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경민 기자] 탈북민 출신 연습생이 포함된 아이돌 그룹이 데뷔한다.
23일 BBC 코리아에 따르면, 소속사 씽잉비틀 4인조 보이그룹 유니버스(1VERSE)가 올해 말 미국 무대에 데뷔한다.
유니버스에는 2013년과 2018년에 각각 탈북한 유혁(24)과 김석(24)이 멤버로 포함돼 있다. 여기에 중국계 미국인 케니(22)와 일본 국적 무라타 아이토(19)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탈북민 출신인 멤버 유혁은 9세 시절부터 거리에 나가 구걸하는 ‘꽃제비’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훔친 도시락에 있던 쉰 밥에 소다랑 식초를 넣어 다시 먹곤 했다”라며 “도둑질은 나쁘지만 그 당시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이 모습을 본 조미쉘 씽잉비틀 대표는 유혁을 회사 연습생으로 스카우트했다.
또 다른 탈북민 출신 멤버 김석은 중국 접경 지역에 머무르며 불법 밀수한 CD와 USB를 통해 K팝을 들었다. 김석은 “UN의 ‘선물’을 가장 좋아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엄마 생각이 났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을 비롯해 많은 북한 주민에게 K팝은 ‘사치’에 불과했다. 유 씨는 어릴 때부터 소위 말하는 거지, 즉 ‘꽃제비’ 생활을 했다. 당시 그의 최대 목표는 굶지 않고 매일 살아남는 것이었다. 때문에 한국에서 같은 K팝 그룹 멤버로 데뷔하는 건 더더욱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멤버 케니는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없었지만, 그들이 자신과 같이 K팝 아이돌을 준비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탈북민이 (아이돌처럼) 매우 공개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라며 “혹시라도 (이들이) 이 일을 하다가 상처나 피해를 보지는 않을까 걱정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북한 출신인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었을 어려움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의 하승희 교수는 현재로선 BTS나 블랙핑크처럼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 탈북민 출신 K팝 아이돌이 탄생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그런 아이돌이 나온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는 일종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새로운 K팝의 주역으로 떠오를 유니버스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경민 기자 kkm@tvreport.co.kr / 사진= 채널 BBC 코리아, 1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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