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모든 이야기의 끝은 돈과 부부관계. 위기의 ‘저울부부’의 사연이 ‘결혼지옥’을 통해 공개됐다.
1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선 저울부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들이 ‘저울부부’로 명명된 것은 서로의 잘못만을 저울질하고 공평한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를 옥죄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제적인 것. 현재 남편과 아내 모두 휴직 중으로 특히나 남편은 희망휴직 후 배달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남편은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웠는데 희망휴직을 할 경우 월 30만 원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더라. 거기에 배달 일까지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코로나가 끝나면서 배달업계도 안 좋아졌다. 오히려 수입이 줄었다”고 털어놨다.
오후부터 새벽까지 일 평균 9시간 이상 배달 업무를 소화 중인 남편은 작은 지출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날도 그는 속눈썹 숍을 운영 중인 아내가 외식을 한데 발끈, “뭐 먹는데 17000원이나 나오나. 좋겠다, 비싼 거 먹어서”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아내가 처음 숍을 시작할 때 3개월만 월세를 지원해주면 그 뒤로 월세도 벌고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재료값과 홍보 때문에 월세가 부족한 거다. 속눈썹 기술과 메이크업 기술을 배운다고 500만 원도 들었는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자꾸 카드 값을 청구하니까 버겁다”고 토로했다.
이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귀가한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이 햄버거를 시켜먹었음을 알고 분노했다. “낮에도 먹고 또 시켜먹나? 돈도 없는데 집밥 좀 먹지. 빌린 돈은 어떻게 할 건가?”라며 잔소리를 퍼부은 것.
“열심히 벌어서 갚으면 된다”는 아내의 말에는 “나만? 나만 벌고 있지 않나”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남편의 태도에 오은영 박사는 “내가 보기엔 돈도 돈이지만 돈의 밑에 다른 의미들이 있다. 남편이 말하는 내내 억울함이 깔려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남편은 모든 지출을 배달횟수와 비교해서 생각하고 있다며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있다”고 털어놨다.
부부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부부관계다. 남편은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 중. 그는 “나한테 돈을 안 바라면 나도 관계를 안 바란다”면서 “부부 상담을 통해 일주일에 두 번으로 합의를 했는데도 그걸 안하니 내가 싫어서 그러나 싶다”라고 푸념했다.
반면 아내는 “모든 이야기의 끝이 돈과 성관계다. 대화의 맺음 없이 무작정 관계를 하자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 말대로 관계개선을 위해 데이트에 나서고도 남편은 “돈 아까워” 타령을 하다 모텔 ‘대실’을 요구하는 것으로 출연자들을 당황케 했다. 심지어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하는 아내에 “나도 몰랐잖아. 그걸 내 탓만 하면 안 되잖아”라며 역으로 성을 냈다.
이에 오은영은 과거 아내가 성추행 피해자였던 점을 들어 “남편 입장에선 내가 사랑하는 아내를 만지는 게 왜 강간이냐 싶겠지만 아내에겐 아픔이 있기 때문에 유사한 자극이 들어와도 상처가 된다.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건 나쁘지 않지만 보상받듯이 하는 건 폭력적이다. 당장 중단하라”고 조언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오은영 리포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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