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김연경이 캡틴의 품격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오케이 공자매’ 특집 2탄으로 배구 선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박정아, 표승주, 정지윤이 함께 했다.
이날 양효진은 “제가 2008년 배구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그때만 해도 협회 지원 없어서 힘들었다. 스태프도 적었다. 그런데 연경 언니가 협회에 강하게 어필해서 도쿄 때는 스태프도 많았다”고 전했다.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 선수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든 자타공인 배구황제 김연경은 “이제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또 양효진은 “큰 대회 나가면 격려금을 주는데 스태프가 많아 다 못받는 경우가 있다. 그때 김연경이 나서서 팀내 고참들에게 못 받은 분들께 주자고 제안한다”고 미담을 전했다. 김연경은 “나중에 알고보니 격려금이 생각보다 많아서 (고참들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김수지는 김연경과 양효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세 사람은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까지 총 세 번의 올림픽에 함께 참가한 사이. 김수지는 “김연경은 계속 말하고 양효진은 지지 않는다. 끝나지 않으니 중재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양효진 제가 먹여 살렸다. 연봉 퀸이잖냐”면서 선배 부심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양효진은 “연경 언니는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한다. 시합 오전에도 내 컨디션 상관없이 잔소리를 한다”고 폭로했다. 계속되는 김연경의 잔소리에 김수지는 어이없어 실소하는 반면 양효진은 “하지마!”라며 격하게 반발하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연습 게임에서 1승도 못한 양효진을 쫒아다니며 놀렸다는 김연경에 안영미는 “유세윤 보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톰과 제리같이 아웅다웅하지만 김연경과 양효진은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라면서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 김연경은 룸메였던 양효진에 대해 “서른살까지 방쫄했는데 벗어나서 좋아하더라. 효진이가 11시에 안대 끼고 자는데 그때 나는 씻어도 후배님이 자니까 머리를 못 말리겠더라. 불편함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언니가 배려가 많다”는 양효진의 반박에 김연경은 “배려하게끔 만드는 거”라고 주장하며 티격태격했다.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연경의 새로운 룸메가 된 표승주. 배구 국대팀 룸메 선택 법칙은 선배가 선택하고, 같은 소속팀 선수끼리는 같은 방을 쓸 수 없다고. 표승주는 김연경의 SNS 팔로워 수 많아서 사진을 잘 찍어주는 것이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놓으며 “저는 알람을 한번 들으면 딱 이러나는데 언니는 미적거리다가 일어난다. 먼저 깨서 옆에서 지긋이 언니 일어나는 걸 보다가 ‘잘 잤어요?’라고 묻는다”면서 소문난 ‘선수촌 신혼부부’ 다운 케미로 웃음을 선사했다.
후배들도 김연경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건강상 문제로 양효진 대신 김연경의 룸메이트를 했었다는 박정아는 “그때 언니가 나랑 방쓰면 훌륭한 선수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시즌 진짜 MVP가 됐다”고 자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연이 있다는 정지윤은 “김연경 장학금을 받았었다. 그런 선수와 함께 경기를 뛴다는 게 몽글몽글 이상하더라. 영광이고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5살 연하인 박정아도 김연경 장학금을 받았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또 정지윤은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팀 복귀 후 포지션 변경으로 힘들었을 때 김연경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정지윤이 맡게된 포지션은 김연경과 같은 레프트로,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해야 팀이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정지윤은 처음 맡는 포지션에 경기가 잘 안 풀려 힘들어했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이에 김연경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걸로 울면 앞으로 어떻게 버틸래. 10이 있으면 아직 1도 안왔다. 정신 다시 잡고 무조건 버티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감동한 정지윤은 밥도 안 먹고 울었다고. 김연경은 “별로 감동 메시지 아니었다”면서 머쓱해했지만 이 메시지로 위로와 힘을 받은 정지윤은 코보컵 MVP에 등극하며 남다른 결과를 냈다.
현재는 세계 최고의 배구 선수인 김연경은 학창시절 작은 키 때문에 배구를 그만두려 했었다고. “학생 때는 키가 작았다. 초등학교 때 김수지와 20cm 차이가 났다. 수지는 유망주일 때 나는 밖에서 그걸 보는 수준이었다”는 그는 고1 때 급성장해 김수지와 키가 비슷해졌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김수지父 김동열 감독을 은인으로 꼽으며 “제가 배구를 그만두려 한다는 말을 듣고 ‘점심 시간에 연경이가 혼자 연습을 하더라. 뭐라도 될 아이니 계속 하게 하라’고 했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급저음과 불협화음으로 ‘슈퍼스타’를 열창해 포복절도 무대를 꾸민 배구 여신들. 김연경은 “10월부터 중국 리그에서 뛰게 된다”면서 ‘라스’가 마지막 방송 출연이 될거라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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