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은 기자] 피 터지는 티켓 경쟁으로 일명 ‘피켓팅’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은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중국인들이 자국에서 불법 유통된 한국인 계정 정보를 입력해 암표 거래로 불법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정감사에서 “중국 암표 팔이 업자가 한국인 인증 계정을 450~650위안(한화 약 9만~12만원)에 불법 거래하고 중국에서 국내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해 표를 사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 계정은 최근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표를 예매하는 데 동시 접속자가 50만명이 몰리는 등 치열했던 매표 경쟁을 뚫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예매 사이트는 부정 예매를 방지하기 위해 내국인과 외국인 결제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으나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해외인 중국에서도 내국인처럼 가입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8월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 전까지 이런 상황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라며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예매 사이트와 같은 본인 확인이 필요한 사이트에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 및 가이드를 배포했지만, 전체 기관 중 21.8%만 회신하는 등 유명무실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는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 결과 문제없다고 회신했는데 내용이 거짓이었던 셈”이라며 “2만3000개가 넘는 본인인증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체크리스트 점검·이행을 강제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명 아티스트들의 인기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취하는 암표 판매자들은 국내에서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임영웅·나훈아 등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좌석을 대거 확보한 후 수십만 원의 웃돈을 받고 암표를 판매한 피의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일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암표를 판매한 피의자 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에 익숙한 20~30대로 전문적으로 티켓판매를 대행한 사람은 물론 대학생·취업준비생·군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유명 가수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 등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 대행하거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티켓을 되팔아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그 중 임영웅 콘서트는 정가 18만 7000원짜리 티켓이 최대 8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으며 20대 남성 B씨는 매크로로 확보한 임영웅 콘서트 티켓 15매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되팔아 1338만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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