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요즘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왕자가 있습니다. 비유적인 표현 아니고요, 유튜버 ‘올리버쌤’의 반려견 ‘왕자’ 아니고요, 단어 그대로 왕자(王子) 말입니다. 요즘 세상에 왠 왕자냐고요? 바로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나라, 빙그레나라가 ‘핫한 아이콘’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에 홀연히 나타나 “안녕?”이라는 짧고 강렬한 인사와 함께 자신의 셀카를 올린 빙그레나라의 왕자 빙그레우스. 지금까지 신제품에 대한 소식만 올라오던 빙그레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나타난 2D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게 하였는데요.
빙그레나라의 현왕이 왕위계승을 위해 아들 빙그레우스에게 6개월 안에 정해진 수의 팔로워를 기록하고 명령했던 것. 주어진 기간 안에 인스타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야하는 빙그레우스는 재미난 일상, 왕실 사람들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업로드하며 변함 없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 빙그레우스의 동료들입니다. 사투리가 매력적인 우직한 비비빅, 빙그레우스의 비서 투게더리고리경, 걸크러시로 이름을 날린 더위사냥, 반전 매력의 소유자 열쇠공 끌레도르까지.
‘여기 네 취향이 한 명쯤은 있겠지’라는 듯 모든 덕후들의 취향을 골고루 저격하는 빙그레나라 사람들에 새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빙그레우스의 주위에는 어쩜 이렇게 덕후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들만 가득한 걸까요?
일명 빙그레 유니버스의 매력은 개성 있는 캐릭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주 업로드 된 에피소드에서 현왕이 철없는 왕자 빙그레우스 대신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을 차기 왕위 계승자로 고민하는 모습이 펼쳐졌는데요. 이것을 본 빙그레우스의 팬들은 ‘왕좌의 게임인가’, ‘빙그레우스의 자리가 위험해’ 등의 댓글을 달며 열띤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타 사극 뺨치는 정치 암투극(?)이 곧 팬들에게 찾아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빙그레우스는 뭐든 자신들에 맞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습니다. 펭수, 유산슬 등 인기 연예인과의 콜라보를 이어가던 빙그레는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 마케팅으로 색다른 모습의 빙그레우스를 선보였는데요. 독특한 말투와 컨셉, 흥미진진한 세계관 등 덕후들이 열광할 만한 소재로 순식간에 14만 명의 팔로워를 기록하여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들 역시 빙그레나라의 백성으로 댓글을 남기며 적극적으로 빙그레 유니버스에 참여하는 중이랍니다.
지금까지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 빙그레 유니버스. 다음 캐릭터로는 어떤 제품이 등장할까요? 한편 현왕이 예고한 6개월까지 남은 기간은 두 달 남짓. 그 사이에 빙그레우스는 성공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해 왕위를 이을 수 있을까요?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빙그레나라 이야기, 다음 전개가 기대됩니다.
최지원 동아닷컴 인턴 기자 dlab@donga.com
저작권자 ⓒ 29STREET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