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배우 김재영이 존재만으로도 극의 텐션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안방극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김재영이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조각가 ‘서우재’로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그는 점차 떠오르기 시작한 과거의 기억들로 인해 정처 없이 흔들리는 우재의 내적인 갈등과 고뇌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우재는 과거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정희주(고현정 분) 앞에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황한 희주의 추궁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후 구해원(신현빈 분)을 통해 “선배가 언니를 많이 불편해했어”라는 진실과 맞닥뜨리며 알 수 없는 동요를 느낀 우재. 그는 무의식 속에서도 희주에게 향하는 관심을 멈추지 못했고 진실과 거짓 사이, 불안정한 경계 속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재영은 담담하면서도 의뭉스러운 캐릭터의 면면을 표정과 말투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우재의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 극을 한층 풍성하게 완성시켰다.
운명처럼 자꾸만 맞닿게 되는 우재와 희주의 인연은 끈질겼다. 희주는 우재가 자신을 싫어했다는 선의의 거짓에 수긍했지만, 그는 “과거에 내가 당신을 싫어했다고 해도 지금에 나는 아니에요. 오히려 신경이 쓰입니다”라며 거침없이 자신의 진심을 드러냈다. 우재는 결국 자신을 의도적으로 밀어내는 희주에게 입을 맞추며 진짜 마음과 마주했다. 김재영은 희주와 해원 사이에서 애틋함과 죄책감, 불안감이 한데 뒤엉킨 복잡한 감정들을 내밀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 지워지지 않는 짙은 여운을 안겼다.
흔들릴 때 자신이 느끼는 현재의 감정만 믿으라는 정선우(신동욱 분)의 말처럼 마음이 시키는 데로 움직인 우재. 그는 희주에게 “저는 작가님을 싫어했던 게 아니라 좋아했던 겁니다”라는 돌직구 고백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과거 희주와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직감한 우재는 그를 향한 마음을 자각했다. 이어 해원에게 “나도 내가 이상해 미치겠다고, 자꾸 다른 사람이 보여”라며 현실과 이상의 충돌로 인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재영은 자신 때문에 망가져만 가는 해원과 희주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 우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유발했다. 서서히 맞춰지기 시작한 기억의 파편이 그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JTBC ‘너를 닮은 사람’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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