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방탈출 카페에 정기적으로 가는 친구모임이 있을 정도로 방탈출을 좋아하는 에디터 LEE에게 코로나 시국은 참 고된 나날입니다. 방탈출 카페들도 방역을 철저히 하며 영업중이지만 아무래도 요즘 같은 때에는 남의 손이 닿았던 물건을 만지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거든요. 갇혀 있던 공간에서 퍼즐을 풀어 탈출할 때의 짜릿함과 지적 쾌감은 그야말로 중독적인데, 이 재미를 누리지 못 하다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옛날’을 꿈꾸며 언제까지나 방바닥만 벅벅 긁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현실 방탈출 카페에 갈 수 없다면 휴대폰과 PC로 방탈출 게임을 즐기면 됩니다. 심지어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멀티게임도 있다구요!?
대부분의 방탈출 게임은 포인트 앤 클릭(화면의 특정 부분을 클릭해서 조사하고 단서를 입수하는 조작법)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 있습니다. 순발력이 부족해 게임을 못 한다고 걱정하는 분, 염려 내려 놓으셔도 된답니다. 관찰력과 추리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퍼즐풀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스마트폰 혹은 PC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방탈출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 노바디즈(NOBODIES) 시체처리반’
?모바일(구글플레이 / 앱스토어) / ?스팀(7500원)
모바일은 무료(중간광고 있음, 광고제거비용 3천원)
추천지수 ★★★★★
사람을 해치고 증거를 인멸하는 건 범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시체처리반’, 즉 주인공의 행동에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을 암살하는 집단에서 시체은닉을 담당하는 주인공.악을 악으로 다스리는 다크 히어로 같은 존재죠. 암살자 동료들이 현장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 하게 증거를 없애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잔인한 표현도 나오니 주의). 문제해결법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재미도 있지요. 외국 개발사 작품이지만 한글화가 다 되어 있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명탐정이 되어보자, Curious Cases’
추천지수 ★★★★☆
최대 6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멀티 방탈출 게임입니다. VR게임이라 기기가 있다면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겠으나, PC로도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토마스 무어’라는 유명한 형사가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되는데요. 친구들과 함께하지 않고 혼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실제 방탈출 카페에 들어간 듯한 실내 구성과 아이템 배치, 퍼즐풀이 등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 실감나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글화가 100%다 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부는 한국어로 번역됐지만 퍼즐문제는 영어 그대로 나옵니다. 어려운 영어는 아니지만 번역이 다 됐더라면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깜놀 없는 공포 탈출게임 Behind the Door’
추천지수 ★★★☆☆
이번에는 살짝 으스스~한 공포 탈출게임을 소개합니다. 주인공은 탐정 ‘존’이 되어 버려진 집의 비밀을 조사하러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 집에서는 예전에 청소년 3명이 사망했는데, 동네에서는 귀신 짓이라고 수근거린다고 합니다. 사건의 진실을 밝혀낼 증거를 찾고자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으나, 갑자기 집 안에 자기 혼자 있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상상만 해도 오싹하죠. 에디터 LEE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별점을 다른 게임보다 낮게 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한글화가 안 되어 있고, 유료게임이지만 플레이 타임이 1시간 정도로 짧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왁 하고 튀어나오는 ‘깜놀’구간이 전혀 없고 오로지 분위기로만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호러테마 탈출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게 즐길 게임을 찾는 분에게는 오히려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어요.
‘우정파괴(?) 협동 탈출게임 We Were Here 시리즈’
1편 We Were Here (무료)
2편 We Were Here Too (1만 500원)
3편 We Were Here Together (1만 3500원)
추천지수 ★★★★★
‘우정파괴게임’이라고도 불리는 협동 탈출게임 ‘위 워 히어(We Were Here)’입니다. 약간 공포분위기가 있지만 깜놀구간은 없어서 스릴감을 좋아하는 에디터 LEE의 취향에 맞는 게임입니다. 눈 속을 탐험하던 4명의 탐험대 중 두 사람이 낙오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성 안에 갇히게 됩니다. 서로 다른 곳에 갇힌 두 사람이 무전기를 사용해 소통하며 탈출하려 애쓴다는 설정인데요. 다른 방에 있는 친구가 퍼즐을 잘 풀어야 나도 무사할 수 있기에 호흡이 잘 맞아야 합니다(왜 우정파괴게임이라고 불리는지 아시겠죠?). 1편은 스팀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으니 쉬는 날 친구와 부담없이 함께 하기 딱입니다. 게임 속 인물들이 무전기로 소통하듯이 음성채팅하면서 진행하면 몰입감이 2배!
‘개성만점! 잔혹동화가 떠오르는 ‘Cube Escape’ 시리즈’
?모바일(구글플레이 / 앱스토어) / ?스팀(콜렉션 발매예정)
총 13편, 각 편마다 가격 다름(무료~3000원 대)
* 18금?
추천지수 ★★★★★
기괴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는 게임, 유명한 ‘큐브 이스케이프’ 시리즈입니다. 큐브 이스케이프 시리즈는 같은 제작사의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와 세계관·스토리를 공유하는데요. 어떤 여성의 사망사건을 조사하게 된 데일 반더미어(Dale Vandermeer)라는 탐정이 겪는 기묘한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손으로 삐뚤빼뚤 그린 것 같은 그림체도 은근히 소름 돋는 분위기 조성에 한 몫 합니다.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 퍼즐을 뒤섞은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나온 작품들만 해도 13편이나 되는데다 순서대로 따라가야 스토리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니 일단은 첫 편인 ‘큐브 이스케이프: 시즌(Seasons)’부터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스팀에는 아직 등록되지 않은 작품도 있으니 전체 콜렉션이 출시될 때까지는 모바일 기기로 플레이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총 13편 중 3편만 유료이니 취향에 맞는다면 쭉~ 달릴 수 있겠습니다. 참, 큐브 이스케이프 시리즈는 다소 잔인하고 기괴한 묘사가 있어 2019년 3월부터 전 시리즈가 18금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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