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3월, 아니 4월까지만 해도 믿었다. 코로나19를 금방 물리칠 수 있을 거라고. 이렇게 길~어질 줄 누가 알았나. 전 세계가 역병에 덜덜 떠는 사이 상반기가 ‘순삭’됐다. 꼭 배우고 싶었던 강의는 반 년 째 연기되고 있고 해외여행도 도저히 갈 분위기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무계획과 즉흥성을 사랑하는 MBTI ‘P’형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계획이 틀어지는 건 원하지 않는데!
모두 스트레스 받는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경거망동은 금물. 마스크 잘 쓰고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 존엄한 인간생명을 위해 버텨보자. 다행히 우리의 존엄한 버티기, 즉 존버 생활을 도와 줄 신상들은 코로나 시국에도 꾸준히 나와주고 있다. 새로운 녀석들을 보고 듣고 맛보며 꿉꿉한 이 시국 여름을 견뎌보아요.
‘자우림 신곡 ‘HOLA!’’
여름 느낌 충만한 청춘 응원가. 7월 3일 유튜브에 공개된 ‘HOLA!’ 뮤비를 처음 본 감상이었다. 사실 김윤아의 여러 창법 중 비음 섞인 창법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솔로곡인 ‘야상곡’ 에서의 보컬이 내 취향) 이 곡에는 찰떡같이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홀↘라↗ 홀라레이! 하고 꺾이는 부분에서는 머리까지 시↘원↗해진다. 보컬 스타일 호불호를 뛰어넘어서 그 자체로 매력적인 곡이고 무엇보다 가사가 긍정왕이다. “자유로운 너를 믿어, 단단한 마음 이미 네 안에 있잖아.”
‘넷플릭스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코로나19때문에 여름은 여행 성수기, 휴가 성수기 등 많은 수식어를 빼앗겼다. 하지만 코로나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여름만의 독보적 지위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공포물 성수기! 오싹오싹한 영상물을 보기에 여름만큼 잘 어울리는 계절이 또 있을까.
넷플릭스에서 에피소드 6편까지 나와 있는 이 시리즈는 실종, 부자연스러운 죽음, 초자연적 사건 등 전말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을 추적하는 시리즈다. 1987년부터 방송된 동명의 인기 TV프로그램 제작진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과 함께 만들었다고. ‘서프라이즈’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섞어놓은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을 사건을 감히 팝콘 씹으면서 봐도 되는 것인지 잔잔한 양심통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놈의 호기심이 뭔지. 추리소설과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안 보고 지나가기 힘든 콘텐츠.
‘던킨도너츠 ‘포카칩 도넛’ 2종(오리지널, 어니언)’
콜라보 상품이 쭉 인기를 끄는 요즘이다. 던킨도너츠와 농심도 콜라보를 해버렸다. 처음에 소식을 들었을 땐 ‘도넛 위에 포카칩을 끼얹나?’ 했는데, 부스러기를 끼얹은 게 아니라 아예 반죽에 섞어버렸다고 한다. 어니언 포카칩 맛은 시즈닝을 뿌려서 구현했다. 도넛이 다 그렇듯이 감자칩처럼 바삭바삭한 식감을 기대하면 안 되고, 촉촉한 도넛에 포카칩 맛과 식감(반죽에 과자조각을 넣었으니)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감자가 들어가면 뭐든 다 맛있는 거 아니겠어요? 고기도 좋지만 역시 감자가 최고지! 출시기념 행사로 1+1 중(해피포인트 앱 사용/7월 8일까지).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 민트라임라떼’’
나라의 뿌리는 민초(民草)에 있고 맛의 뿌리는 민초(민트초코)에 있다고 믿는 민초단이라면 절로 고개가 휙 돌아갈 만 한 신상이다. 에디터 LEE는 초코음료에도 커피에도 민트가 들어가면 상쾌하고 시원해진다고 믿는 민트 애호가이기에 민트라임라떼 출시에도 자연히 관심이 갔는데, 이건 조금 이상(?)하다.
민트까지만 있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뜬금없이 ‘라임’, ‘모히또’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아니… 커피에 모히또요..? 실제로 마셔보니 부정할 수 없는 희미한… 괴식의 느낌… 커피에서 애플민트 허브 맛이 난다…? 더 이상한 건 ‘이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쪼록쪼록 흡입하고 있는 나. 괴식인데 맛있다. 민초단이라면 일단 ‘츄라이’ 해 볼 가치는 있겠다.
