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박술녀가 장인의 무게감을 전했다.
3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퍼펙트라이프’에는 ‘K-한복’의 선두주자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가 출연했다.
올해 43년째 한복 길을 걷고 있는 박술녀는 “15년 전 갑상샘 암 수술을 했다. 그때까지는 얼굴도 잘 안 씻고 살았는데 이후에는 나름 관리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도 예쁜 비단을 보면 전율할 정도로 사랑한다”면서 “오래 한복을 만들고 국민들께 아름다운 한복을 입혀드리기 위해 더 퍼펙트한 조언을 듣고 싶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배우 클로이 모레츠, 가수 제이슨 므라즈와 어셔 등은 물론 ‘월드 스타’ BTS, 스포츠 스타 류현진을 언급하며 소위 ‘어나더 레벨 황금 인맥’을 증명한 박술녀는 팝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한국 방문했을 때 손 편지를 써줬다면서 “한복에 대한 예우를 갖추더라. 너무 고맙다고 편지는 물론 집까지 방문해서 사진도 찍었다”고 자랑했다.
MC 현영이 “영어 공부 하셔야 겠다”고 하자 박술녀는 “영어 ABC부터 배우고 있다. 전혀 기초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박진영과 작업했던 박술녀는 “비단이 주는 에너지를 몰랐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더라”면서 비단 사랑을 드러냈다.
박술녀는 배우 박준금을 “공주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아기자기하고 백조같은 공주다. 그런데 마음이 커서 예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현영은 “저한테 공주라고 한 적 없잖냐”면서 기대감을 드러냈고 박술녀는 “현영은 공주 같지 않다. 우아한 미스코리아 분위기”라고 솔직하게 표현해 폭소케 했다.
박준금이 절친 박술녀를 찾은 것은 드라마 촬영 때문. 그는 “드라마에서 결혼한다”면서 예쁜 한복을 주문했다. “드라마에서 결혼하면 어쩌냐 실제로 해야지”라고 핀잔을 주자 박준금은 “뭘 실제로 해, 한번 갔다왔으면 됐지”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박술녀가 소유한 원단 값을 궁금해하자 그는 “재테크만 제대로 했다면 건물 5채 정도 가격이 됐을 거”라고 말했다. 가장 오래된 비단은 100년 가까이 된 것도 있다고. 스튜디오에 입고 나온 한복도 70~80년 된 비단으로 지은 거라는 그는 특허 받은 한복 장식으로 한국의 美를 제대로 뽐냈다.
한 평생 한복의 길을 걸어온 박술녀는 “가난해도 친인척 결혼식 때 어머니가 한복을 입고 아이까지 업고 가시는 걸 가시는 걸 보고 꿈을 꾸게 되었다”면서 “한복을 시작한 건 어머니가 ‘우리나라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한복은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제안했기 때문이다. 한복 1세대 이리자 제자로 들어가 배웠다”고 말했다.
박술녀표 건강식을 음미하며 박준금은 첫 만남을 회상했다. 연기를 잠시 쉬었던 그의 복귀작 ‘장희빈'(2002)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박준금은 “김혜수 주인공이었던 작품인데, 분장실 문이 열리더니 모시옷 입은 박술녀가 등장했다. 카리스마에 심쿵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박준금은 “‘사랑과 야망'(2006) 때 선생님 옷을 입고 좋아했다. 지명도도 없고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라 조심스러웠는데 흔쾌히 한복을 빌려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MC 류수영은 “지명도가 떨어졌을 때는 귀한 옷 빌리기 쉽지 않다”면서 박준금의 마음에 공감했다.
20년 지기 절친인 박준금에 대해 박술녀는 “결혼만 하면 한복은 무조건 내가 한다. 비단 이불까지 해준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박준금은 전화로 챙겨주는 박술녀에게 친 언니같은 느낌이다.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라며 고마워했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 깊은 박술녀를 보며 박준금은 “왜 미리 걱정하느냐. 어제는 지나간가고 오늘 가장 행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것을 흔들지만 그 명맥을 유지해가는 것 자체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박준금의 말에 눈물을 보인 박술녀는 “우리의 것을 지키며 사는 것이 힘들다. 주변에서 선생님 너무 부럽다고 하는데 43년간 한길만 걸어온다는 게 얼마나 정신없게 살았다는 거겠냐”면서 마음의 무게를 드러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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