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MBC ‘나 혼자 산다’ 제작진 측은 21일 방송이 종료된 뒤 공식 인스타그램에 “지난 ‘현무,기안 여름방학 이야기’를 보며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멤버들 간의 불화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여러 제작 여건을 고려하다 보니 자세한 상황 설명이 부족했다”면서 “앞으로는 더더욱 제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출연자들은 전혀 잘못이 없으니 출연자 개개인을 향한 인신공격은 삼가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나혼자산다’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3일 방송분에 관련된 것으로, 기안이 10년간 연재하던 웹툰이 완결되며 마감 축하 파티 겸 단체 정모를 떠난 에피소드다. 당시 기안은 정모를 앞두고 몰래카메라, 장기자랑, 웰컴 선물 등을 준비하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전에 이야기한 것과 다르게 전현무 단 한 사람만 참여했고 기안은 해당 사실을 정모 장소에 도착해서야 알게 됐다. 순식간에 초라해진 자신의 축하 자리에 기안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고 깜짝 파티(?)를 준비한 전현무마저 미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기획 의도를 지적했다. 함께 모이기 어려워진 시국을 핑계 댔지만 깜짝 놀라게 해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슬프게 만드는 깜짝 파티가 지켜보기 괴로웠다는 것. 특히 한 사람을 왕따시키는 듯한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고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논란이 가중되며 ‘기안 왕따설’로 확대됐다.
SNS 및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논란이 퍼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박나래, 키 등 출연자들의 SNS에 몰려가 작은 화면에 포착된 표정과 스튜디오에서 보인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문제가 커지자 제작진 측은 “왕따 논란이 당황스럽다. 기안 본인도 괜찮다고 했다”는 입장과 함께 “다음 주 방송을 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의 말대로 20일 방송 후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기안이 왕따가 아니라는 게 증명돼서가 아니라 기안과 전현무가 둘만의 정모를 즐겁게 보냈고 만족했기 때문이다. 별것 아닌 재미에 마치 중학생들처럼 웃고 떠드는 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불편했던 마음을 내려놨다.
하지만 제작진의 사과는 너무 늦었다. 에피소드가 이어지기 전 일주일간 기안은 왕따 논란에 시달렸고, 일부 출연자들은 무방비한 상태에서 악플을 받아내야 했다. 또 애초에 시청자가 지적한 점은 몰래카메라 기획 방향의 잘못인데 제작진은 멤버간의 불화에만 초점을 맞춰 본인들의 답답함만을 호소했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MBC 대표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8년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왔다. 금요일 저녁 시간을 책임지는 만큼 제작진은 건강한 웃음 전달을 위해 약속한 대로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나혼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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