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차혜미 기자]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서울 동작 경찰서로부터 감사패와 포상금을 받는다.
지난 5일 동작 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택시를 치고 달아나는 운전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고, 경찰에게 범인을 넘겨준 건 이천수와 그의 매니저였다.
해당 운전자는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택시와 추돌사고를 낸 뒤 차량에서 내려 도망쳤다.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해있던 이천수는 택시 기사가 “저 사람 좀 잡아달라”는 말을 듣고 뺑소니범을 쫓았다. 이천수는 1km를 전력질주해 범인을 검거했다. 이에 동작 경찰서는 이천수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천수 측은 7일 TV리포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동작 경찰서에서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기로 했는데 경찰서 측과 정확한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상금은 약 8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천수는 본인의 개인 채널에 뺑소니범을 잡은 후일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천수는 “여의도에서 행사 후 이동 중이었다. 밤 11시쯤 됐는데, 그 시간에는 차가 안 밀리는 시간인데 밀리더라. 매니저랑 ‘왜 이렇게 밀리지?’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천수는 뛰어가는 한 남성과 그를 쫓는 누군가를 목격했다. 그는 “하얀 옷을 입은 분(음주 운전자)이 우리 쪽으로 뛰어왔다. 그 뒤에 나이 드신 분(택시기사)이 같이 뛰어오더니 우리 차 앞에서 ‘잡아달라’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택시기사로부터 음주 뺑소니를 했다는 사실을 들은 이천수는 곧장 차에서 내려 축구선수 출신 매니저와 범인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천수는 “음주 운전자가 동작대교로 올라가고 있길래 300m 정도 차이가 났는데 매니저랑 같이 뛰었다. 음주 운전자도 우리가 따라오는 걸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그 분이 도주를 포기하고 가드레일에 앉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이천수는 신속히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 운전자를 인계한 뒤 현장을 떠났다. 그는 “경찰분이 범인이 난 줄 알더라. 창피해서 먼저 갔다”라며 “순간 ‘저 분 표정이 왜그러지?’ 생각했다. 그래서 ‘저 아니에요’ 했다”라고 손사래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음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에 해당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천수는 “내가 그거 뛰었다고 너무 힘들어서 집에 와서 뻗었다”라며 “다음날 기사가 엄청 나오니까 아내가 ‘사고쳤나’ 싶었다더라”며 아내 심하은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누구라도 내 상황이었다면 그랬을 거다. 당연한 일인데 나라서 이슈가 되는 것 같다”라며 “포상금은 당연히 기부를 할 거다”라고 전했다. 이천수가 동작 경찰서로부터 받는 포상금은 순직 경찰관 자녀 지원 관련 재단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차혜미 기자 chm@tvreport.co.kr / 사진= 이천수 개인 채널 ‘리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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