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58년차 배우 오영수가 감동을 선사했다.
16일 오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과 미주가 ‘오징어 게임’의 001번 오영수 배우를 만났다.
이날 유재석,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는 신입 기자가 되어 각자 취재를 진행했다. 영화관으로 향한 유재석은 키오스크를 직접 사용해보며 고령층의 기계 사용 고충에 대해 취재했다.
하하와 정준하는 댄스 열풍에 대해 알아보며 최근 인기몰이 중인 댄서 모니카와 영상 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댄스 인기를 체감 중이라는 모니카는 “요즘 가게에 갔다가 사진만 찍어주고 물건은 못 사고 나왔다”고 말했다. 빠르게 확산되는 댄스 ‘SNS 챌린지’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댄서들이 별로 환영하지 않았다. 춤을 길게 추는 걸 연습했으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춤을 즐기게 되는 모습을 보여 댄서들이 좀 고립되어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춤을 배우면 좋은 점’을 묻자 모니카는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된다. 고등학생 때 무기력이 있었는데 삶이 건강해졌다”고 전했다. 또 하하와 정준하는 9세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댄스 수업 수강생을 직접 만나 같이 춤을 배워보고, 에메트 사운드 힙합 크루와 챌린지에 도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신봉선과 미주는 생애 첫 랜선 소개팅을 진행했다. 미주는 “소개팅 처음 해본다”면서 설렘을 드러냈고, 신봉선은 “두어번 해봤는데 말은 해도 안 끌리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상기된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미주와 신봉선은 각각 랜선 소개팅을 진행한 뒤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유재석과 미주는 ‘뉴스데스크+’ 앵커석에 앉았다. 미주는 “심장이 이상하다. 너무 떨린다”고 말했고, 유재석 또한 “지난번 보다는 잘해야 하는데”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녹화가 시작된 후 두 앵커는 동료 기자들이 취재해온 이야기를 전했다. “입에 쥐가 나려고 한다. 진짜 힘들다”는 유재석은 누군가의 등장에 자세를 바로 잡았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깐부 오영수 배우가 인터뷰 초대석을 위해 함께 자리한 것. 오영수는’오징어 게임’ 001번 오일남 역으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연기자다. 그는 유재석을 보고 “반갑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세계적 돌풍을 불러온 ‘오징어 게임’ 출연자로서 동료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갑자기 부상되니까 박정자 배우 등 전화오는 사람은 있다. 월드스타가 되니 기분이 어떻냐고 하더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붕뜬 기분이고, 스스로를 정리하며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고 인기 소감을 전했다. 하하는 “광고도 다 고사하셨다”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오영수는 달라진 일상에 대해 “카페를 가더라도 의식해야한다. 유명해지는 것도 상당히 힘든거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라는 놀이의 상징성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찾아내는 감독의 혜안을 좋게 생각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그는 “영화 ‘남한산성’ 때 감독이 제의를 줬지만 참여를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저를 찾아주셔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인터뷰에서 배우 이정재는 오영수에 대해 ‘젊은 생각을 가진 선배님’이라고 표현했다. 오영수는 “나이가 들면 열정은 사라진다. 내가 그런 모습 아닙니까?”라며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 현장에 있는 다른 배우들이 다 젊으니까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 젊은 척을 했다. 후배들과의 호흡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속에는 달고나,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동심을 자극하는 여러 게임이 등장한다. 오영수는 “촬영을 하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꼈다. 어린 아이처럼 놀기도 하고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구슬치기 하는 장면을 꼽으며 “옛 생각이 많이 나면서 눈물도 났다”고 전했다.
게임의 생존자가 수령하는 상금 456억원을 받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오영수는 “생각 안 해봤다”면서도 “주위에 같이 있는 사람들 좀 편안하게 해주고 사회에도 기부를 할 것 같다. 내 나이에 뭐가 있겠습니까. 그냥 있는대로 사는 거지. 소유욕은 별로 없고, 딸을 위해 편안하게 뜻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아내에게 못 해줬던 일을 하나씩 해주고 싶다”고 가족愛를 드러냈다.
“10대부터 60년 동안 평행봉을 했다”면서 남다른 체력관리 비법을 공개한 오영수는 “지금도 매일 50번씩 한다. 이사갈 때 평행봉의 여부도 중요했다. 일생의 동반자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은 오일남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밝힌 그는 “가장 인간적인 사람도 사악함이 있는 거다. 단 차이가 얼마나 있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연기 경력 58년차로 출연 작품만 200여편이 넘는 원로 배우인 오영수는 스님 역할을 많이 맡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족이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극단 다니던 친구 따라 시작하게 됐다. 배우로서 시대가 안고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던질 때 밀려오는 환희를 느끼며 연극 배우의 긍지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는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며 연기를 한다”고 연기적 철학을 이야기했다.
모두가 지치고 힘든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오영수는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는 졌지만 3등한테는 이긴거다. 모두가 승자”라며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승자는 원하는 일을 애쓰며 경지에 오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연륜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요즘 특별히 고민은 없다”는 그는 “가족과 함께 문제없이 잘 살아가는 것을 염려하며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욕심 안 내고 산다. 적든 크든 많이 살아왔으니까, 받았던 모든 걸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산속에 꽃이 있으면 젊을 땐 꽃을 꺾지만,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두고 간 다음, 다시 가서 본다. 그냥 있는 것 그 자체를 놔두는 것. 그게 인생이죠. 쉽지는 않죠”라고 자연의 순리와 인생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오영수의 말에 미주는 울컥했고, 유재석은 “톤 자체가 주는 울림이 있다”면서 공감했다. 딸이 ‘놀면 뭐하니?’ 팬이라고 전한 그는 유재석에 대해 “인간적인 사람인 것 같다. 꾸밈이 없고 과장되지도 않고. 우리 딸이 아주 좋아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차기작 소식을 묻자 그는 “40대 때 ‘파우스트’를 했었는데 제대로 소화를 못 했다. 70대가 되었으니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오영수는 팬들에게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어 나도 국제적인 배우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가 우리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분을 만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라고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뉴스를 마치며 유재석은 오영수와의 만남에 대해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봉선 또한 ‘모두가 아름답다’ 말한 그의 말에 힐링된 마음을 드러냈다. 하하와 정준하는 “따뜻한 뉴스만 있으니까 좋더라. 휴게소 또는 쉼터 같은 느낌이었다”며 기분 좋게 신입 기자 체험을 마무리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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