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어느덧 방영 3년째 접어든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 그동안 수많은 경쟁 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방영했음에도 ‘동상이몽2’는 굳건하게 월요일 밤 예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상이몽2’ 연출을 맡은 김동욱, 김명하 PD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진심을 다해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시청자들도 분명히 봐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잠시 주춤했을 때도 지켜야할 선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상이몽2’는 타 방송 관찰 예능과는 다르게 연예인 부부들의 이야기를 자극적인 연출없이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일반 부부들이 고민할 법한 내용들을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김동욱 PD는 “어려운 결정을 하고 출연하는 부부들인 만큼, 사소한 자막이나 삽입음악까지 매번 신경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최근 TV리포트는 ‘동상이몽2’ 두 PD를 목동 SBS홀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를 증명하듯 사소한 TMI(Too Much Information)까지 공개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들이 밝힌 ‘동상이몽2’의 뒷이야기를 담아봤다.
■ 다음은 김동욱, 김명하 PD와 일문일답
Q. 수많은 부부들이 ‘동상이몽2’를 출연해왔는데, 제작진만의 섭외 기준이 있다면?
김동욱 PD : 부부 이야기가 한정되어 있겠지만 일상 속 이들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중점적으로 본다. 현재 고정 출연 중인 세 부부도 자세히 보면 다 다르다.
Q. 부부 중 한 명이 비연예인일 경우, 섭외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김동욱 PD : 연예인 반려자가 설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에 저희가 직접 찾아가 기획의도부터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꾸준히 만남을 가지면서 신뢰관계를 쌓아가면서 출연승낙을 받는다.
Q. 이윤지-정한울, 그리고 진태현-박시은 부부의 섭외과정을 들려달라.
김동욱 PD : 이윤지가 스페셜 MC로 출연했을 때 조심스레 제안했다. 다른 연예인 부부들과 달리 배우 아내와 의사 남편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고, 딸 라니가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어 이들은 어떤 삶을 살까 한 번 조명하고 싶었다.
진태현, 박시은 부부는 오래 전부터 섭외하고 싶었으나, 딸 입양 소식이 화제가 되면서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다. 해당 이슈를 이용해서 섭외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까봐였고, 두 분에게도 피해가 갈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론이 잠잠해진 뒤에 출연 이야기를 나눴다.
Q. 강남 이상화 부부는 김명하 PD 때문에 출연했다고 들었는데. (웃음)
김동욱 PD : 맞다. 김명하 PD를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출연했다. 그래서 강남, 이상화 부부에 관련된 모든 것은 김명하 PD가 전담이다. (웃음)
김명하 PD : 두 사람과는 과거 ‘정글의 법칙’으로 동고동락한 사이다. 모두 비슷한 나이또래여서 촬영 끝나고도 자주 만났다.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가질 때부터 ‘최측근’이었다. (웃음)
오랫동안 지켜본 입장에서 두 사람이 보기 좋아 방송 출연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열애사실 공개부터 결혼하기까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고, 이상화가 은퇴직전이었기에 조심스럽기도 했다. 지난해 연예대상 때 강남이 수상소감 도중 제 이름을 언급해줘서 매우 기뻤다.
Q. 지난달 김구라가 여자친구가 있다고 발표했다. 열애사실 공개 후 달라진 점이 있었는지?
김동욱 PD : (김구라 선배는) 절대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정하는데, 냉철하게 잘못된 점을 짚었던 예전보다 표정이 많이 온화해졌다. 이게 바로 연애효과인가 싶다. (웃음)
김명하 PD : 예전에는 한 마디 할 것 같은 VCR 장면이 등장했음에도, 지적보다는 공감해주는 등 많이 부드러워지셨다.
Q. 시즌제로 운영하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쉬지 않고 꾸준히 달려왔다. 지금까지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김동욱 PD : 100회 직전이 가장 힘들었다. 30회부터 너무 숨차게 달려왔기 때문인지 뿌듯함보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다가왔다. 그래서 지쳤었다.
100회 특집을 하면서 이를 극복했다. 과거 출연했던 부부들을 만났을 때, (그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를 원동력 삼아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김명하 PD의 합류도 큰 힘이 됐다. 덕분에 제 수명이 연장됐다. (웃음)
김명하 PD : 저는 100회 이후 합류했기에 아직까지 힘든 점은 없다. 대신,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출연하는 부부들의 어떤 일상을 보여줘야 할지 항상 고민한다. 모두 저마다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시청자들에게 와닿아야 하고 좋아해주는 부분이 무엇이 있을까 항상 찾아본다.
Q. 김명하 PD가 합류하면서 힘이 됐다고 하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김동욱 PD : 김명하 PD는 올해 결혼 6년차인데, 그가 합류하면서 새로운 아이템이나 시각이 풍부해졌다. 저는 결혼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감정도 김명하 PD는 쉽게 공감한다. 예를 들어, 100회 특집 때 추자현의 결혼식 프러포즈를 보고 단순 이벤트로만 여겼는데, 김명하 PD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김명하 PD : 기혼자 입장에서 추자현이 꺼내는 말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걸 잘 알기 때문에 눈물이 쏟아졌다. (웃음)
김동욱 PD : 추가로 덧붙이자면, 메인 작가의 자녀분이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이다. 그리고 또 다른 작가의 자녀는 4~5살이다. 그래서 이들의 의견까지 반영해 다양한 시각으로 담으려고 한다.
Q. 두 PD가 개인적으로 꼽는 ‘동상이몽2’ 명장면은?
김동욱 PD : 아무래도 제가 연출을 맡고 처음 합류한 소이현, 인교진 부부의 굿바이 인사였다. ‘동상이몽2’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준 부부였고, 모든 걸 다 공개해줘서 매우 고마웠다. 그래서 보내줘야 할 때 저는 오열했다. 두 분 다 잘되고 있어서 매우 기쁘다.
김명하 PD : 앞서 언급했던 추자현, 우효광 부부의 결혼식이다. 시청자 입장으로 가장 많이 애정을 쏟았던 부부가 오랜만에 돌아와 아들 앞에서 결혼하는 데 너무 감동이었다. 잊혀지지 않는다.
Q. 다가오는 7월에 3주년을 맞이한다.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지?
김동욱 PD : 고민이 많다.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드릴까 계속 논의 중이다. 예전에 출연했던 부부들이 나올 수 있고, 새 인물들이 나올 수도 있다. 여러 방면에서 구성하고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다.
Q.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김동욱 PD : 관찰 프로그램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동상이몽2’만이 가진 색깔을 앞으로도 잘 보여주고 싶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하게 풀어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후배 PD들이 이어받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김명하 PD : 저도 똑같은 생각이다. ‘동상이몽2’를 봤을 때, 시청자들에게 ‘한결같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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