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너를 닮은 사람’ 고현정의 대체 불가 연기력이 진가를 드러냈다.
JTBC 수목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속 정희주(고현정 분)는 다정한 남편과 풍족한 경제력,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명예까지 모두 갖췄다. 고현정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여기에 딱 들어맞았다. 이렇듯 완벽한 캐릭터 해석과 더불어 정희주의 절제된 우아함의 표현은 ‘역시 고현정’이란 극찬을 받기 충분했다.
21일 방송된 ‘너를 닮은 사람’ 4회에서는 잔잔했던 정희주의 감정이 요동쳤다. 뜨겁게 끌렸던 과거의 남자 서우재(김재영 분)의 존재와 그의 연인이었던 구해원(신현빈 분)의 반복된 등장 때문이다. 고현정은 그동안과 다른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정희주의 두려움을 심도 있게 표현하며 대체 불가 연기력을 펼쳤다.
서우재와 구해원의 웨딩 촬영이 그려진 과거 모습은 이날 방송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정희주는 밀폐된 공간에서 서우재와 은밀하지만, 위험한 대화를 나눴다. 감정이 폭발하는 서우재를 둔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정희주의 모습에선 극의 텐션이 절정에 달하기도. 고현정은 혼란스러운 정희주의 감정을 온 얼굴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구해원이 딸 리사(김수안 분)와 만나는 것을 목격한 장면에선 고현정의 폭발적인 감정 연기가 더해졌다. 구해원은 리사의 뺨을 때렸던 인물이자 숨기고픈 과거의 악연이기 때문. “미술 선생은 어디 갔냐”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입술이 떨릴 만큼 감정을 억눌러 정희주의 불안감과 분노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간 늘 다정했던 엄마였지만, 과거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정희주의 새로운 모습은 이렇게 그려졌다.
정희주라는 하나의 캐릭터에서 고현정은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부터 과거를 지우고픈 ‘여자’까지 입체적인 모습을 모두 선보이고 있다. 완벽함 속에 숨겨진 위태로운 정희주의 삶. 고현정은 정희주가 가진 ‘불안’이라는 단순한 감정을 자신만의 색을 입혀 다양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날 엔딩에선 마침내 마주한 정희주와 서우재의 모습이 그려졌다. 불안함의 이유였던 그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갈등의 시작이 예고된 가운데 고현정이 이끌어갈 또 다른 정희주의 모습은 어떨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JTBC ‘너를 닮은 사람’ 방송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