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아무도 알지 못했다. 화제의 시트콤 ‘뉴 논스톱’ 주인공들의 속마음을. 동료 배우 박경림까지 눈물 짓게 한 ‘뉴논스톱’ 배우들의 진심. 화려한 인기 뒤에 가려진 상처가 뒤늦게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안겼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청춘다큐 다시 스물’에서는 2000년 방송됐던 인기 시트콤 ‘뉴논스톱’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조인성부터 장나라, 양동근, 박경림, 이민우, 김정화, 정태우까지.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들이 추억의 ‘뉴논스톱’ 이름 아래 다시 모였다.
‘뉴논스톱’에서 알바왕, 짠순이로 불린 박경림은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을 하나씩 만났다. 먼저 만난 것은 조인성이었다. 두 사람은 당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현재 톱배우로 성장한 조인성은 ‘뉴논스톱’에 대해 “조인성이었다. 그때 그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그냥 조인성이었다. ‘뉴논스톱’ 장면들을 보면 그때 나를 마주한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특히 상대배우 박경림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그때 누나가 정말 잘 됐을 때다. 최고였다. 사람 하나 살린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림은 그런 조인성을 향해 “잘 될 사람은 잘 되는 거다. 그때 넌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뉴논스톱’을 통해 얼굴, 이름을 알린 배우 조인성은 “(지금의 조인성이 있는데 ‘뉴논스톱’은)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이름 한번 알리기 어렵다. 또 보통 캐릭터 이름을 갖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으로 연기를 하면서 나를 알릴 기회는 거의 없다. ‘뉴논스톱’을 못했으면 저도 오래 걸렸을 것이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보여줬다.
이어 박경림은 장나라를 만났다. 장나라는 ‘뉴논스톱’에서 어리바리 여대생을 연기하며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랐다. 그야말로 뜨거운 인기를 누린 것이다.
장나라는 “가수로 데뷔한 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홍보 차원에서도 그렇고 연기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주위 권유에 오디션을 봤는데 운이 좋아서 같이 하게 됐다”고 ‘뉴논스톱’을 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배우와 함께 가수 활동을 병행한 장나라는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수십개의 CF를 촬영하는 가 하면 가요대상의 대상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바빴고 힘들었다.
박경림은 당시 장나라를 떠올리며 “네가 그때 ‘이러다가 저 죽어요’라고 했다. 나도 ‘저러다 쟤 죽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그때 그랬다. 일이 끝이 있어야하는데 끝이 없다고”라고 말했다. 장나라는 “생명의 위협이 왔다”고 당시를 표현했다.
이어 장나라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일을 되게 많이 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지만 사람이 잠을 너무 못자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땐 그럴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장나라와 호흡을 맞춘 양동근 역시 마찬가지였다. 작품을 즐기기 보다는 맡은 역할, 연기를 해내기 바빴다. 기계처럼 연기를 했고 공허함이 커졌다. 그렇기에 ‘뉴논스톱’에 대한 추억은 그리 크지 않다.
양동근은 “주어진 대사와 그에 따른 설정을 열심히 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역할, 작품이 오면 분석해서 그냥 열심히 했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처럼 그랬다. 기계처럼 대본을 넣으면 그것에 맞게 연기를 하고”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를 참으면서 했다. 즐기면서 하지 않고. 병들도 지쳤다. 그래서 ‘내가 왜 해야되지?’라는 게 빨리 왔다. 심각했다. 죽음의 문턱에, 죽음까지 생각하고, 죽음을 끌어들였다”면서 “더이상 올라갈 데가 없으니까 내려갈 곳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겉으로는 모든 걸 이뤘는데 반대로 속은 비어있고 썩어있었다”고 고백했다.
‘뉴논스톱’ 맏형, 큰오빠 이민우 역시 당시를 기쁘게만 기억하진 않았다. 그는 “‘뉴논스톱’이라는 시트콤은 정말 건강했다.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 건강했다. 그런데 나의 결론을 놓고 봣을 때는 내가 제일 건강치 못했던 팀원이었다”면서 “지금 시청률이 답보 상태라 불만이 많아. 그런데 가장 구조조정 대상이 이민우 너래. 이 얘기를 들었다. 내 나름대로 분명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지금 이거라면 나는 좀 서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민우의 고백에 박경림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놀랐다. 이어 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나만 즐거웠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미안할 정도였다. 다들 힘들고 아픔이 있었는데 ‘나만 그걸 몰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경림은 김정화의 집을 찾았다.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을 했고 함께 식사를 했다. 하지만 김정화 역시 의외의 고백을 했다. 그는 “언니도 그랬고 언니, 오빠들이 다 어더헥 저렇게 행복하게 잘하지? 나는 되게 어렵게 어렵게 이걸 지금 하고 있는 건데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라고 고백했다.
김정화의 고백에 박경림은 눈물을 보였다. 박경림은 “‘뉴논스톱’ 하던 중에 그런 생각을 한 것이냐”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슬픔에 잠겼다.
시트콤의 새 역사를 쓴 ‘뉴 논스톱’은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으며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웃음과 행복을 선사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생 시트콤’이라 꼽힐 정도. 그만큼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의 삶은 달랐다. 보는 이들에겐 웃음을 선사했지만 정작 그들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가슴 아픈 상처가 있었다. 추억의 시트콤 ‘뉴논스톱’, 16년 뒤에 꺼내본 그들의 진심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MBC ‘다시 스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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