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요트원정대에 평화가 찾아왔다.
28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에서는 회항 결심 후 잔잔한 바다와 마주한 진구-최시원-장기하-송호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높은 파도와 쏟아지는 비에 요트원정대는 회항을 결심했다. 아침이 밝자 날씨는 거짓말처럼 좋아졌고, 파도 또한 아기 요람처럼 잔잔해졌다. 이에 김승진 선장은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김 선장은 “그들에게 보여줄 걸 못 보여준 게 아쉬웠다. 하지만 저만의 항해가 아닌 우리들의 항해였다. 원래 목적지를 바꾸었으니 새로운 걸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진 속도도 느껴지지 않는 바다에 최시원, 장기하는 물론 평소 잠을 설치던 진구까지 오랜만에 꿀잠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잔잔한 바다를 즐기기 위해 최시원은 요트 산보를 나섰다. 최시원은 “어제는 진짜 무섭더니 오늘은 잠잠하다. 평소 때보다 잠잠한 하루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장기하도 룸메 최시원의 산보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함께 비주얼을 확인한 뒤 “거지 비주얼”이라며 경악했다. 최시원은 “시청자들이 보기 싫다고 돌리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지만, 장기하는 “(얼굴) 신경 쓸 수가 없다. 기울어지지 않고 서 있기도 힘들다”고 현실적으로 이야기했다.
최시원은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하며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 항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장기하는 “우리도 오늘은 여유가 있다”면서 어제를 떠올렸다. “놀이동산 바이킹을 24시간 타는 느낌”이었다는 최시원의 증언에 장기하는 “바이킹은 규칙이라도 있는데 불규칙하고 갑자기 패대기를 치니까”라며 혀를 내둘렀다. 장기하는 당장은 편하지만 느린 요트 속도에 걱정을 표했다.
점심 식사 당번 송호준은 오리지날 레시피로 만든 똠양꿍 라면으로 선원들의 속을 기쁘게 했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김 선장은 “빅 뉴스가 있다. 호준이가 요트 면허를 따겠다고 하더라”고 밝혀 놀라게 했다. 실제로 송호준은 항해를 마친 뒤 통영에 가 시험에 응시했고 면허를 취득했다.
송호준은 “섭외 전부터 요트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선장님이 가신다고하니 꼭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비행기보다 안전한다고 생각되더라”고 말했다. 이에 김 선장은 “요트는 자신의 능력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서 “탈 것 중에 가장 안전하다”고 자신했다. 최시원은 “어제 심한 기울기에도 배가 안 넘어가는 게 신기했다”고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다를 보며 음악 이야기를 나누던 최시원은 이적의 ‘달팽이’를 언급했다. 그러자 장기하는 “중학교 때 그 노래를 그렇게 듣고 부르다가 결국 바다에 왔다”면서 최시원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후 장기하는 “달팽이는 육지에 있을 때나 부르는 노래다. 바다에서 불렀으면 ‘육지로 갈래’가 되었을 것”이라며 경험을 통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시원도 “달팽이도 바다에 왔으면 멀미지옥에 빠졌을 거”라며 공감해 폭소케했다.
죽이 잘 맞는 두 사람은 2기 대원으로 ‘달팽이’ 주인공 이적과 요트 내 성대모사로 화제가 된 배우 이경영을 추천하기도 했다. 요트원정대는 우연히 돌고래를 만났다. 짙푸른 물결 위로 모습을 드러낸 돌고래는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로, 바다 위 장관을 연출했다. 배 주위를 둘러싼 돌고래의 모습에 대원들은 “우와 대박” 연신 탄성을 지르며 어린아이들처럼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특히 최시원은 휘파람을 불며 돌고래와의 교감을 시도하는 해맑음을 보였다.
돌고래가 떠나간 후 장기하는 “캐나다에서 한두시간 배타고 나가는 돌고래 시잉을 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없었다”며 색다른 경험에 즐거워했다. 송호준은 “우리에게 와준 것이니까”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다시 비가 왔지만 대원들은 “저번과는 다른 느낌”이라며 한층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대원들은 떨어지는 빗물에 기뻐했다. 끈적거리지 않는 물로 씻고 빨래할 수 있기 때문. 천장에 고여있던 빗물이 쏟아지자 진구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 세수를 하며 “아휴 고맙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최시원이 샤워하려 했지만 강풍으로 수돗물이 단수된 상황. 할 수 없이 바닷물로 우선 씻은 최시원은 샤워장인 진구의 조언에 따라 인생 최초 빗물로 몸을 헹구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저녁 식사 시간, “입 안이 까졌다”는 진구의 말에 김승진 선장은 상남자도 울리는 공포의 약 알보*를 가지고 왔다. 장기하와 송호준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구는 겁에 질린 모습으로 약을 바르며 눈물을 흘렸다. 따가움을 잘 참아낸 진구는 입술 놓는 걸 두려워하면서도 씩씩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항해 내내 멀미와 싸운 팀닥터 임수빈은 “모험은 DNA에 흐르는 거라 생각한다. 타고난 거”라고 표현했다. 대원들은 워칭 순서를 정하기 위해 ‘라이어를 찾아라’ 게임을 진행했다. ‘멀미’가 주제어인 가운데 임수빈이 3표를 받아 라이어로 지목됐다. 이에 임 닥터는 “지목받은 거에 대해 화가 난다”고 변론했지만 결국 라이어로 밝혀져 즐거움을 선사했다.
낚시 마니아 송호준이 낚시를 위해 가장 나중으로 워칭 순서를 정한 가운데 김 선장 낚시대가 심상치 않았다. 줄이 다 풀려 무언가 잡혔다는 희망이 보였던 것. 줄 길이만 1000m 라는 소리에 장기하는 깜짝 놀랐다. 김 선장은 “큰 걸 잡으려고 1km 걸어놨다. 원래 뭐가 잡히면 알람이 울리는데, 대화하는 사이에 알람도 안 걸린 채로 있어서 줄이 다 풀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들은 힘을 모아 1000m 낚시줄 감기를 시작했다. 진구는 “릴이 무겁다”면서 다같이 해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릴을 감게 되자 진구는 “왜 이렇게 긴 걸 가지고 오셨냐. 적당한 걸로 하시라”며 투덜거렸다. 어느새 어둠이 찾아온 바다를 뚫고 나타난 낚시줄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큰 고기가 루어를 물었던 흔적만 남아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장기하는 “고생이라고 기억하지는 않는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재미있었다”고 추억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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