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김지원과 손석구가 서로를 통해 해방을 맞으며 여운이 남는 마침표를 찍었다.
29일 방송된 JTBC ‘나의 해방일지’가 염미정(김지원), 염기정(이엘), 염창희(이민기), 구씨(손석구)의 뭉클한 엔딩을 그리며 눈길을 모았다.
염기정은 태훈(이기우)과의 사랑을 이어가지만 태훈 가족들의 반대 속에서 힘겨워했다. 임신이 아니라 다행이란 태훈의 말에 실망해 머리를 싹둑 자른 기정은 그 말의 뜻이 자신처럼 힘겨운 삶의 무게를 지게 될까 두려웠단 의미였음을 알고 오해를 풀었다. 또한 술에 취해 기정이 좋아하는 계란빵과 수줍은 장미 한 송이를 안기고 가는 태훈의 사랑표현에 기정은 떨어진 꽃떨기를 간장종지에 넣고 바라보며 투박하게 드러나는 태훈의 사랑과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재차 깨달았다. 이어 버스를 타고 돌아가던 태훈 역시 코트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기정의 문자에 서둘러 단추를 다시 끼우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염창희(이민기)는 군고구마 기계로 대박을 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편의점 점주가 된 사연을 되돌아봤다. 군고구마 기계 납품을 위해 검증을 받는 약속을 앞두고 지현아 전 남친의 병원을 찾은 염창희는 그가 얼마 살지 못할 것임을 직감했다. 결국 중요한 약속을 포기하고 그의 옆을 지키는 창희. 그는 “나 이거 팔자 같다. 우리 할아버지 엄마 내가 보내드렸잖아”라며 “보내드릴 때마다 여기 내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거든. 귀신 같이 또 발길이 이리 오네. 내가 세 명 보내봐서 아는데 갈 때 엄청 편해진다. 그러니까 형 겁먹지 말고 편하게 가. 가볍게”라며 그의 곁을 지켰다.
이날 방송에서 염창희는 강의실을 잘못 찾았다가 우연히 장례지도사 강의를 듣게 됐고 죽음에 마침표를 잘 찍도록 돕는 일에 관심을 드러내며 자신의 또다른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염미정은 새로운 회사에서 적응했고 다시 해방클럽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한 미정은 어둠의 세계에서 늘 술에 절어 사는 구씨의 속마음을 듣게 됐다. 구씨는 “정신이 맑으면 지나온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전부 다. 죽은 사람도. 아침에 일어나면 한놈 한놈 찾아온다”라며 “몸에 썩은 물이 도는 것 같다”며 그들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밝혔다.
구씨는 힘들 때 미정을 찾아와 함께 웃으며 위로를 받았고 그런 구씨의 환한 미소에 미정은 “아침마다 찾아오는 사람한테 그렇게 웃어. 그렇게 환대해”라며 구씨의 해방에 대한 팁을 전했다.
이날 구씨는 도박빚이 있는 선배 때문에 사채업자 패거리와 싸움에 휘말렸고 그에게 배신당했다. 그러나 미정의 말을 되새긴 그는 선배에게 전화해 “내가 형 환대할게”라고 말하고는 돈다발을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구씨는 떨어뜨린 500원 동전이 간발의 차이로 맨홀 밑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고 한결 누그러진 표정으로 거리를 걸었다.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는 구씨. 그 역시 그만의 해방을 향해 힘겹게 발걸음을 뗐음을 엿보게 했다.
염미정 역시 자신을 못마땅해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을 재발견한 모습을 보였다. 염미정은 자신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뉜다며 “나 미쳤나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게 사랑밖에 없어”라고 외치며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을 바라보는 염미정의 ‘해방’을 엿보게 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염씨 삼남매와 구씨가 답답함 속에 갇힌 각자의 삶속에서 자신의 해방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삶의 성찰이 담긴 에피소드와 주옥같은 명대사로 완벽하게 녹여내며 ‘명품드라마’라는 호평을 자아냈다. 김지원, 이민기, 이엘, 손석구, 천호진의 열연 역시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나의 해방일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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