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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칭 복수’ 김유진 감독 “10대 이야기라 수위 고민 컸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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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 김유진 감독이 제목에 담긴 의미부터 배우에 대한 깊은 애정, 메시지까지 모두 전했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찬미’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수헌’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高자극 하이틴 복수 스릴러로, 매주 수요일 17시 디즈니+에서 2개 에피소드씩 공개된다.

회가 거듭될수록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파격적인 전개, 신예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3인칭 복수’ 김유진 감독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김유진 감독 일문일답.

Q. ‘3인칭 복수’는 기획 단계부터 약 3년에 걸친 준비 기간 끝에 완성된 작품이라고 들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10대 이야기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고 표현의 방식과 수위를 어디까지 두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플랫폼이 OTT로 결정되면서 그런 부분에서 많이 편해졌지만 그래도 사건의 묘사에 있어 ‘자극을 위한 자극’이 되지 않게 스스로 경계하고자 했다.

Q. 제목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3인칭 복수’라는 제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3인칭 복수의 ‘복수’가 어떤 복수를 말하는지 이미 아실 거라 생각한다. 영문 제목에 ‘리벤지’가 들어가기도 하고. 주인공 찬미가 쌍둥이의 복수에 대신 나서는 상황, 수헌은 말 그대로 복수 대행 일을 하고 있는 점을 상징해 줄 수 있는 제목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엉뚱하긴 한데 제목을 정할 당시 작가님께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제목 ‘일인칭 단수’를 우연히 보고 떠올리게 되었다고도 하셨다.

Q. ‘3인칭 복수’는 하이틴 소재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더해진 작품이다. 이질적인 소재와 장르를 한 작품에 담아내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지? 거기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함께 담아내기 위해 더욱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한 회차 안에서도 하이틴 무드의 장면과 스릴러 액션이 오가다 보니 그 간극을 어우러지게 표현하고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지만 그런 지점들이 ‘3인칭 복수’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틴 복수 스릴러’라는 수식어도 그렇고 뭔가 청춘 로맨스에 어울릴 것 같은 비주얼의 배우들이 다크 히어로물을 찍고 있다는 점이 저희 드라마의 차별 포인트가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

Q, 신예은, 로몬, 서지훈 등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신예 배우들과 함께했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캐스팅을 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이 교복이 잘 어울리면서도 성숙한 느낌의 연기자를 찾는 것이었다. 주인공들 모두 19세 고등학생임에도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떠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깊은 감정의 굴곡들을 연기해 나가야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세 배우들 모두 처음 만난 순간 생각했던 배역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들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의욕도 충만한 데다 연기적인 준비도 잘 해와서 결정하는 과정이 수월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부분은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Q. 신예은이 연기한 ‘옥찬미’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고교 사격 선수이자 오빠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어떤 위협 속에서도 그 의지를 굽히지 않는 캐릭터다. ‘옥찬미’ 캐릭터를 사격 선수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 혹은 대중들에게 이 캐릭터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찬미는 운동선수답게 앞만 보고 달리는 친구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서 달리는 친구라서,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할 때 망설임이 없고 일단 부딪쳐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소위 고구마라고 하는 답답함 없이 보실 수 있는 시원시원한 캐릭터이고, 그런 부분이 잘 느껴질 수 있도록 연출하려고 했다. 가끔은 너무 앞만 보고 달려서 잘못된 길로 갈 때도 있어서 시청자분들이 답답하실 수도 있지만, 자신의 잘못도 외면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그런 친구다. 또 쌍둥이 오빠를 잃고 혼자 남겨졌던 찬미가 용탄고에서 수헌이를 만나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지수헌’은 뇌종양으로 인해 전에 없던 성격의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설정이 ‘복수 대행’의 과정에서 발현되고 그로 인해 액션의 폭이 더 넓어지기도 하고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캐릭터의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연출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로몬에게 특별히 디렉팅을 한 부분이 있는지?

수헌에게 여러 가지 설정이 부여되어 있는데, 이 친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인간적이고 성숙한 면모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본인이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다정함이나 상냥함을 잃지 않아요. 상대가 찬미처럼 비밀을 지니고 있고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더라도, 찬미의 처지를 알고 한편으로 걱정해 준다. 그래서 성격의 변화 같은 부분이 이 친구에게는 더 당황스러운 느낌이길 바랐고, 그 간극이 잘 드러나길 바랐다.

Q. 학교 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수 대행’을 의뢰하는 인물이 다름 아닌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태소연’이라는 설정이 의미심장하다. 또한 복수 대행을 시작하는 ‘지수헌’ 역시 학교 폭력으로 인해 형을 잃은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이들의 ‘복수 대행’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연출했나?

아이들이 단순히 돈이나 복수심 때문만으로 복수 대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소연이와 수헌이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기 때문에 결국 마음을 움직여 복수 대행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수헌이 같은 경우는 이 방법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 단순히 복수심에 함몰된 아이들은 아니라는 거다. ‘복수’라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지켜주는 이가 없는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기 때문에 결국엔 그런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복수 대행’이라는 설정을 사용하여 스토리적인 재미를 부가했지만 ‘3인칭 복수’는 그 이면에 우리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생긴 피해자들과 아이들에 대한 경종이 담겨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나 메시지가 있다면?

대단한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지금도 어딘 가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이 있을텐데, 수헌과 찬미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같이 응원하고 한 번이라도 돌아 봐주시고 손 내밀어 주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Q. 신예은은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라고 작품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명장면이나 가장 좋아하시는 대사는?

찬미와 수헌이 함께 나오는 장면들만 모아 놓고 보아도 둘의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찬미와 수헌이 우연히 함께 술을 마시게 되면서 속 얘기를 터놓는 장면이 담긴 시퀀스가 있다. 비슷한 처지의 두 친구가 서로에게 좀 더 위로의 존재가 되어주며 가까워지는 모먼트이기도 하고, 또 쉴 틈 없이 터지는 사건과 긴장 속에 잠시나마 힐링의 순간이 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다.

Q.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3인칭 복수’를 선보이게 된 소감은?

지상파에서만 작업을 해왔었는데, 새로운 환경에서 나름의 도전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 업계에 여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디즈니 +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로 선보이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재미있게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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