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장기용이 송혜교에게 고백했다.
20일 오후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는 윤재국(장기용 분)이 하영은(송혜교 분)에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하영은은 10년 전 윤수완(신동욱 분)이 사망한 사실에 힘겨워 했다. “난 지금까지 뭘 붙잡고 있었던 걸까”라며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영은은 자신이 만든 브랜드 소노가 하락세에 백화점 자리에서 밀려도 그저 “죄송하다”고 말할 뿐 예전같은 에너지를 보이지 않았다. “너 요즘 무슨 일 있냐? 지나간 것 붙들고 있는 것 만큼 미련한 일이 없다”고 조언한 황대표(주진모 분)는 영은에게 “끌레리메리 라이선스 체결해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윤재국은 신유정(윤정희 분)을 찾아가 “이번에는 조금 길게 머물 것 같다”면서 일거리를 부탁했고, 여자 때문이라는 걸 밝혔다. 재국은 백화점에서 마주쳤지만 그냥 지나가는 영은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영은은 친구 전미숙(박효주 분)을 만나 “수완이 그날 나한테 오다가 죽었대”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영은은 회사에서 “소노 없어져도 팀장님 진짜 괜찮으신거 맞아요?”라고 묻던 남나리(김보정 분)의 모습을 떠올리고 옷방 정리를 시작했다. “난 뭘 이렇게 죄다 껴안고 살았니. 왜 이렇게 버리지 못하고 다 쌓아두기만 했던거니”라며 마음의 짐과 추억까지 털어버리려는 듯 했다.
“윤재국이 자신과 결혼할 사이”라며 김칫국을 들이킨 황치숙(최희서 분)은 석도훈(김주헌 분)에게 “영은과 잘되게 도와주겠다”면서 상부상조를 요구했다. 치숙은 재국의 노트북에서 영은의 사진을 보고 도망치듯 석훈의 집에서 나왔다.
바로 영은의 집으로 온 치숙은 “과거 청산 중”이라는 영은을 보며 비꼬았다. “끌레르메리로 갈아타려고? 생존능력 쩐다 진짜. 네가 만든 브랜드인데 어떻게 냉큼 버려? 그러고도 너 괜찮니?”라는 치숙에게 영은은 “안 괜찮다”면서 10년 동안 자신을 쏟아부은 브랜드와의 이별에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치숙은 “넌 재미없으면 안 하는 애다. 생색내지 마라. 소노 없었으면 지금의 너도 없었다”며 흥분했다.
영은이 만든 브랜드 소노(SONO)는 라틴어로 에코라는 뜻으로 내 열정이 울림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 당시 영은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적힌 ‘소노’라는 뜻이 마음에 들어 첫 브랜드명으로 일찌감치 결정해두었고, 수완에게도 이야기했다.
재국은 민여사(촤화연 분)에게 여자가 생겼다고 밝히며 “그 사람의 마음이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완의 사고 지점에 온 재국은 과거 형과의 전화 통화를 떠올렸다. 수완은 “나 지금 그 여자 만나러 가는 중”이라고 말한 뒤 사고를 당했다. 때마침 전화를 걸어온 영은은 “수완이 지금 어딨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함께 수완의 묘를 찾았다. 영은을 보며 재국은 수완이 이별을 준비하던 순간을 회상했다. “나 헤어져야 할 것 같아. 꿈도 재능도 많은 여자다. 여기서 할 일도 많을텐데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차피 엄마도 허락 안 하실거다. 그걸 겪게 하느니 놔주는 게 맞다”는 수완에게 재국은 “”사랑하면 곁에 머물것이고 아니면 떠나는 것이 사람의 인연. 많은 것에 연연하지 마라. 사랑한다면 헤어질지 말지 그녀에게 선택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수완이 얘기 왜 했냐?”는 영은의 물음에 재국은 “나한테 지나가는 사람이 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영은은 두 달 만에 끝난 사랑이지만, 남들은 뭐가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시간이 마음의 크기는 아니다. 그 시절의 나에게는 인생이 바뀔만큼 의미가 있던 두 달이었다”고 밝혔다. 재국은 “이미 지난 시간”이라면서 영은을 과거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영은은 “우리 이제 아무것도 하지마요. 수완이가 형이라는 거 난 무시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재국은 “하영은 씨 과거가 내 형이라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안 된다는 거냐?”고 말했다. 영은은 “난 내 선택에 자신이 없다. 딱 머리 말고 가슴으로 선택한 게 수완이었거든. 그리고 모든게 엉망이 됐다.
재국은 형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영은은 “내가 아직 스무살이었으면 그랬을 수도. 난 38살이고 불행을 복습할 필요는 없다. 경험은 제일 차가운 조언”이라고 다시 한번 재국을 밀어냈다. 영은은 자신의 팔을 잡는 재국에게 “난 오늘 윤재국이 아니라 윤수완의 동생분과 같이 온거다. 고마워요, 가는 건 혼자하겠다”고 돌아섰다.
영은은 황대표의 지시로 치숙의 남동생 황치형(오세훈 분)과 함께 일을 하게 됐다. 영은을 “누나”라고 부르는 치형은 소노의 대표 디자이너가 영은임에도 치숙의 이름으로 나가는 것을 이제 커밍아웃 하자면서 “우리 쭉 함께하자”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끌레르메리 쪽에 넣겠다”는 황대표에게 영은은 “소노랑 끝까지 가겠다. 남의 손에 정리하는 건 아니겠다. 치형이를 받아야 한다면 끌레르메리가 아닌 소노여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회사 안에는 황치형이 영은과 함께 끌레르메리를 맡기 위해 왔다는 소문이 퍼졌다. 영은은 “소노는 내 꿈, 미래, 청춘이었다. 이름 한 줄 안 들어간다고 의미까지 없는 건 아니니까 내가 끝내야지”라며 “소노 길어야 두 시즌”이라고 말하며 팀원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하지만 팀원들은 “눈치 안보고 만들고 싶다” “커리어 제대로 마치고 싶다”면서 잔류를 결정했다.
회사를 나서며 영은은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봤다. 재국이 수완의 동생을 알게된 순간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이 사람 어떡하지’라는 생각. 이미 마음이 기울어져 있었지만, 영은은 여러 이유로 재국을 단념한 자신을 다독였다. 하지만 재국은 다시 영은의 앞에 나타나 “우리가 앞으로 뭘 할건지 계속 만날 건지 말건지. 그거 다 당신이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이거 하나는 대답해라. 나 보고 싶었니?”라고 직접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재국은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영은과의 얽히고 설킨 과거를 회상했다. 10년 전 파리에서 영은의 포트폴리오에 “당신의 열정이 언젠가 ‘울림'(SONO)이 되길”이라고 코멘트를 적었던 건 재국이었다. 수완은 단지 바쁜 재국을 대신해 이를 전달한 것 뿐이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이어졌다. 재국이 영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안 유정은 이를 말리려 했지만, 재국은 “형은 없어”라며 자신의 사랑을 양보하지 않았다.
‘우리의 시작이 어디서부터 어긋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서로 지나쳐왔는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들게 돌아왔는지’ 모두 제쳐두고 재국은 “나 보고 싶었니? 나는 너 보고 싶었어”라고 고백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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