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흔히들 아는 ‘연트럴 파크’가 있는 연남동에서 산지 5년이 넘어가는 에디터 RAN. 그래서인지 주위 사람들로부터 연남동에 괜찮은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하는데, 사실 이럴 때마다 말해줄 곳이 별로 없다. 왜냐고? 대개 그들이 말하는 ‘괜찮은 음식점’이란 이성과 함께 가기 좋은, 즉 데이트 또는 소개팅하기에 적합한 분위기 좋은 곳을 의미하는데, 이런 데는 거의 가지 않기 때문.
다들 집 앞에 잠깐 나가서 밥 먹는 데 분위기 찾고 그렇지 않지 않나. 대신 맛은 중요하다. 아무리 집과 가까워도 맛없으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연남동 거주 6년차에 접어든 에디터 RAN이 ‘우리 동네 괜찮은 음식점 리스트’를 준비했다.지인들을 데려갔을 때도 대체로 평이 좋았던 곳들이니, 연남동에서 뭘 먹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한 번쯤 가보길. (주소상 연남동이 아닌 곳도 있지만, 연트럴 파크에서 걸어서 10~15분 이내로 갈 수 있는 곳이니 연남동으로 포함했다)
?영동감자탕
마포구 서교동 448-2
? 영업 시간 11:00~22:00 (브레이크 타임 15:30~17:00 / 일요일 휴무)
? 전화 02-3141-8885
? 포장 O
동네 사람이 맛집을 발견하는 루트는 간단하다. 먼저 동네를 돌아다닌다. 그러다 어르신들이 많은 식당을 발견한다. 그럼 거기는 맛집이다. <영동감자탕>이 바로 이러한 루트로 알게 된 곳이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항상 사람이 가득 차 있길래 ‘얼마나 맛있나 어디 한번 보자’하고 갔는데…지금은 내 마음속 감자탕계 최고존엄이 됐다. 원래 연남동에 있었으나 작년에 확장 이전해 지금은 서교동에 있다.
이 곳의 감자탕은 비지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동안 먹어본 감자탕과는 조금 다른 비주얼이다. 콩국수, 비지찌개는 쳐다도 안 보는 콩 극혐러인 에디터 RAN도 처음엔 비주얼에 살짝 당황했지만,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콩맛이 강하지 않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솔직히 콩이고 뭐고 그냥 맛있다. 비지와 들깨를 넣고 끓여내서 그런지 일반 감자탕에 비해 국물이 걸쭉한데, 이게 이 집만의 특징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맛있다.
뼈해장국처럼 혼자 먹기에 적당한 사이즈의 뚝배기에 주는 뚝배기 감자탕도 있으니 혼밥도 무리 없다. 실제로 혼밥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요즘처럼 찬 바람 불 때 감자탕 한 뚝배기 하면 저절로 감기가 예방되는 느낌이랄까. 뚝배기 감자탕은 8000원.
?요코쵸
마포구 연남동 240-1 1층
? 영업 시간 매일 18:00~02:00
? 전화 02-324-8875
? 포장·배달 X
누군가 연남동에서 술 한잔하기 좋은 곳을 알려달라고 하면 이곳에 가라고 외칠 거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에디터 RAN도 저절로 술잔을 들게 하는 곳이 바로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식 선술집 <요코쵸>. 일본어로 ‘골목’이란 뜻이다. 선술집답게 술과 어울리는 꼬치가 이곳의 대표 메뉴로 잘 알려져있지만, 이 곳의 ‘찐’은 바로 매운 짬뽕이다. (메뉴판엔 ‘카라이 짬뽕’이라고 적혀있다) 우동면, 숙주와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빨간 국물의 칼칼한 맛은 최고다. 술은 취향껏 시키되, 안주는 매운 짬뽕을 시키길 적극 추천한다. 매운 짬뽕은 2만 1000원. 꼬치는 3000~5000원대.
요코쵸는 항상 손님이 많아서 웨이팅을 각오하고 가야 한다. 평일 영업 시작 시각에 맞춰가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으니, 요코쵸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평일 저녁 6시~7시 사이에 가보기를.
?연남닭발
서대문구 창천동 444-1
? 영업 시간 18:00~01:00 (일요일 휴무)
? 전화 02-337-0557
? 포장·배달 O
언제까지 연남동에 와서 파스타와 고기만 먹고 갈 건가. 이젠 닭발을 먹고 가자. <연남닭발> 역시 연남동에 있었으나 창천동으로 가게를 옮겼다. 하지만 연트럴 파크가 시작되는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근처에서 7분 정도 걸으면 되니 연남동으로 치겠다.
대략 4년 전 ‘연남동 살면서 연남닭발을 몰라?’라는 한 친구의 말에 연남주민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찾아갔던 곳이다. 그 이후로 이곳은 최애 닭발집이 됐다. 내부는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다. 추천하는 메뉴는 A 세트. 국물닭발과 계란찜 그리고 주먹밥이 함께 나오는 메뉴인데, 이 셋은 말이 필요 없는 조합인거 닭발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김가루와 단무지가 섞인 고소한 주먹밥에 적당히 매우면서 달달한 국물닭발의 양념을 살짝 비벼 먹으면…입에 침이 고인다. 먹다가 매우면 계란찜으로 혀를 식혀주고 다시 먹으면 된다. 매운 정도는 불닭볶음면보다 조금 덜 맵거나 비슷한 정도? A 세트는 2만 5000원.
?베이커런트
마포구 연남동 515-12 1층
? 영업 시간 11:00~20:00 (매주 월요일, 2·4째주 화요일 휴무)
? 전화 02-322-9364
? 포장·배달(쿠팡이츠) O
밥보다 빵을 더 많이 먹는 에디터 RAN에게 동네 빵집을 빼놓을 수 없다. <베이커런트>는 올 4월에 문을 연 신생 가게다.생긴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네에선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빵집이 된 것 같다. 인기 메뉴는 영업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품절되는 걸 보니 말이다.
에디터 RAN이 추천하는 메뉴는 깜빠뉴와 휘낭시에. 계절별로 다른 재료를 넣은 깜빠뉴를 내놓는데, 현재는 무화과크림치즈, 통팥밤깜빠뉴를 팔고 있다. 쫄깃한 깜빠뉴에 크림치즈의 고소함, 팥앙금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 휘낭시에 중에서는 먹물치즈휘낭시에를 먹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속엔 크림치즈가 들어가 있고 위엔 그뤼에르 치즈가 올려져 있어 짭짤하면서 고소하다. 이곳에서 파는 빵을 거의 다 먹어본 에디터 RAN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집 빵은 뭘 먹어도 맛있다. 크루아상, 잠봉뵈르, 빨미까레 등 다양한 빵들이 있으니 끌리는 대로 먹으면 된다. 매장에는 먹고 갈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으며, 커피도 함께 팔고 있다. 깜빠뉴와 샌드위치류는 품절이 빠른 듯 하니, 꼭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방문 전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예약은 전화와 인스타그램(@bakerrent) DM을 통해 가능하다.
에디터RAN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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