진이 중복되어 저장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사진첩을 살펴보던 딘딘은 팔에 문신한 사진을 보고 “제대로 늦방황”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에 윤종신은 “엄청 유명한 타투이스트인데 코로나19로 손님이 안 오는거다. 그냥 해달라고 했다”면서 “왼쪽 팔에는 異邦人(이방인)을 한자로, 오른쪽 팔에는 Lyke-Lime-Lao(라익 라임 라오) 아이들 이름을 새겼다”고 밝혔다. 문신 후 아내 전미라는 “안 어울린다”면서 혼냈다고.

4300장에 달하던 윤종신의 사진은 폰클렌징 후 186장 정도로 정리됐다. 사진 속 스토리는 더욱 명확하게 보였고 찾기도 쉬워졌다. 사진으로 과거를 회상하던 윤종신은 음식, 음악, 가족 등의 이야기를 전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친 직후의 텅텅 빈 마트 사진을 보며 “그때부터 외국인이 경계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쓴 나를 다른 눈빛으로 보더라”고 전했다. “나는 이렇게 정리를 못 하겠더라”면서 감탄한 윤종신은 “사진을 보면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첫 번째 의뢰인은 축구선수 정조국의 아내 김성은. 그는 “사진을 잘 지우는 편인데 2년 사용한 스마트폰에 5만장의 사진이 있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첫째 때는 카테고리 별로 구분하고 포토북까지 만들었지만, 7살 터울인 둘째 때는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없다”는 김성은의 말에 윤종신은 “첫째 때는 열심히 잘해주다가 둘째 때는 살짝 지친다”면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폰 사진첩은 가족, 아이들, 남편, 본인 등 8개 카테고리로 정리, 최종 2331장으로 선별됐다. 김성은은 “너무 많이 버린 거 아니냐?”면서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딘딘은 “용량이 너무 커서 파일 옮기기부터 난항이었다”면서 힘든 작업이었음을 전했다. 또 “아이들이 정조국과 너무 닮아 AI가 얼굴을 잡아내지 못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알고보니 엄마 김성은도 가끔 헷갈릴 정도로 어린 시절이 똑닮은 아이들이었다.

사진 속 첫째 태하는 차분하고 진중한 모습이었다. 김성은은 “태하가 없었으면 육아가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정말 동생들을 잘 챙겨준다”면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태하가 까불거리는 모습이 포착되자 김성은은 “왜 저렇게 찍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에 윤종신은 “튀려고 저러는 거다. 이러다가 중학생 되면 안 웃는다. 중2병으로 빠진다”면서 육아 선배의 면모를 보였다. 

전체 가족 사진은 생각보다 적었다. 이에 대해서는 “5명이다보니 누구 한명은 꼭 빠지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둘째 윤하가 태어난 후 태하 의 상실감을 걱정했다는 김성은은 “그런 거 하나도 없었고 동생들을 너무 예뻐했다”면서 기특해했다. 딘딘은 셋째의 설움을 토로했다. “첫째 누나가 저 태어났을 때 ‘쟤 싫다’고 했다더라. 저랑 게임 하면서는 물 떠와라, 뭐 사와라 시켰다”면서 태하의 훌륭함을 극찬했다.

김성은은 “태하가 축구 선수를 꿈꾼다. 나중에 영국 갈 수 있다고 영어 공부에도 열심히”라며 “꿈이 있다는 게 기특하다”고 전했다. 사집첩 속에는 아들 태하랑 손흥민 선수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두 사람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이에 정조국은 “내 아들이 왜 쟤를 닮았냐”면서 귀여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둘째 윤하는 정조국 판박이 비주얼로 활동적 에너지를 뽐냈다. 차범근 감독을 만났는데 “잔발이 좋다고 축구 선수를 시키라”는 말도 들었었다고. 윤하의 매력에 매료된 윤종신은 “어떻게 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셋째 출산 당시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혼자 갔다는 김성은은 “남편이 전지훈련 가서 못 오는 거였는데 태국에서 날아와 다음 날 돌아갔다. 너무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이 외에도 남편, 본인 셀카 등 사진첩이 분리되어 있는 것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남편 정조국에 대해서는 “남이 찍어주는 사진은 어색해한다. 옷을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옷도 안 사지만 데이트 할 때는 차려 입는다. 슈트도 잘 어울린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밖에 있을 때 즐거워 보인다”는 딘딘의 말에 김성은은 “일하러 나올 때는 아이들 생각 하나도 안 한다. 김성은으로 오롯이 존재해야 집으로 돌아갔을 때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 딱 구분을 한다”고 다둥이맘으로 살아가는 철칙을 전했다.

또 김성은은 “내가 임신했을 때 얼굴이 예쁘다. 임신이 체질에 맞는 사람이 있다고 하잖냐. 피부도 좋아졌다. 낳고 나니 피부가 안 좋아졌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영상 또한 인덱스로 찾을 수 있게 했다”는 설명에 김성은은 고마움을 드러냈다.

