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친구들과 대학생 시절부터 한 푼 두 푼 모으는 계가 있다. 그동안 모아온 곗돈의 일부를 FLEX 하기로 한 날! 이런 날에 어울리는 메뉴로 회생회사(회에 살고 회에 죽는) 에디터 JEONG情과 친구들은 참치를 골랐다. 마침 초복이기도 하니까 몸보신도 할 겸 고급 어류 참치를 먹기로!
영등포 시장에서 30년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참치집인 ‘중앙참치’. 현재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한다. 가성비 좋은 참치 노포라는 평이 많아 더욱 어떤 식당일지 궁금해 한번 가보기로 했다.
예약 않고 가면 자리가 없다는 말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위치는 영등포 시장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시장 속을 요리조리 걸어가다 보면 중앙참치라는 간판이 하나 보인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외관. 긴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선사했겠지. 들어가니 벌써 사람이 꽤 많았다. 이미 얼큰하게 취해있는 사람들도 있던데 가게가 내뿜는 바이브가 술을 안 마실 수 없게 하더라.
메뉴는 이렇게. 곗돈 FLEX가 목적이니 가장 비싼 메뉴인 ‘특실장스페셜’을 시켰다. 한 사람당 오! 만! 원! 좀 세지만 뭐 오늘은 날이 날이니까.
참치를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면 날치알이 듬뿍 들어간 특제 쌈장과 죽을 가져다준다. 쌈장은 참치와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죽과 쌈장을 맛보니 내공이 느껴진다. 여긴 맛있겠다.
메인이 나오기 전 깔리는 기본 음식들. 기본으로 주는 연어 회가 이렇게 싱싱하다니! 그리고 그 옆에는 참치 내장젓갈이라고 한다. 같이 먹으니 짭짤 고소한 맛이 아주 좋더라. 그 외에도 문어, 참치 샐러드, 참치 머리 조림이 나왔다. 하나같이 맛있어서 기본 안주만으로 소주 한 병은 거뜬하겠다.
드디어 메인인 참치 회 등장! 아들분이 오셔서 참치 회의 부위를 설명해 준다. 특실장스페셜에는 고급부위 3가지가 추가되어 나온다고 한다. 가운데 위에 올라가 있는 부위들이 눈밑살이랑 또 뭐더라 아무튼 고급 부위라고.
이 부위들은 참기름에만 살짝 찍어서 먹고, 나머지는 특제 쌈장이랑 함께하면 잘 어울린다고 한다. 고추냉이도 두 가지 종류로 나오니 취향대로 먹으면 되겠다. 기본으로 조미가 안 된 김이 나오지만 조미김도 요청 가능하다.
기가 막히게 해동된 참치 회,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았다. 완벽한 해동 덕분인지 비린 맛이 하나도 없었다. 비린 걸 잘 못 먹는 친구도 고소하고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신없이 맛있는 참치를 먹다 보면 계란찜과 옥수수 버터 구이도 나온다. 중간중간 다른 맛을 보니 참치도 술도 쭉쭉 들어간다.
김에도 싸먹고, 참치 내장 젓갈이랑도 같이 먹고, 특제 쌈장이랑도 같이 먹고 여기에 또 한잔하고. 얼추 먹어갈 때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오는 대구 지리탕과 참치 구이! ‘손님들을 집에 보내기 싫으신 건가…?’ 싶을 만큼 완벽한 타이밍에 나왔다. “사장님~ 여기 소주 하나 더 주세요!”
정신없이 먹다 보니 그 많던 참치들이 사라졌다. 어디로 사라졌지 입에서 녹아서 없어졌나? 안주가 사라졌으면 리필을 해야지.
리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퀄리티에 놀랐다. 리필이라고 저렴한 부위를 주는 게 아니라 전과 같이 비싸고 맛있는 부위를 준다. 안주 나왔는데 뭐해! 짠해야지! 마지막 한 점까지 맛있는 부위를 즐길 수 있다.
리필한 회까지 다 먹어가면 알밥이 나온다. 이미 나의 위장은 한계까지 찼는데! 알밥이 뚝배기에 눌어붙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유혹하니 먹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인 식사의 마무리는 역시 탄수화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배를 땅땅 두드리고 나오니 밖은 이미 어둑 어둑. 약 두 시간 반가량 맛있는 참치 회와 음식들을 즐겼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하고 찾는 가게는 역시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듯하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가게 외관과 내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주방장, 한결같이 좋은 맛과 인심. 이런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중앙참치’를 찾게 하는 게 아닐까.
적당한 가격에 질 좋은 참치 회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곳을 꼭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43길 14
번호 :02-2634-3681
운영 시간 : 평일 17:30 – 23:00 (Last order 21:00) / 토요일 17:30 – 22:30 (Last order 20:30) / 일요일, 신정, 설날, 추석 휴무
*예약 문의는 15:30분 이후부터
에디터 JEONG情 letitgo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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