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유소연 기자] TV 방송과 유튜브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유튜버들도 점점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부터 성공적인 길을 걷진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인생역전’의 주인공들을 모아봤다.
1일 217만 명의 팬을 거느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다. 이날 그는 유재석으로부터 “국내 여행 유튜버 중에서 구독자가 200만 명이 되는 건 빠니보틀이 유일하다”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빠니보틀은 “직장인 생활을 했었다. 보일러 회사 가서 인턴 3개월 하고 큰일 없으면 정직원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월급도 괜찮고 규모도 있는 회사여서 참고 다녀보려고 했다. 근데 회사 문화가 살짝 경직된 곳이었다. 정장을 입고 다녀야 되고 와이셔츠를 빼놓지 못했다. 점심시간에 밥을 혼자 먹을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저는 반항기가 있어서 그런 룰이 있어도 (점심식사에) 안 갔다. ‘저는 자겠다’라고 작은 반항을 했었다. 웬만하면 인턴에서 정직원 넘어가는데, 안 넘어가고 그만 나오라더라”라고 떠올렸다.
빠니보틀은 그러면서 “기분이 좋았었다. 그때도 회사원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회사 때려 치우고 유튜브나 해볼까’였다. 그래서 ‘세계여행 하면서 유튜브로 월 30만~40만 원만 벌어보자’라고 생각했다. 호스텔 비가 당시 한 달에 30만~40만 원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그 생각으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에서 잘리면서 인생 역전을 제대로 하게 된 빠니보틀은 평범한 직장인보다 큰 돈을 벌고 있다. 그는 첫 수익이 500만 원이었다며 한번도 그 이하를 번 적은 없다고 당당히 말해 부러움을 유발했다.
뮤지컬 배우와 통역사로 일했던 유튜버 랄랄 역시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유튜브에 도전했다.
랄랄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르크크’에 출연해 이경규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사실 진짜 뭘 해 먹고 살아야 될지 몰라서 시작했다”라고 고백했다.
랄랄은 “미국에 살고 싶었는데 비자가 잘 안 나온다는 거다. 햄버거 집에서 2년을 일하지 않는 이상 안 준다더라. 그래서 불법 체류자라도 돼야 하나 별생각을 다 하다가 (유튜브에) 미국 여행하는 걸 담기 시작했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그런데 구독자가 200명에서 안 늘었다. 지인, 가족을 다 끌어도 안 됐다. 1년 안에 1천 명이 안 되면 수익이 안 난다 그래서 위기 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큰일 났다는 생각에 시작한 게 인터넷 방송이었다. 6만 원짜리 캠 가지고 시작했다”라며 이경규를 놀라게 했다.
랄랄은 25만 원짜리 조명도 3개월 할부로 구입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어머니에게 돈을 번다는 사실을 인증하면서 갚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한국에서 백수로 살다가 엄마한테 맨날 욕먹고, 방구석에서 맨날 개 소리 내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러니까 엄마가 ‘나이를 먹다 못해 백수여서 미쳐가는 줄 알았다’고 했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랄랄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중학생 때부터 고깃집 알바를 했다고 밝혔다. 남다른 끼와 재능으로 당당히 성공한 랄랄에게 많은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여행 유튜버 원지도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극적인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2022년 8월 원지는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 출연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장하게 된 계기를 “우울증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원지는 “과거 스스로 동굴에 들어가 있었을 때 이대로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울증이 왔던 이유를 생각해 보니 결과가 잘 안되니까 우울해졌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일상을 기록해 보고자 유튜브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건축학을 전공한 원지는 여러 도전을 거쳐 창업 등을 시도했지만, 돌연 유튜버로의 진로를 선택했다. 처음 그는 유튜브를 일상 기록용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여행 콘텐츠가 주로 올라가는 여행 유튜브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원지는 “유튜브를 하면서 정말 바빠지니까 있었던 우울증도 생각이 안 났다. 생각할 시간이 없더라”라며 유튜브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또 내가 찍은 영상을 보면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일들이 많았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만족해 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는 긴 무명 시절을 겪어야 했던 코미디언 임라라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커플 유튜브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임라라는 “그때는 ‘웃찾사’가 없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서 길바닥에 나앉아야 되니까. 스트릿 개그우먼이 되니까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 갔는데 백수가 한 명 누워있었다. 지금의 남편이다. 남편이 착하다. 이렇게 귀여운 남자가 세상에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임라라의 남편 손민수 역시 ‘코미디빅리그’ 개그맨으로 데뷔한 바 있다.
유소연 기자 ysy@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유튜브 ‘버거가게’·’르크크’,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JTBC ‘아는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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