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귀족, 혹은 귀족적이라는 단어는 반발심과 동경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참 흥미로운 단어다.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진다는 불합리함에 울컥하면서도 ‘귀족으로 살래 노비로 살래’라고 묻는다면… 기왕이면 귀족이고 싶은 것이 평범한 사람 마음일 것.
어차피 돈이 없어서 현대판 귀족으로 살기는 글렀다는 걸 잘 아는 서민 에디터 LEE가 일 년에 한두 번 꼴로 즐기는 귀족적 사치와 향락의 시간이 바로 애프터눈 티타임이다. 켜켜이 쌓인 접시에 예쁜 디저트를 차려 놓고 즐기는 애프터눈 티 타임의 목적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게 아니라 ‘분위기’까지 즐기는 데에 있다. 화려하고 예쁘고 어딘가 현실감이 없는 공간에서 두어 시간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먹으며 나 자신에게 관용을 베푸는 게 목적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무한노동 집요정 도비에게 있어 ‘양말’이 자유의 상징이듯 직장인에게도 힐링의 상징이 되어 줄 무언가가 필요한 법이다. 힘들었지? 이 정도는 써도 돼. 피곤한 현실에 자괴감이 들 때 찾아가기 좋은 세속적 관용의 공간, 애프터눈 티 룸을 추천한다.
‘르 살롱 바이 메종엠오’
19세기말~20세기 초의 프랑스 ‘벨 에포크’ 스타일을 콘셉트로 잡은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로비에서부터 눈을 즐겁게 한다. 예쁜 로비를 구경하고 7층으로 올라가면 딱 봐도 고급스러운 티룸이 나온다. 티룸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호화 라운지는 호텔 투숙객 전용 라운지인데 이곳에서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르 살롱 바이 메종엠오’ 애프터눈 티 세트는 새장을 형상화한 틀에 3단 접시를 끼운 동화풍 비주얼이 특징적이다. 3단 접시에는 크렘브륄레, 샌드위치, 샐러드, 아이스크림, 스콘, 크림과 잼, 마들렌, 휘낭시에, 미니 몽블랑 등 다양한 간식거리들이 올려져 있다. 화장실까지도 휘황찬란하게 꾸며져 있어 기분 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애프터눈 티 세트(1인) 3만 원
서울 중구 퇴계로 67 레스케이프 호텔 7층
02-317-4002
‘굿애프터눈’
이태원 창의어린이공원 근처에 자리잡은 깜찍한 동네 카페 ‘굿애프터눈’에서도 괜찮은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볼 수 있다. 1인당 2만 4000원이라는 (애프터눈 티세트 치고) 무난한 가격에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영국식 티타임을 표방하는 곳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주택가에 있는 동네 찻집이라 포근하고 부담 없다.
과자류, 케이크류 등 접시에 올라가는 모든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도 특징이다. 영국식 스콘에 꼭 곁들여야 하는 클로티드 크림도 수제로 직접 만들어 내놓기에 신선하고 고급스럽다. 1층과 지하에 좌석이 있으며 창 밖 구경도 하면서 ‘애프터눈’ 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려면 역시 1층이 제격. 인원수대로 주문했을 경우 차를 리필해서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애프터눈 티 세트(1인) 2만 4000원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6길 45
02-794-2923
‘트리아농’
채널A ‘하트시그널’ 촬영지로 등장해 큰 관심을 모았던 티 룸 트리아농. 1인 2만 3000원이며 테라스석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하게 휴식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베르사유궁의 별궁인 ‘트리아농’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인테리어도 이국적이고 화려한 멋이 있어 모임 장소로 적합하다. 카페공간뿐만 아니라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도 여기저기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
애프터눈 티 세트(1인) 2만 3000원
서울 강남구 학동로59길 43
070-8129-5955
‘헤븐온탑’
영국 명품 도자기 브랜드 버얼리에서 만든 다기 세트를 사용해서 눈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한 곳. 애프터눈 티는 2단 세트와 3단 세트로 나뉘어 있으며 오픈샌드위치, 스콘, 아이스크림, 초콜릿, 마카롱 등 여러 가지 디저트로 알차게 채워져 나온다. 헤븐온탑은 동부이촌동, 김포공항, 여의도, 롯데몰수지점 등 서울/경기 곳곳에 여러 지점이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 1인 기준 1만 6000원이라 가성비도 뛰어나다.
애프터눈 티 세트(1인) 1만 6000원
서울 용산구 이촌로 264
02-749-7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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