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세상에 피해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은 없어요.”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에서는 몰래카메라의 피해자가 된 검사 마이듬(정려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전 여자친구들의 영상을 촬영한 후 인터넷에 유포한 김상균. 마이듬은 이 사건을 맡은 후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은 없었다. 오히려 “그런 걸 왜 찍냐. 나는 절대 찍을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 역시 피해자가 됐다. 누구나 범죄를 피할 수 없는 것. 담당 검사에서 한순간 몰카 피해자가 된 마이듬. 그는 “뒤태 죽이던데? 혼자 보기 아깝더라. 형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포를 하겠다”고 말하는 김상균에게 긴장했다.
피해자로 몰카 영상을 공개해야했지만, 마이듬은 이를 꺼렸다.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 마이듬이 피해자가 되고 담당 사건을 맡은 여진욱. 그는 마이듬을 설득했다.
여진욱은 “피해자가 되니까 어떠냐. 인지상정이 되느냐. 세상에 피해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이 없다. 마검사님이 그런 것처럼 다른 분들도 뭘 잘못해서 피해자가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마이듬에게 “선택해라. 가해자에 벌을 줄 것이냐, 아니면 피해자로 평생 도망다닐 것이냐”고 물었다. 결국 그의 말에 마이듬은 영상 공개를 결정했다.
피해자들의 증언, 그리고 마이듬의 증거 영상으로 징역 3년을 받게 된 김상균. 그럼에도 피해자들의 상처는 여전했다. 마이듬은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던 집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는 것을 꺼려했고 겁냈다. 결국 여진욱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서 묵기까지 했다.
‘마녀의 법정’에서 그린 것들. 이것이 모두 현실이다. 불특성 다수를 향한 무분별한 범죄. 꼭 잘못을 해야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1차 피해 후 다시 번지는 2차 피해. 피해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할 상처다. ‘마녀의 법정’은 이런 현실적인 부분들을 사실감 있게 꼬집으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KBS2 ‘마녀의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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