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주식 수익률 대결에서 인간이 승리했다.
6일 오후 방송된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는 주식 고수 마하세븐과 주식AI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인간과 AI는 1억원의 투자금으로 실전 투자를 벌이는 ‘수익률 대결’을 선보였다. 각각 1억원의 투자금으로 한달 동안 실전투자를 벌여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
인간 대표는 IMF 직후 100만원의 투자금을 10년만에 70억으로 자산을 불린 전설의 투자자 ‘마하세븐’ 한봉호 대표가 나섰다. 한달 최고 수익률이 900%에 육박하는 기록을 가진 실력자로 ‘인간 투자 폭격기’, ‘재야의 고수’, ‘주식 레전드’ 등으로 불려왔다.
“1년에 10억이 목표”라는 마하세븐은 ‘2020년 수익률’에 대해 “목표의 500% 수익이 났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주식을 시작한 건 1999년 IMF 이후 친동생이 주식에 손을 대 크게 손실을 입은 걸 보고 자신이 나서게 된 거라고. 2000년 공포에 휩싸였을 때 과감하게 주식을 산 그는 100만원을 8600만원으로 늘리면서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마하세븐은 “우리나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다 사용해봤는데 가치 투자의 반대로 했다. 미국과 달리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기에 장기 투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분단위 초단위로 주식을 사고파는 스캘핑 기술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스캘핑은 일반 투자자가 따라하기에는 위험한 기술. 하지만 촬영 도중에도 5분 만에 150만원의 수익을 본 그는 “비법은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팔면 된다”고 단순하게 밝혀 모두를 한탄하게 했다.
AI와의 대결을 앞두고 마하세븐은 “AI가 어느 정도 수준가지 왔을까 궁금하다. 주식 시장은 변수가 않다. 경험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AI가 주식을 잘 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존리 대표는 스캘핑에 대해 “미국에서도 젊은 이들이 스캘핑을 해서 문제다. 샀다 팔았다를 무한 반복하는데 그럴듯하게 보이진다. 하지만 도박에 빠지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지적했다. 김동환 소장 또한 “이론상으로는 엄청난 수익이다. 될 것 같은데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인간과 AI의 대결이 펼쳐진 건 2020년 3월 코로나로 최저점을 찍고 급등했던 시기. 마하세븐은 8시 50분 정도부터 주식장을 확인했다. 첫날의 장을 보고 ‘개미지옥’이라고 표현한 그는 빗나간 예상으로 첫 투자부터 손실을 입었다. 코스피까지 하락하는 상황에서 AI는 좀처럼 매수를 하지 않았다.
마하세븐은 “이런 날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개미지옥’이다. 전날 거래량을 많이 터뜨려 더 올라갈 것 같이 유인하고, 이후 거래량 터뜨려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3.5%가 오면 손절한다. 예전에는 손절을 안 해서 20~30%씩 손해 본적도 있다”고 말했다.
1시간이 넘게 매수를 안 하던 AI는 코스피가 반등세를 보이자 매수를 시작했다. 주식AI 개발자 김동진은 “AI가 주식 힘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인식 못하는 미세한 차이를 느끼고 판단한다고 보는 것”이라며 “뉴스가 아닌 사람들의 움직임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주식AI는 하루 2800개 종목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인식하고 있다고. 이후 3일간 40개 종목 샀고 4개만 매도하며 안정적 수익을 올렸다. 반면 마하세븐은 예측이 빗나가며 큰 손실로 이어졌다. 여기에 같은 날 같은 종목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인간이 고점에 사서, 싸게 팔아 손해를 보는 동안 AI는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판 것.
이와 같은 상황에 존리 대표는 “사람들은 사자마자 언제 팔까 걱정한다. -3% 되면 불안해한다. 그래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10년 후 회사의 가치를 봐라. 한 달 후의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눈 앞의 수익률보다 저축하듯이 낭비할 돈으로 저축하듯 하라”고 조언했다.
의리로 주식을 하는 김보성의 모습에 김동환 소장은 “남이 좋아하는 주식을 사라. 객관적으로 옳은 방법으로 하라”면서 “주식은 자신 스타일대로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손실 17% 이상이 넘어서자 마하세븐은 산에 올라 멘탈 관리를 했다. 그 시각 AI는 연속 수익을 기록했다. 연구원들 조차 놀란 건 안정적인 성향을 보이던 AI가 스스로 필요한 순간 전략을 바꾸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김동진 개발자는 “AI가 당일 주식을 사고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급증하는 주식 따라가며 공격적 매매를 보일 때도 있지만 최근 하루 만에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놀라워했다.
이는 증시 분석 담당 파트가 자정에 매매 기록 복기한 뒤 실수한 것을 피드백, 그 분석 결과로 매매실행 담당이 최적의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도록 하기 때문이었다. 즉, AI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일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증시가 하락하자 마하세븐이 5일 만에 정상적 수익 12%를 기록한 반면 AI는 첫 손실을 입었다. 김동진은 “AI도 크게 증시가 왔다갔다 하는 경우는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2주 차에 접어들며 마하세븐은 바이오주, 그린뉴딜주 공략해 수익을 크게 늘려갔고, AI의 누적 수익률도 역전했다. 마하세븐은 국내외 장이 좋지 않은 날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을 보이면서 4일 만에 40% 이상 수익을 올렸다.
주린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매수, 매도 타이밍’에 대해 마하세븐은 “고수익을 얻으며 리스크 피하는 방법은 초단위, 혹은 하루 단위로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한 종목을 하루 이상 넘기지 않으면서 미국장 영향 받지 않는 종목을 주로 거래했다.
그는 “호랑이가 달리면 무섭지만 그런 걸 올라타야 수익이 크다. 그저 기술이라 익히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도 급상승하는 종목을 목격, 20초 만에 75만원의 수익을 냈다. “너무 욕심을 내면 안된다. 끝까지 먹겠다고 하면 호랑이가 멈추는 순간 잡혀 먹힌다”던 그는 “하락장에서는 금방 도망가는 게 최고다”면서 잃을 때는 크게 잃지만, 얻을 때는 크게 얻는 스타일을 보였다.
인간이 AI 수익률 역전한 상황에서 김동진 개발자는 AI의 50개 종목 수를 줄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AI와 인간의 대결인데 인간이 개입하면 그 정신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인간의 실수할 수도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9월 마지막 주에는 국내외 대형사고가 많았다. 이에 코스피는 2300선이 붕괴한 상황. 결국 혼재 속에서 수익률을 높인 인간이 승리했다.
그는 당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코로나19, 전기차 배터리, 그린뉴딜, 가상화폐 관련주에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반면 AI는 안정적 수익 곡선을 그렸다.
승리한 마하세븐은 “의미있는 대결이라 좋았다. AI도 시장이 하락해도 리스크 관리가 되는 구나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결을 지켜본 존리 대표는 “한국의 주식시장은 향후 5~10녀간 큰 폭 상승 예측되는 상황이다. 외국에 비해 한국 시장이 더 좋다”고 말했다. 김동환 소장은 “주식 시장에 절대 수익률은 없다”면서 “저평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린이들의 큰 관심사인 ‘화제의 T사 주식’에 대해 김동환 소장은 “지금 사는 건 미친 짓이다. 20배 넘게 오른 걸 어떻게 사느냐”면서도 “이 회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냐, 전기차 회사냐, 데이터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느냐를 각자가 전문가가 되어 판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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