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하정우가 성공한 작품과 실패한 작품의 차이를 설명하며 주연 배우로의 소신을 전했다. 하정우는 “주연배우로서 수백 억짜리 작품에서 나만의 예술을 할 순 없다”라고 했다.
9일 정재형이 운영하는 ‘요정재형’ 채널엔 하정우가 게스트로 나선 ‘요정식탁’ 영상이 업로드 됐다.
지난 2002년 영화 ‘마들렌’을 통해 충무로에 입성한 하정우는 “내가 대학교 3학년 때였다. 신민아의 전 남자친구 역할로 나왔는데 비중이 미비하다 보니까 VIP시사회에 초대를 받지 못했다. 시사회 날 혼자 술을 마셨다”라고 입을 뗐다.
‘배우 하정우’의 이름을 알린 2005년 작 ‘용서 받지 못한 자’에 대해선 “윤종빈 감독이 내 1년 후배인데 내게 졸업 작품 시나리오를 준 거다. 강의실에서 둘이 얘기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하다 보니 장편이 됐고 13개월 동안 촬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용서 받지 못한 자’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던 그는 “이 정도까진 생각을 못했다”면서 “사실 둘이 너무 재밌었던 게 나도 그 전엔 주로 연극 무대에 서다가 처음으로 카메라 연기를 한 거였다. 어떻게 보면 내게도 엄청난 기회였다. 어떤 컷이 마음에 안 들면 이틀 동안 찍었다. 학교 장비고 돈이 안 들어가서 서로 될 때까지 찍었다”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촬영에 앞서 감독과의 대화를 중시한다는 하정우는 “이 사람이 주연배우로서 영화에서 기능을 하느냐를 본다. 무슨 역할이든 나랑 안 맞는 역이면 내가 먼저 거절을 할 것 아닌가. 1차적으로 서류심사에서 통과를 시킨 시나리오로 2차 면접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웃었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 중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보면 주연배우 하나 혹은 둘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기능을 한다”라는 것이 하정우의 설명.
그는 또 “스스로에게 실패한 작품이란 뭔가?”라는 질문에 “세상이 선을 그어놓은 성공과 실패의 기준에 따라 이야기를 하는 건 어렵다. 다만, 상업적으로 실패한 작품이라면 그건 소재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주인공이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답했다.
나아가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예술성, 배우로의 색깔을 드러내기란 사실 쉽지 않다. 몇 백 억의 제작비가 들어가는데 거기서 나의 취향을 보여줄 순 없다. 300억 짜리 영화에서 ‘나는 육개장을 먹겠다’라고 할 순 없는 거다. 하몽을 먹어야 한다”라고 덧붙이며 주연배우의 소신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요정재형’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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