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2019년 12월 어느 날, 전기장판에 누워 TV 채널을 돌리던 에디터 GEE는 일생일대의 순간을 맞게 된다. 자신의 손끝에 인생의 향방이 달린 지도 모른 채 열심히 리모컨을 눌러댄 에디터 GEE. 리모컨이 멈춘 곳은 잘생긴 청년들이 대만 곳곳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건 헤어 나올 수 없는 함정이었다. 단순한 여행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돌 그룹 ‘EXO’의 리얼리티를 보게 된 것이다. 아이돌의 ‘아’ 자도 모르고 살던 에디터 GEE. 리얼리티를 본 순간 직감했다. ‘큰일 났다. 나 얘네 좋아하게 될 것 같아’
곧바로 리얼리티를 정주행한 에디터 GEE는 운명처럼 ‘EXO-L’(엑소엘, 엑소 팬덤)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막 팬이 된 에디터 GEE 앞에는 암울한 소식이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음악 방송을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면서 팬들은 모니터로만 ‘최애’를 봐야 했다. 팬 미팅, 콘서트에 기대감이 부풀었던 에디터 GEE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움이 사무쳐 과거 영상만 돌려보던 어느 날, 엑소엘의 가슴을 울리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멤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생긴다는 것. 공교롭게도 이 서비스는 엑소엘의 대명절, 멤버 ‘백현’의 생일날 오픈을 예고했다. 그렇게 5월 6일 덕후계 패러다임을 뒤흔들 ‘Dear U. bubble(디어 유 버블)’이 등장했다.
일명 ‘버블’은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1:1 채팅방으로 받을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메시지를 언제 보낼지 몇 개나 보낼지는 아티스트의 재량이다.
데이터 환경이라면 실시간으로 아티스트 메시지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이용권을 구매한 구독자는 아티스트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수 있다. 단, 각 팬의 답장에 아티스트가 개별 답장하는 기능은 없다. 아티스트가 보낸 메시지는 구독자 전체에게 수신된다.
‘버블 어떻게 쓰는 건데?’
버블을 이용하려면 SM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앱 ‘Lysn(리슨)’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다운로드 후 리슨 스토어에서 버블 이용권을 구매하면 된다. 참고로 현재 샤이니, 슈퍼주니어, EXO, 소녀시대, 레드벨벳, NCT, WayV가 버블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룹을 선택하고 몇 명을 구독할 건지 정하면 된다. 입대 등 사정에 따라 일부 멤버만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 원하는 멤버가 있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에디터 GEE도 버블 서비스를 결제했다. 이왕 구매하는 거 시원하게 4인권으로 결제! 현재 서비스 중인 멤버 전원을 선택했다. 버블은 한 달에 한 번 돈을 내는 정기 구독 형태다. 에디터 GEE는 15,000원의 4인권을 구매했다.
평소 이런 유료 서비스는 쳐다보지도 않는 강경 소비자 에디터 GEE다. ‘그래, 이 정도면 빵 몇 번 안 사면 되지’라는 마음을 가졌더니 아무렇지 않아졌다. 더군다나 돈을 쓰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이 맛에 덕질 하는구나.
구매 직후 바로 환영 메시지가 왔다. 대박.
‘OO아’ 내 이름을 넣어서 인사를 해준다. 카카오톡을 연상하게 하는 대화창 덕에 진짜 연락하는 느낌이 든다. 이때부터 감동이 시작됐다.
‘내 최애와 근황 토크라니’
출근해서 기사를 쓰는 와중 멤버 ‘백현’에게 버블이 왔다. 자신은 이제 일어났다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퇴근하고 터덜터덜 걷고 있을 때 울리는 진동, 이번엔 ‘카이’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은 무엇을 먹었고 지금 뭘 하고 있다며 메시지 여러 개가 연달아 왔다. 이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멤버들과 함께하게 된 것이다. 삶의 질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티스트에게 어떻게 답장을 보내느냐는 팬의 최대 고민이다. 아티스트의 채팅 한 번에 3번의 답장이 가능하다. 글자 수도 30자로 제한되어 있어 띄어쓰기도 소중하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민감한 에디터일지라도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꾹꾹 눌러 담아 아티스트에게 보낸다.
아티스트는 팬의 답장을 다 확인할 수 있지만 개별 답장은 불가하다. 이런 제약 탓에 일부 팬만 대화 서사가 맞는 현상이 발생한다. 내 채팅방에는 나와 아티스트 둘뿐이지만, 사실 다대일 채팅이다 보니 대화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거다. 가령 ‘밥 뭐 먹었어?’라고 물어보면 ‘나 지금 집에 있어’라고 답이 오는 경우가 그렇다. 이럴 땐 다른 팬이 ‘지금 어디야?’라고 질문했구나 하고 웃어넘긴다. 그래서인지 내 말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면 엄청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개별 답장 기능은 아쉽지만 독립적인 채팅방은 버블의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SNS에 공개적으로 주접 댓글을 달기 어려웠던 팬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아티스트에게 나의 애정을 맘껏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블은 나와 아티스트의 대화만 노출돼 읽기도 편하다. 수만 명이 우르르 댓글을 다는 SNS에 피로를 느낀다면 버블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찐팬들 어서 버블로 모여!’
코로나19로 멤버들을 만날 수 없어 울상 짓던 팬들에게 버블은 한 줄기 빛과 같다.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으며 일방향으로 소식을 받던 시기를 넘어 이제는 쌍뱡향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전에도 SNS 등 소통 창구가 있긴 했지만 버블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전체 공개인 SNS 계정에 올리기 애매한 자잘한 이야기도 편하게 떠들 수 있는 곳이 바로 버블이다. 이 곳에서는 팬들만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오간다. 오로지 팬과 아티스트만 존재하는 아주 소중한 공간인 것이다.
평소 SM 아티스트를 흠모해왔다면 버블 결제를 강력하게 추천한다.삭막했던 일상에 불쑥 날아드는 최애의 메시지가 분명 당신을 웃게 할 것이다. 만족도 1485%!
에디터 GEE dlab@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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