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이문세와 이소라가 ‘스케치북’ 500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17일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500회를 맞아 더욱 특별하게 진행됐다. ‘이문세쇼’ 이문세, ‘이소라의 프로포즈’ 이소라, ‘윤도현의 러브레터’ 윤도현까지 KBS 심야 음악 토크쇼 역대 MC들이 총출동해 ‘The MC’ 특집을 선보였다.
이날 첫 무대는 ‘스케치북’의 주인 유희열이 올랐다. ‘우리’를 열창한 그는 “벌써 500번째 무대다. 우리 가사처럼 노래를 만드는 일을 하다가 첫 TV방송이 ‘스케치북'”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첫 녹화 후 소감을 말한 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11년이 흘렀다”는 그는 심야 음악 방송 계보의 28년을 강조하며 의미 깊은 방송 시작을 알렸다.
다음 무대는 이문세가 올랐다. 영원한 별밤지기로 일컬어지는 이문세는 ‘애수’로 무대를 장악했다. 노래가 끝난 후 유희열은 “너무 좋았다”고 했지만 이문세는 “흥분해서 노래를 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유희열은 “골반이 너무 현란했다”면서 환상적 무대를 표현했다.
약 1년간 ‘이문세쇼’를 진행했던 MC 이문세는 “기간으로 따지면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그때 분위기 무대 관객함성은 그대로인 것 같다. 진행자는 바뀌지만 전통과 교감은 변함 없는 것 같다”면서 “이 무대의 독특한 향수와 분위기를 기다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전원생활 중이라는 이문세는 ‘봉평아저씨’라는 애칭에 대해 “텃밭을 가꾸고 아날로그 생활을 실천하는 곳이 봉평이다. 평범한 삶은 ‘봉평아저씨’가 맞다”면서 “그곳에서는 평범한 농부다. 뭐 작은 하나 받은 것 없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앞서 심야 음악 방송을 이끈 MC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을 “숙원사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500회에 한걸음에 달려와 준 뮤지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이문세는 “유희열 씨한테 감사하다. 명백을 잘 유지해주셨다. 음악 토크쇼로 11년은 기록일 거”라며 극찬했다.
이문세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이문세쇼’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된다. 내가 하자고 한게 아니다. 다음으로 후배 이소라 씨한테 배턴을 넘겼더니 다시 녹화로 진행되더라”며 “할 얘기 정말 많은데, 그때 왜 생방송으로 한거냐”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으로 이소라가 무대에 올랐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MC였던 이소라는 “특별한 무대, 따뜻한 공기가 있구나 다시 생각했다”면서 되돌아온 무대에 그리움을 표했다.
근황을 묻자 이소라는 “지금 강아지가 아프다. 지금은 두 마리 남아있는데, 한 아이가 너무 아프다. 그래서 엄마랑 저랑 새벽까지 지킨다. 수술을 해서 항상 기저귀를 차고 있다. 아기 같다. 그 아이를 지키는 게 제 일상”이라면서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내가 사람들에게 화내던 것도 떠올렸다”고 고백했다.
이소라의 강아지 이름은 짝짝이다. 이에 이문세는 자신의 노래 ‘짝짝이 신발’을 떠올렸다. 더욱 특별한 건 이 노래는 유희열이 만든 것. ‘짝짝이’ 단어로 세 사람은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유희열은 “‘프로포즈’ 방송 당시는 일상과 감성이 넘쳐 흐르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이에 이문세는 “우리는 전문 MC가 아닌 뮤지션이다. 매끄럽고 기가막힌 화술로 장악하던 게 아니다. 시청자가 우리에게 기대한 건 음악적 소통을 하는 중간에 뮤지션에 있다는 거다. 이런 프로그램이 30년이 되었다는 게 자축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스케치북’ 500회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새겼다.
두 뮤지션은 이문세X이소라 특별 듀엣 무대를 꾸몄다. “거의 한 적이 없다”는 두 사람의 듀엣 무대를 앞두고 이문세는 한번 발동걸린 입담을 멈추지 못했다. 이문세는 “진지해지자”고 했지만 이소라는 계속 말을 하는 이문세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두 사람은 10년 만에 다시 불러보는 ‘슬픈 사랑의 노래’로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켰다.
다시 돌아온 토크시간, 이문세는 “유희열이 대단하다. 폭발적 메가톤급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기복없이 어느 덧 11년이 흘렀다.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 유희열은 “오늘 모이는 MC들 데뷔 연차 합이 125년”이라고 말해 놀라게 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