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코코넛워터, 민트초코우유, 아몬드우유, 데자와, 솔의 눈… 호불호 갈리는 음료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끝판왕’은 역시 ‘솔의 눈’이 아닐까 감히 말해봅니다. 에디터 LEE는 주변에서 솔의눈을 즐겨 마시는 사람을 본 적이 없지만… 이 음료, 사실은 1995년부터 롱런 중인 장수상품입니다. 특유의 청량감 폭발하는 맛과 호흡기에 좋다는 솔싹추출물 성분 때문인지 공기가 매캐해지는 황사철에 매출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어쩌면 솔의눈일 수도 있다
치약 탄 물 맛이라느니, 소나무 잎을 생으로 씹는 맛이라느니, 음료가 아니라 수상한 약 맛이라느니, 아재 중에서도 특수한 아재만 마실 수 있으니 감히 시도도 하지 말라느니… 솔의 눈에 도전했다가 장렬히 쓰러진 용자들이 남긴 한 마디는 풍문을 타고 점점 부풀려져 거의 전설이 되어갔습니다. 그들의 희생(?)을 떠올릴 때마다 숙연해짐과 동시에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몹쓸 호기심이 있었으니…
‘정말 그 정도야? 아무리 그래도 찾는 사람이 있으니까 수십 년 째 나오는 거 아냐?’
솔의 눈, 정말 용자만 마실 수 있는 음료인 것인가. 내가 비록 코코넛워터는 못 마셔도 데자와랑 민트초코는 아주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만하면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은근히 관심이 가던 차에 에디터 LEE는 에디터 BANGDI로부터 솔깃한 정보를 듣게 됩니다.
“선배, 이거(솔의 눈) 토닉워터랑 섞으면 봄베이 칵테일 맛이랑 똑같아요. 진짜 비슷함.”
‘봄베이가 솔의눈 맛입니까, 솔의눈이 봄베이 맛입니까?’
주량이 맥주 50ml(0하나 빠진 것 아님)에 불과한 진정성 넘치는 알쓰(알코올쓰레기) LEE는 갈등했습니다. 알쓰이지만 고급 술, 맛있는 술이 주는 풍류 넘치는 이미지?에는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봄베이 사파이어라고 하면 파란색 예쁜 병에 담겨있는 걸로 유명한 도수 높은 그 술 아닙니까. 47도에 달하는 독주라 마셔 볼 엄두도 못 냈었는데, 봄베이 진으로 만든 칵테일 맛을 솔의 눈으로 낼 수 있다니?
‘술잘알’ 에디터 BANGDI와 JEONG의 도움을 받아 무알코올 솔의눈 칵테일 제조에 들어가 봅니다. 구매할 재료는 솔의 눈과 토닉워터 딱 두 개. 편의점에서 부담 없이 집어올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얼음 넣은 잔에 솔의 눈을 조금 따르고 나머지는 토닉워터로 채우면 끝.
비율은 개개인이 정하기 나름이지만 솔의 눈 1/3, 토닉워터 2/3 정도 배합을 추천합니다. 상쾌한 향은 살리면서 솔잎향 초심자에게는 다소 독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맛을 적당히 희석시켜 줍니다.
이렇게 뚝딱 만든 솔의 눈 무알콜 칵테일 맛은 어땠을까요. 솔직히 생각보다 더 괜찮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식사 후 입가심으로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청량음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솔의 눈을 그냥 마셨을 때는 맛과 향이 강해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토닉워터에 희석시키니 적당히 향긋하면서 달달해져 편하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YOON팀장님은 ‘사이다 맛’이라고 표현).
LEE (알쓰1) 상쾌하다! 솔의 눈만 마셨을 때랑 느낌이 확 달라요. 이게 봄베이 칵테일 맛과 그렇게 비슷하다고? 진짜예요? ?
BANGDI네 진짜예요. 완전히 똑같다고는 못하겠지만 되게 비슷해요. ?
JEONG 와 상당히 비슷하네요! ?
YOON (알쓰2) 맛있긴 한데 칵테일 느낌은 아니야. 사이다 맛인데??
BANGDI와 JEONG이 알려준 주요 포인트는 ‘얼음이 녹으면 맛이 밍밍해지니 얼음에 신경을 쓸 것’, ‘탄산이 빠지지 않도록 할 것’ 이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재료 없이도 뚝딱 만들 수 있는 ‘솔의 눈 칵테일’, 여름에 상쾌하게 즐기기 좋은 무알콜 칵테일로 추천합니다(일반 솔의 눈을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어려웠던 분도 한번 시도해 보세요!).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 사진 BANGDI & JEONG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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