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축구 캐스터 송재익이 어록으로 남은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다’는 멘트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송 캐스터는 “일본의 자존심을 건들고자 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3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선 송재익 캐스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송 캐스터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와 함께한 전설. 지난 1970년 MBC공채 아나운서로 데뷔한 그는 무려 51년간 캐스터로 활동했다.
86멕시코 월드컵에서 06독일 월드컵까지 월드컵 중계로도 명성을 떨친 그는 “월드컵 중계 현장에 가면 세계에서 목소리 큰 사람은 다 모여 있다”라 밝히는 것으로 큰 웃음을 자아냈다.
송 캐스터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어록 퍼레이드. 그 중에서도 한일전에서 작렬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는 일본 스포츠지에서도 다뤄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송 캐스터는 “오늘 방송국 오면서도 또 후지산한테 미안하겠다 싶었다”면서 “98프랑스 월드컵 출전권이 달린 예선전이었다. 한일전이니 조금 예민했다. 그런데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만회골로 동점이 된 상황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민성 선수가 원래 골게터가 아니고 미드필더인데 역전골을 터뜨린 거다. 일본 관중들의 배추밭에 뜨거운 물을 끼얹은 것처럼 주저앉더라. 그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일본인의 자존심을 한 번 건드려보자 싶어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멘트는 일본 스포츠지에 ‘한국 아나운서가 후지산을 무너트렸다’는 제목으로 일본 현지에도 알려졌다고. 더구나 해당 경기는 무려 57%의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송 캐스터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상황에서 ‘두 손을 치켜드십시오. 그리고 맞잡으십시오. 종교가 있는 분들은 신에게 빌고 없는 분들은 조상에게 빕시다. 무등산 산신령님 도와주세요’라 발언한데 대해서도 “종교적이고 절박한 얘기를 했는데도 항의 한 번 없었다”라고 덧붙이는 것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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