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안이슬 기자]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홀린 이병헌 감독의 마법은 드라마에서도 통할까. 너무나도 궁금했던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는 체질’이 지난 9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멜로가 체질’이 그리는 서른 살 세 친구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첫 방송을 보지 못한 동료 기자들이 던진 질문에 답해봤다.
Q. ‘1600만 감독’ 이병헌 표 코믹 멜로 안방극장에서도 통할 거 같아?
A. 예, 아니오로 답한다면 ‘예’다. 이른바 ‘단짠’의 밸런스가 예사롭지 않다. 1회에서는 임진주(천우희 분), 이은정(전여빈 분), 황한주(한지은 분)의 과거를 담아냈다. 분명 코믹하고 속도감있게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이들의 아픔이 훅 치고 들어왔다. 웃기고, 울리고 다 하겠다는 이병헌 감독의 의도가 1회부터 명확하게 느껴진다.
이병헌 감독이 예고했던대로 대사량이 엄청나다. 자세히 들어야 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대사를 귀기울여 듣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라면 어느 순간 시청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Q. 안재홍에게도 설렐 수 있어?
A. tvN ‘응답하라 1988’ 속 순박했던 정봉이는 잊어라. 안재홍이 ‘멜로가 체질’에서 맡은 손범수 역은 한마디로 ‘재수없다’. 외모에서 풍기는 멋짐 보다 ‘성공한 PD인 나의 멋짐을 보아라’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캐릭터이기 때문. 여느 드라마처럼 왕자같은 모습으로 시청자의 마음 사로잡는 캐릭터가 아니다.
임진주와 손범수의 본격적인 멜로가 그려질 때까지는 ‘설렘’에 대한 걱정을 넣어둬도 좋다. 시작부터 으르렁거리는 상황이라 한동안 설렐만 할 상황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Q. 영화계 믿고 보는 배우 천우희, 드라마에선 어땠어?
A. 역시 천우희다. 황당한 대사와 상황을 뻔뻔하게 잘 살렸다. 다소 연극적인 대사와 상황들이 섞여있는 이병헌 감독의 연출을 이렇게 매끄럽게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몇 명이나 될까. ‘곡성’, ‘한공주’의 천우희만 기억하는 대중은 ‘멜로가 체질’을 통해 새로운 그의 얼굴을 만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Q. 2회, 봐야할까?
A. 그렇다. 세 주인공의 전사를 쭉 늘어놓은 1화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이런 아픔을 가진 세 사람의 다음 이야기가 절로 궁금해지기도 했다.
천우희가 믿고 보는 배우라면 전여빈과 한지은은 신선한 얼굴이다. 연기 톤이 각각 다른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조합이 꽤 매력적이다. 세 주인공과 엮일 새로운 인물들도 기대해보겠다.
안이슬 기자 drunken07@tvreport.co.kr / 사진=JTBC ‘멜로가 체질’ 포스터,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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