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경민 기자] 디즈니가 올해 박스오피스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영화를 개봉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27일(현지 시간) 외신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디즈니의 암울한 흥행 기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올 한 해 디즈니에서 개봉한 영화의 성적과 흥행 부진 이유에 대해 다뤘다.
2023년 디즈니는 박스오피스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영화를 개봉하지 못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8억 4,560만 달러(한화 약 1조 904억 원)로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10억 달러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초 디즈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인어공주’ 실사 리메이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등 굵직한 작품 라인업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영화들이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 디즈니는 위기에 빠졌다. 그 중 ‘인어공주’가 5억 6,900만 달러(한화 약 7,339억 원)를 벌어들이면서 체면을 차리는 듯했지만, 이 역시 ‘라이온 킹’과 ‘미녀와 야수’ 같은 실사 리메이크작이 거둔 수십억 달러의 성과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특히 가장 최근에 개봉한 MCU 작품인 ‘더 마블스’는 디즈니 프랜차이즈의 급격한 하락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더 마블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 8,880만 달러(한화 약 2,43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로써 ‘더 마블스’는 역대 마블 영화 중 가장 낮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화 흥행 집계 전문업체인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Exhibitor Relations)의 애널리스트는 디즈니의 연이은 흥행 실패에 대해 “디즈니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실패를 겪은 것은 분명하다. 과거의 디즈니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그저 그런 회사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디즈니가 박스오피스에서 하락세를 보인 주요 요인으로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기타 스트리밍 플랫폼의 출현을 꼽았다. 이들은 “팬데믹 초기에 업계는 단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영화 관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지 않고 스트리밍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면서 OTT 서비스의 편리함을 느낀 관객들이 더 이상 영화관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디즈니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기념 영화 ‘위시’를 야심차게 개봉했다. 과연 디즈니가 ‘위시’를 통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민 기자 lkm@tvreport.co.kr / 사진=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화 ‘더 마블스’ 스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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