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소이현이 최명길에게 빨강구두를 선물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빨강 구두’ 마지막회에서는 김젬마(소이현 분)가 10년 만에 재회한 민희경(최명길 분)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날 민희경은 김젬마에게 진실을 밝혔다. 김정국(김규철 분)을 단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고 자신에게는 괴물 같은 인간이었다면서 “아픈 날 구한다고 자기 집에 데려가 무참히 날 짓밟았다”고 그에게 겁탈 당한 일을 밝혔다.
“내 옷을 갈갈이 찢고 비명 지르는 내 입을 틀어막았다. 네가 믿기 싫겠지만, 나한테는 평생 깨지 않는 악몽이었다”는 희경의 말에 젬마는 “억지야. 차라리 이혼을 했으면 되잖냐”고 소리쳤다.
희경은 폭력과 집착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설명하며 “날 유린하고 소중한 순간을 짓밟은 사람 곁에서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사는 고통이 뭔지 모르겠지. 차라리 죽고 싶었다. 그때 내 손을 다시 잡아준 사람이 권혁상(선우재덕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넌 김정국 딸이 아니야. 진호만 김정국 아들이다. 네 아버지는 김정국이 아닌 권혁상”이라고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한 진실까지 전했다. 희경은 “그게 한편으로는 널 미친듯 보고 싶으면서도 잊어야 하는 끔찍한 과거의 잔재물이었다”고 털어놨다.
충격을 받은 젬마는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아니야”라고 부정했고, 희경은 위의 사실이 혁상이 자수한 이유라고 설명하며 “독한 기집애. 그래도 버텨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젬마는 그대로 바닥에 무너져 오열했고, 희경의 연락을 받은 윤기석(박윤재 분)이 젬마를 달랬다.
젬마는 혁상의 면회를 갔다. 혁상은 “내가 희경이를 버리지 않고 배신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마주보게 되지 않았겠지”라며 되돌리지 못할 과거를 후회했다. 젬마는 그런 혁상을 보며 과거 일만 아니었다면 서로 사랑하는 평범한 부녀 사이가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혁상은 끝내 자신의 입으로 젬마가 친딸이라고 밝히지 않았지만 “난 내 증오심에 진 거다. 날 용서해달라”고 용서를 빌었다. 젬마 또한 입 밖으로 ‘아버지’라고 부르지는 못했지만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마음을 전했다.
권주형(황동주 분)은 권수연(최영완 분)의 도움으로 할머니의 일기장을 찾게 됐다. 일기장에는 희경이 첩년 소리를 들으면서도 권주형의 엄마를 잘 보살폈다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죽에 타주던 건 흰가루는 진짜 비타민이었다.
윤기석(박윤재 분)은 젬마에게 “결혼하자”고 청혼했다. 하지만 젬마는 “나 유학가려고 한다. 가서 구두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며 거절했다.
그 시각 희경은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채 폭주했다. 여전히 성공에 목을 매고 “하늘 끝까지 오르겠다”며 한밤 중의 거리를 질주했다. 끝 없는 욕망과 이성적인 판단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던 희경은 결국 사고와 함께 모든 걸 내려놓게 됐다.
10년 후, 유학갔던 젬마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권주형이 로라 회장직에 올랐고, 로라 대표 겸 수석 디자이너에는 권혜빈(정유민 분)이 자리했다. 두 사람은 친남매 같이 티격태격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고로 다리를 못 쓰게 된 희경은 작고 초라한 구두방에서 혼자 지내며 구두를 만들었다. 젬마는 희경을 찾아와 “저 용서하세요”라며 과거 희경이 신었던 것 같은 빨강구두를 선물했다.
“이제 이거 신고 다시 일어나셔야죠”라는 젬마를 보며 희경은 “난 두 번 다시 구두를 신지 않을거야. 그날 밤 내가 신은 빨강구두는 추악한 욕망의 구두였어. 다시 신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희경은 “난 이제야 마음의 평안을 찾았단다. 두 번 다시 구두를 신으면 안 되는 내 죄의 형벌을 받고서”라며 “진아야 이제 그만 가라”고 말했다. 젬마가 다시 오겠다고 하자 희경은 “다신 오지마. 넌 네 길을 가. 절대 과거는 돌아보지 말라”고 말했다.
젬마는 “건강하세요 엄마”라는 짧은 인사와 함께 눈물을 삼키며 가게를 나섰다. 희경은 휠체어를 타고 길가에 나가 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고, 닿지 못할 손을 뻗으며 젬마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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