두 번째 의뢰인은 배우 정일우. 10년 동안 찍은 사진이 7만장에 달하는 수집가였다. 그는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가 생겼을 때 아빠 30년 전 이랬다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핸드폰 속 18개의 폴더는 5개로 줄였다. ‘딘공지능’ 딘딘은 “분석 결과 별걸 다 기록하는 남자”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정일우는 “제가 사고로 부분 기억상실증이 있어서 사진으로 기록해 그때그때를 떠올린다”면서 “예를 들면, 아는 지인을 보면 얼굴은 아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설명했다. 

정일우의 사진첩은 그야말로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였다. 음식부터 풍경, 예술작품 등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음식에 많은 신경을 쓰는 그는 “여행가면 현지 음식을 먹자는 주의다. 또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예쁘게 플레이팅하고 먹는다”고 밝혔다. 애주가이기도 한 그는 “와인 질릴 때까지 사서 마신다”고 말했다. 이에 윤종신은 “좋은 거 많이 먹겠다. 친해져야겠다”면서 급친근함을 드러냈다.

“여행 가면 현지 미술관 방문한다. 그 나라 문화를 알려면 꼭 가야 한다”는 정일우의 말에 윤종신은 공감했다. 그 이후에는 술 한잔을 마신다고. “인물 사진 잘 찍지 않는다. 셀카 정도”라는 정일우의 말에 보며 유인나는 “이렇게 사진 못 찍는 일우 씨의 셀카가 궁금하다”고말해 폭소케 했다.

정일우의 사진첩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담겨있었다. 그 힘든 곳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고. 그는 “드라마 ‘황금 무지개’를 촬영 중이었는데 두통으로 정밀검사를 결과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다. 시한폭탄 같은 병이다.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지면 뇌출혈로 죽는 거다. 언제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 병을 앓고 난 후 우울증이 크게 왔다. 한달 동안 집 밖에도 안 나가다가 어릴 때부터 가고 싶었던 순례길을 가야겠다 생각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이어 “배우라는 게 누군가 불러줘야 하는 직업이잖냐. 거기서 오는 불안감이 많았는데 순례길을 다녀온 후 현실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걷고 난 후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순례길을 걸으며 낯선 사람과 잠을 함께 잤던 그는 “목적이 같아서 금방 친해진다. 걷다보면 또 만나기도 해서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이에 딘딘은 이탈리아 매형과 같던 곳에서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에게까지 둘러싸여 사진 찍게된 해프닝을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정일우와 통하는 것이 많은 윤종신은 “일우 씨가 사진을 미학적으로 찍는 건 아니다. 다큐, 종군기자 스타일”이라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계속되는 셀카 디스와 딘딘의 확대 장난에 정일우는 가볍게 분노했다. 정일우의 사진첩을 보고 윤종신은 “사진 정리이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 탐구”라며 심오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날 것 그대로의 정일우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다. 사진을 잘 안 꾸며서 더 좋다”고 말했다.

정일우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도 펼쳐졌다. 사진첩에는 홍콩에 있던 아버지가 7개월 아기 일우에게 보낸 편지가 담겨있었다. 신생아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의 진중함에 윤종신은 “내가 88학번인데 나에게 보내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이에 정일우는 “어버지가 엄하셨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현직 교수인 어머니는 169cm 키에 세련된 패션 센스를 자랑했다. 그는 “야경군 일지 때 어머니가 한복 문양을 직접 만들어주셨다”고 밝혔다.

정일우의 가족은 모두 손이 컸다. 음식의 양이 보면 깜짝 놀랄 정도 였다. 바비큐는 통으로 장어는 철쇠 한 가득 구웠다. 이에 영향을 받은 정일우는 요리에 재능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아쉬운 건 사진 실력. 딘딘은 “맛있어 보이는데 사진이 아쉽다”고 탄식했다. 또 딘딘은 ‘1박2일’에서 보여준 ‘어머니의 가정 식단’에 대해 “태어나서 연포탕을 집에서 먹어본 적이 없다. 그날 처음 봤다”면서 은근슬쩍 디스했다. 

15년 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일우는 나문희, 이순재 등 원로 배우와의 친분에 대해 “연기에 미숙한 신인 정일우에게 배우의 길을 알려주신 분들”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윤호로 발탁된 그는 “PD님께 뽑으셨냐고 했더니 ‘웃는 게 예뻐서’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팬들이 준 선물도 다 찍어서 기록해둔 정일우는 “민망하다. 방송에서 보여지던 모습이 아니라 날 것의 모습이라 팬들이 다 떨어져나갈까봐..”라고 걱정했다. 이에 윤종신은 “날것과 섬세함이 잘 섞여있는 매력”이라고 극찬했다. 유인나 또한 “무조건 겸손한 것보다 잘했죠? 예쁘죠? 해서 더 편했다”고 즐거워했다.

한편 MBC 신규 예능 사진 정리 서비스 ‘폰클렌징’은 정리하지 못한 채 쌓여있는 휴대폰 속 수만 장의 사진을 의뢰인 맞춤형으로 대신 정리해 주는 버라이어티 토크쇼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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