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환불원정대가 보란 듯이 해냈다.
10일 오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환불원정대’ 멤버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실비(화사)가 첫 활동곡 ‘DON’T TOUCH ME’(돈 터치 미)를 녹음했다.
이날 지섭(김종민)은 신박기획의 대표 지미 유(유재석)의 지시에 따라 제주도에서 올라온 이효리를 마중나갔다. 이효리는 촬영날 생일을 맞은 김종민에게 무심하게 생일 선물을 건넸다. “아직 천옥이 아니니까 무서워하지 말라”는 이효리의 말에 “눈화장 안하니까 착해보인다”며 너털 웃음을 짓던 김종민은 출발 전부터 산만한 모습을 보여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공항 출구 정산소에서 김종민은 당당하게 “돈이없다”고 말해 황당하게 했다. 이효리는 직접 돈을 내며 “왜 매니저가 돈도 안가지고 다니냐”고 핀잔을 줬다. 비행기 타는 걸 무서워하는 김종민에게 효리는 “죽는 게 무섭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김종민은 “맛있는 걸 못 먹게 되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해 폭소케했다. 이효리는 “결혼하기 전에는 비행기가 하나도 안 무서웠는데, 결혼 후에는 내가 죽으면 남편이 혼자 남으니까 무섭더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평소 이효리를 무서워했던 김종민은 고마웠던 일화를 떠올렸다. 김종민은 “2004년 호주에서 공연 리허설을 마치고 회식을 할 때 네가 잘 챙겨줘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그때 너가 불편해보였다. 어색해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강자랑은 잘 싸우고 약자를 잘 챙기는 것 같다”는 종민의 말에 이효리는 “방송국, 광고주 등을 마주하면 우선 마음의 벽이 생긴다 ‘지지 말아야겠다’는”이라고 말했다. “왜 자꾸 이기려고 하느냐”는 근본적 질문에 이효리는 “모르겠다. 이기고 싶은 마음 안 생기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종민은 “이길 것 같은 생각이 안 든다. 지는 습관이들었다”고 답했다.
조금씩 마음의 거리를 좁힌 동갑내기 두 사람은 어릴 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효리는 어린 시절 어려웠던 가정과 4남매로 가만히 있으면 돌아오지 않았던 환경에 대해 말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때부터 서빙, 신문돌리기 등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던 이야기부터 강남역에서 놀았던 과거도 공유했다. 이효리는 “캐스팅도 강남역에서 당했다”고 밝혔다. 김종민은 이효리와 강타, 신혜성, 이수영 등이 속해있던 ’79클럽’을 언급하며 “부러웠다”고 고백해 이효리를 웃게했다.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이효리는 김종민을 “스승님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고 맞서기보다 별것 아닌양 툭툭 털어내는 자신과 다른 모습의 종민을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 것. 김종민은 “신지에게 누가 욕을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오히려 신지를 말려야 했다”며 웃었다. 지나가다가 누가 뒤통수를 때리면 “화나도 그냥 간다”는 김종민은 “더 맞을까봐”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기 싫은 걸 PD가 강요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에 김종민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어떻게 사느냐”며 현실적으로 판단해 이효리를 놀라게 했다.
유재석은 오랜만에 녹음을 하는 엄정화를 위해 자신의 약 20년 된 지인이자 보컬 코치 노영주를 소개했다. 엄정화는 목 상태에 대해 “수술 후 왼쪽 신경이 마비됐다. 공기가 계속 새니까 정신병 걸릴 것 같더라.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복받치는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다. 엄정화는 “노래를 못하게 되니까 더 노래를 하고 싶은 상태가 되더라”며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왔던 두려움을 꺼내놨다.
연습을 하면서도 엄정화는 “저 곡 음역대가…” “톤 듣기 싫죠?” 등 걱정하는 마음을 먼저 내비쳤다. 연습 중 갑자기 눈물을 터뜨린 엄정화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 목소리가 안나오는 것에만 집중해서 못 한다고만 생각한 것 같다”며 만감이 교차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엄정화는 노 코치의 따뜻한 리드로 자신감을 얻어 연습에 집중했다.
멤버들보다 먼저 녹음실에 도착한 유재석은 이번 작업에 참여한 걸그룹 히트곡 제조기 블랙아이드필승(최규성, 라도), 전군과 만나 가이드 버전을 들어보고 만족했다. 녹음하러 온 이효리는 유재석이 엄정화를 위해 사비로 10회 보컬 레슨을 끊어준 사실을 알고 “나도 경락마사지 10회 끊어달라”고 질투했다.
