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안정환이 황선홍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1일 오후 방송된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애서는 황선홍과 안정환의 야생 생존기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두 월드컵 레전드는 저녁 식사 담당을 두고 티격태격했다. 안정환은 “개불은 제가 잡았으니 저만 먹어야 한다”고 깐족거리며 손질까지 선배에게 맡기려고 한 것. 이에 황선홍은 “밥도 내가하고 개불 손질도 내가 하냐? 그럼 넌 불만 피우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빽토커 김병지와 설기현은 ‘황선홍이 음식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김병지는 “10대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대접을 받았을 거”라고 했고, 설기현은 “사람이 다 못하진 않잖냐”면서 일말의 희망을 드러냈다.
야생 생활을 경험했던 안정환은 불피우기를 척척 해냈다. 반면 황선홍은 쌀뜬 물을 버려 잔소리를 들었고, “불피우기 쉽잖아”라고 했지만 기본 방법도 몰라 안정환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했다. 바쁘다며 자신을 외면하는 후배에 대해 황선홍은 “쿨하게 도움 주면 좋을텐데 까탈스럽게 대답도 안 해줬다. 말 한 마디 해주면 할텐데 골탕을 너무 먹여서 얄밉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성냥을 몇 번 그어도 불을 피우지 못하는 황선홍을 보다 못한 안정환은 결국 자신의 불을 옮겨줬다. “그러면 결국 너가 불 피운 거 잖냐”며 허세를 부리던 황선홍은 자연인이 오자 “불을 자신이 피웠다”고 거짓 주장을 펼치며 “개불 손질까지 내가 다 해? 넌 아예 안 해?”라고 말해 당황하게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빽토커들은 “너무한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설기현은 “굴 캐기, 개불 잡기, 불 피우기까지 안정환이 더 앞 선 상황이다. 짜증이 나면서 옛날 생각도 난 것 같다”면서 “2002년 월드컵 첫골의 주인공은 황선홍이었지만 사람들은 안정환의 반지키스를 기억한다”고 두 사람의 라이벌 의식을 설명했다.
굴전 반죽을 만들며 황선홍은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대충 스스로의 힘으로 반죽을 완성한 황선홍은 전을 조금 만들어 안정환에게 맛을 보게 했다. 하지만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안정환은 “감독님이 약간 똥손인 것 같다”며 웃었다. 황선홍은 “이영표보다 잘할 수 있겠지 싶은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고 기죽은 모습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굴밥과 반찬이 완성됐다. 굴밥을 먹은 안정환은 “이게 진짜 굴이다. 지금까지 먹은 건 골이다”라며 아재 개그로 맛을 표현했다. 황선홍 또한 자연의 맛을 즐겼다.
어둑해지자 황선홍과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에 대해 이야기했다. 뜬금없이 “너는 나한테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황선홍은 “16강 이탈리아전 페널티킥 못 넣었지? 설기현 감독이 동점 골 못 넣었으면 너 끝나는 거지?”라며 “설기현에게 패스를 한 게 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 나 아니었으면 이민 갔어야 한다. 평생을 나한테 고마워하고 같이 다니며 술 사주고, 밥 사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정환은 “월드컵 신화의 시작과 끝은 황선홍”이라고 극찬하며 후배의 도리를 다했다. 이탈리아전 골든 골에 대해 황선홍은 “그때 헤딩 대단했다. 넘어오면 골이라는 생각 했는데 정환이는 절대 헤딩을 못 한다고 생각했다. 나한테 무조건 넘어온다고 보고 슬라이딩을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후배의 골든 골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말에 안정환은 “술 마시고 ‘내가 넣었어야 한다’고 하셨잖냐”고 투덜거렸다.
안정환은 후배들을 이끌어준 황선홍에 대해 감사 마음을 드러내며 “제가 죽을 때까지 술 사고 밥을 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우정은 ‘산삼’ 앞에서 무너졌다. 황선홍은 건강을 위해 산삼 욕심을 냈고, 안정환 또한 물러서지 않은 것. 가위바위보로 이긴 사람만 삼을 먹기로 결정하자 황선홍은 야수의 눈빛으로 돌변했다. 이에 안정환은 “이렇게 20년 우정이 깨지는 구나”라고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승부를 꼭 내야하는 일을 평생 해왔잖아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안정환이지만 “내가 세판 다 이길 것 같다”는 황선홍에게 완패했다. 하지만 안정환은 3번째 판에 지고도 낼름 삼을 먹으며 장난기를 드러냈다.
잔대, 두메부추, 방풍나물 등을 캐며 저녁 식사 준비를 시작한 두 사람은 어김없이 티격태격 했다. 안정환이 더 잔대를 많이 발견하자 황선홍은 삐지려고 했다. 이에 “가장 존경하는 황선홍 감독님이다. 두 번째로는 최용수 감독님”이라며 기분 풀어주기에 나섰다. 황선홍은 “최용수는 골하고 골대만 본다. 주변을 안 본다”고 이타적 플레이가 없음을 지적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병지는 “두분이 스타일은 달라도 골은 자기한테 다 달라고 한다”고 공통점을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식재료 씻기를 담당했던 황선홍은 대나무 자르는 안정환에게 “그건 너무 쉽지 않냐”면서 포지션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자기 할 일은 자기가 해야죠”라고 주장했지만 어쩔 수 없이 선배에게 밀려나 ‘안데렐라’가 된 안정환은 투덜거리면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했다. 대나무통 몇 개를 완성하고 먼저 쉬던 황선홍은 “빨리 불피우라”는 안정환의 윽박에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낮에도 안정환의 도움을 받아 불을 피웠던 황선홍은 잔 가지를 줍기 위해 종종 걸음으로 뛰어다녔다. 하지만 불피우기는 쉽지 않았고 이를 보던 안정환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선배님한테 죄송하지만 귀여웠다. 처음 해보는 거라 어려웠을 건데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여워보였다”고 말했다.
나물을 다듬던 안정환은 담당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손쉽게 불을 붙였다. 반면 황선홍은 다 씻어놓은 나물 손질도 못해 또 도움을 요청해 안정환을 당황하게 했다. 김병지는 “다녀와서 전화 통화를 했는데 아직 멘탈 회복을 못했더라. 내가 이렇게 못 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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