‘빙그레 ‘꼬뜨 게랑’’
빙그레 제품 이미지들을 모아 만든 왕자 캐릭터 ‘빙그레우스’가 처음 나왔을 때 솔직히 웃었다. 제품을 의인화해 프로필까지 붙여주는 정성이라니… 하지만 캐릭터들이 점점 늘어나고 세계관이 구체화되면서 마블 유니버스처럼 빙그레 유니버스가 생겨나자 더는 피식거릴 수 없게 됐다. 남의 눈에는 장난같아 보이는 일이라도 진지하게 꾸준히 하다 보면 정말 진짜가 되는구나 하는 교훈도 덤으로 얻었다.
그래서 빙그레가 꽃게랑 이름과 모양을 따 ‘꼬뜨 게랑’이라는 패션브랜드를 내놓겠다고 했을 때도 놀라지 않았다. 이들은 진심인 것이다. 기왕 시작한 세계관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야심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7월 7일 드디어 꼬뜨게랑 이름을 달고 나온 의류가 지마켓에 등장했다. 티셔츠, 로브, 미니백, 선글라스… 제법 그럴싸하다. 오픈카라 셔츠는 나도 한 벌 갖고 싶다.
‘‘에그슬럿’ 국내 1호점 오픈’
“에그…에그 뭐?” 처음 에그슬럿(eggslut)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내 안의 유교걸이 몸서리쳤다. 어떻게 브랜드 이름에 저런 단어를 썼단 말인가? 알고보니 에그슬럿이란 요리에 계란을 많이 쓰는 요리사를 일컫는 미국 은어라고 한다(그래도 난 좀 거부감이 든다).
어쨌든 맛 좋기로 유명한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이 7월 10일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1호점을 오픈한다. 제 2의 쉐이크쉑이 될 수 있을까(쉐이크쉑도 에그슬럿도 SPC그룹이 론칭). 오늘 점심으로 에그드랍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에그드랍과는 어떻게 다를까. 벌써부터 궁금한 점 투성이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네오 쿠션’’
K팝도 인기지만 K뷰티도 세계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간편하게 두드려서 사용하는 쿠션 파운데이션은 해외 뷰티업계도 뒤흔들어 놓은 제품이었다. 그렇게 쿠션을 잘 만든다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에서 신제품 ‘네오 쿠션’을 내놨다. 쿠션 파데(파운데이션) 하면 동그란 모양인 것이 불문율이나 다름없었는데,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 용기에서부터 개성이 느껴진다.
덥고 푹푹 찌는 여름에도 화장하기 좋도록 얇은 발림성과 뛰어난 지속력을 중점에 두고 만들어진 매트 타입과 윤기있고 촉촉한 피부표현에 적합한 글로우 타입 2종이 출시됐다. 매트 타입은 마스크 사용 시에도 거의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고정력이 뛰어나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
‘CJ오쇼핑 ‘펀샵’ 양말 구독 서비스 론칭’
셔츠와 바지 각각 두 장 가지고 일주일 동안 돌려 입고, 눈곱만 겨우 뗀 채 출근한다. 얼굴에 물만 묻히고 출근하는데 아침마다 머리 손질할 정신이 있을 리 만무하다. 머리는 당연히 전날 저녁에 감고 잔다(그래서 뒤통수가 자주 눌려 있는 편). 나만 이런 거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정신없는 직장인이 편하게 멋을 내는 비결은 역시 양말이다. 전신 착장에서 양말이 차지하는 면적은 적지만 의외로 발은 전체 룩의 완성도를 크게 좌우한다. 원래 멋쟁이는 발에 신경을 쓰는 법. 특히 여름에도 구두나 운동화를 자주 신고 다니는 남성 직장인들은 사시사철 양말이 필요한데, 이 양말이라는 게 은근히 구멍도 잘 나고 짝짝이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사소한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양말 구독, 즉 정기배송 서비스가 나왔다. CJ오쇼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펀샵’에서 시작한 양말 정기구독 서비스다. 정기적으로 새 양말을 보내 주니 양말 관리에 도움이 될 듯. 무난한 디자인과 살짝 개성있는 디자인이 섞여 있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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