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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아는 맛이 무섭다”라는 말이 이토록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순간도 드물 것이다.
나영석 PD의 넷플릭스 진출은 단순한 플랫폼 이동이 아니라, 한국 예능이 가진 고유의 재미와 정서를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증명하는 실험이었다. 그리고 그 실험의 결과물인 ‘케냐 간 세끼’는 공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일명 ‘케냐 간 신서유기’라 불릴 만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조합을 갖춘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나영석표 예능이 왜 강력한지 다시 한번 입증해냈다.
나 PD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무리한 변주를 시도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편안하게 느껴온 자기만의 강점을 다시 꺼내 들었다. ‘케냐 간 세끼’는 그의 대표작인 ‘삼시세끼’의 자연 친화적인 구성과 ‘신서유기’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장난기 넘치는 요소가 자연스럽게 결합된 작품이다. 여기에 지난 5년 동안 ‘신서유기’와 함께해오며 완벽한 합을 보여줬던 이수근, 은지원, 규현 3인방이 주축으로 참여하면서 기존 팬층이 기대할 수밖에 없는 안정적인 그림이 완성됐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멤버들이 지닌 편안함과 리듬감은 프로그램 전반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촬영 내내 자연스럽게 웃음을 끌어내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 마니아층 탄탄한 국민 예능의 귀환
사실 ‘케냐 간 세끼’는 오래된 팬들 사이에서 이미 전설처럼 회자되던 ‘약속의 프로젝트’였다. 2019년 ‘신서유기7’에서 규현이 게임 도중 케냐 기린 호텔 숙박권을 뽑은 것이 시작이었고, 제작진은 이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해외 촬영 제한, 호텔 예약 문제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며 오랜 시간 구현되지 못했다. 팬들은 6년 가까운 시간을 기다리며 “언젠가 반드시 만들어질 프로그램”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11월 2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으로 귀환한 순간 팬들은 말 그대로 환호했다. 기존 ‘신서유기’ 마니아층은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 새롭게 유입된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 ‘신박함’ 그 자체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했다
방영 전부터 업계에서는 ‘나영석 효과’가 글로벌 OTT에서도 유효할지에 대해 여러 관측이 오갔다. 나 PD 자신도 제작발표회에서 “한국 시청자에게 익숙한 예능 문법이 해외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자막도 많고, 한국형 정서가 강해 부담스러웠지만 넷플릭스 측에서 적극적으로 번역과 로컬라이징을 지원하겠다고 격려해줬다”고 밝혀 기대를 키웠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는 이런 걸 즐기는 사람들인데, 세계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도전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모두 기우였다. 1화 공개 직후 국내에서는 실시간 화제성을 압도하며 순위 2위까지 올랐고, 해외에서도 홍콩, 인도네시아, 케냐,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한국 예능의 글로벌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촬영지인 케냐에서는 6위에 오르며 현지인의 관심까지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투둠에 따르면 공개 5일 만에 19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비영어 TV쇼 5위, 국내 비영어 TV쇼 1위에 올라 대단한 성과를 입증했다.


▼ 외교적 반응까지 이끌어낸 이례적 파급력
주한 케냐 대사관은 프로그램 공개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나영석 사단의 작품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케냐의 자연, 야생 동물, 현지인의 따뜻함이 유쾌하면서도 생생하게 담겨 있어 많은 시청자가 케냐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드물게 외교적 관심까지 불러일으킨 사례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공개된 마지막 회차 4~6회에서는 세끼 형제들의 본격적인 사파리 여정이 펼쳐졌고, 타조 고기·악어 고기 등 이색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은 물론 열기구 체험, 게임 드라이브 등 케냐에서만 가능한 경험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더불어 이수근·은지원·규현의 찰떡 케미가 빛난 ‘마피아 게임’과 ‘이어 말하기 게임’은 고전 예능의 힘을 다시 증명하며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항상 익숙함이 가장 위험한 것. 그게 나영석 예능이 식상하다는 악평을 받으면서도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유지 않을까?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넷플릭스 ‘케냐 간 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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