가장 먼저 녹음부스로 들어간 이효리는 라도의 세심한 디렉에 따라 금방 감을 잡았다. 하지만 고음 파트에서 주변의 호응과는 달리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다. 효리의 녹음을 보며 엄정화는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엄정화가 오랜만에 녹음실에 들어가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건강은 되찾았으나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는 엄정화는 조금 높은 음에 도달하면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다. 엄정화는 “안 되는구나 이 목소리”라며 답답해했다.
주변 사람들이 응원을 이어가는 가운데 엄정화는 “나 자신있게 들어왔는데…”라며 “음은 안 높은데 목소리가 안 나온다.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대인데”라고 말했다. 그 모습에 유재석은 엄정화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컬코치를 불렀다. 노 코치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엄정화는 안도하면서도 “식은 땀이 쫙 난다”면서 심적으로 큰 부담감을 나타냈다. 유재석은 “누나 너무 부담갖지 말아라. 위축이 되어서 그런 거다. 못하는 게 아니”라며 응원했다.
엄정화는 “자신있게 들어갔는데 똑같은 증상이 나오니까”라며 눈물을 훔쳤다. 걱정된 이효리는 엄정화의 상태를 확인한 후 “녹음실 압박이 있다. 내 목소리를 세세하게 듣게 된다”고 이해했다. 별실에서 노 코치의 지도를 받는 동안 유재석은 문 밖에서 기다리며 엄정화의 목소리를 체크했다. 그리고는 “되네”라며 안도했다. 다시 녹음실로 돌아온 엄정화는 금방 달라진 목소리로 노래를 했고 스스로도 미소를 지었다. 이효리는 엄정화에게 엄지를 치켜세운뒤 “진짜로 가사같이 보란 듯 보여줘버렸다”고 기뻐했다.
엄정화는 옛 감각을 찾아가며 라도의 욕심을 자극했다. 주문대로 척척 해내는 엄정화를 보며 라도는 디테일한 디렉으로 완벽한 노래를 완성했다. 목이 풀리며 ‘디바의 귀환’을 알린 엄정화는 “유재석 덕분에 녹음을 한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동안 노 코치에게 즉석 수업을 받게 된 이효리는 고음 조언을 받았다. 평소 낮게 말하는 이효리의 말습관이 고음을 어색하게 느끼게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약간 높은 음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이효리는 “상냥하게는 말하기 싫은데”라면서도 노 코치를 향한 무한신뢰로 고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앞선 녹음보다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이효리는 한층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녹음에 임해 모두를 매료했다.
엄정화, 이효리의 녹음을 보며 계속 노래를 중얼거리던 유재석은 “내가 여기서 이럴 게 아닌데, 나도 노래를 해야하는 데”라고 해 라도를 놀라게 했다. “또 하느냐?”는 질문에 유재석은 “농담”이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화사와 제시를 위해 늦게까지 기다렸다. 라도는 “형이 이 시간까지 있을 줄 몰랐다”면서도 “제작자 분들이 끝까지 계실 때 노래가 잘 되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화사의 녹음이 시작되자 라도는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녹음하는 동안 짜장면이 도착하자 녹음실 밖은 분주해졌고, 화사는 스스로 녹음하고 디렉팅까지 하는 상황이됐다. 밖에서는 “화사 씨가 다 아니까 알아서 하시면 될 것 같다”며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황당하게 웃으면서도 화사는 척척 녹음을 진행했고, 밖에서는 짜장면 파티에 몰두했다. 마지막으로 화사는 명품 보컬의 애드리브를 선보이며 짧은 시간에 녹음을 마쳤다. 유재석은 “화사가 와서 우리가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대단하다”고 극찬했다.
마지막 주자 제시는 한 소절마다 달라지는 기분으로 라도의 정신을 쏙 빼놨다. 자기 생각이 확실한 제시의 주장에 라도는 “너 때문에 헷갈린다”면서도 제시의 의견에 따랐고, 상상 이상의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와 “오 마이 갓”을 연발하게 했다. 아쉬울 것 없이 완벽한 실력을 보인 제시는 너무 빨리 끝난 녹음에 “오빠가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냐. 나 가기 싫은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 마지막에는 환불원정대의 첫 활동곡 ‘돈 터치 미’가 공개됐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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