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류준열이 전도연을 구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JTBC ‘인간실격’에서는 강재(류준열 분)가 부정(전도연 분)의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이날 강재의 아버지 이야기가 공개됐다. 요양병원에 오래 누워있던 아버지는 스스로 산소호흡기를 벗으며 생을 마감했다. 좁은 침대 위에 누워 혼자 버텨야했을 고독하고 힘겨웠을 아버지의 인생.
‘나는 아직 죽음이 뭔지 잘 모릅니다. 사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까요. 사는 게 뭐고, 죽는 게 뭔지? 지금은 뭐고 다음은 또 언제인지. 마지막에 마지막에는 누구나 혼자라는 걸 결국 나도 알게 될까요’라는 강재의 나레이션이 이어졌다.
강재는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부정에게 “죽긴 왜 죽습니까? 안 받으면 되는데”라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직접 난간을 내다보며 “이게 막상 보면 쉽지가 않아요. 뉴스에서 보면 이런데서 사람들 뛰어내리고 하던데”라고 말했다.
“이 골목이 학원 왔다갔다 하는 곳이라 애들 많이 놀라겠다. 치우기도 쉽지 않을 거”라고 말을 이어가던 강재는 “얼마 전 아는 형이 자살했다. 근데 이 밑에 우리집 라인인 것 같다. 배기구에 잘못하면 걸릴 것 같다. 멀리서 뛰어와야 성공하겠다”면서 이것저것 떠오르는대로 이야기를 건넸다.
강재는 부정이 넘으려던 난간으로 점프해 아슬아슬하게 걸터 앉았다. 그리고는 “사람이 그런거다. 평소에는 착하든지 말든지 하다가 누군가 위험하면 다가오게 된다. 본능적인 오지랖”이라면서 “김치를 사러 나가는데 비상구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고 옥상으로 우당탕탕 올라가니가 자연스럽게 따라올라오게 되더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이렇게 자주 우연으로 만나는 것에 대해 깊은 의미는 두지 말자는 취지”라고 밝힌 강재는 “17호 사세요? 한번도 못 봤다”고 말했다. 이때까지 말없이 그를 지켜보던 부정은 “아버지가 산다”고 겨우 답했다.
이에 강재는 “아버지가 아프신 거구나. 죽을 사셨길래. 라면 끓이고 있었는데 다 끓여야겠다.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시겠다. 죽 사러 나갔다가 딸이 안 들어오면”이라고 쉴 새 없이 말을 걸었다.
그리고는 “저는 김치를 사러 가고, 그쪽은 아버지한테 뭐라고 해야하나. ‘바람 쐴 겸 옥상에 올라왔다가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 친구 하나가 죽을라고 쇼를 하다가 안 죽고 내려왔다. 다시는 옥상 가지 말아야겠다.’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라며 집에 들어가 할 말까지 만들어줬다.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자신을 바라보는 부정에게 강재는 “이렇게 정리를 하고 가보겠다”면서 옥상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이는 듯 힐끔힐끔 부정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강재는 괜히 “1년 넘게 살았는데 옥상에 이런 게 있는 줄 몰랐네. 고마워요 덕분에”라고 인사하며 “다음에 만나면 교환해요 톡”이라면서 언젠가일지 모를 다음을 기약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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