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이순재가 6·25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상황에도 꾸준한 공부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며 격정의 시대와 함께한 어린 시절을 전했다.
30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선 이순재가 의뢰인으로 출연해 인생사를 공개했다.
이순재는 데뷔 65년차의 베테랑 배우. 이날 이순재의 과거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김원희는 “골격이 섹시하다. 선생님 다시 보인다”면서 놀라워했다.
함경북도 출신의 이순재는 4살의 어린 나이에 조부모를 따라 서울에 정착했다며 “그땐 너무 추워서 겨울이면 우물가에 얼음이 맺혔다. 난방시설도 제대로 없어서 할아버지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잠을 주무셨다. 그 정도로 추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부모님은 그때도 연변에 계셨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을 뵈러 간 적이 있는데 다시 조부모 댁으로 왔다. 할머니가 내게 그렇게 잘해주셨다”며 거듭 어린 시절을 소개했다.
1935년생으로 고교시절 6.25를 겪은 그는 “그날 딱 수영복을 사러 갔었다. 들뜬 마음으로 백화점을 나오는데 갑자기 국군들이 나타나더니 외출한 장병들에게 빨리 복귀하라고 아우성을 치더라”면서 “그 다음 날에도 등교했는데 비행기 두 대가 떴다. 그렇게 27일에 이르러 피난길에 올랐다”며 전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여름 피난과 달리 겨울 피난은 정말 힘들어서 그때 유아를 방기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 이순재의 설명.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출신의 엘리트. 피난 중에도 공부를 놓지 않았다는 그는 “건방지게 제일 경쟁률이 높았던 문리대 정치학과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결국 다시 도전해서 철학과에 합격했다. 대학을 참 열심히 다녔다”며 입학 비화도 덧붙였다.
이날 이순재가 찾고자 한 인연은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옛 동기. 이순재는 “특이한 친구였다. 외적인 조건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한 친구였다”면서 “졸업 후 행적을 모른다. 단 한 번도 연락을 못했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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