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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가을과 어울리는 재즈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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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 상상을 해봅시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어느 이른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재즈 음악을 말이죠. 무겁게 깔리는 트럼펫 소리,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드럼 소리, 재지하고 끈적거리는 보컬의 목소리까지. 이보다 낭만적일 수 있을까요.

사진=GettyimagesBank

지긋지긋한 장마와 폭염이 지나가고 어느새 쌀쌀해진 공기에 이불을 돌돌 말며 눈 뜬 오늘. 하루아침에 성큼 다가온 가을에 어울리는 낭만적인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재즈 알못들도 ‘아, 이 노래!’하고 알 수 있는 명곡들이니 함께 들어봐요!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허스키하면서도 낮은 마성의 목소리, 빌리 홀리데이가 부른 ‘I’m a fool to want you’.

빌리 홀리데이는 재즈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보컬로 평가받는 가수입니다. 흑인으로 태어나 인종차별을 겪고 이혼에 약물중독까지, 불행으로 가득찬 삶을 살았는데요. 비극적이었던 그녀의 삶이 담긴 보컬은 듣는 이의 감성을 극대화시킵니다.

추천곡은 짙은 호소력으로 노래하는 빌리 홀리데이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선정했습니다. 차가운 가을공기에 쓸쓸해지는 마음과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I’m a fool to want you /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겠죠

I’m a fool to want you /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겠죠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 실현될 수 없는 사랑을 원해요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한 사랑을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 My Funny Valentine’

재즈의 여왕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른 ‘My Funny Valentine’.

역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중 가장 완벽한 기교의 소유자로 불리는 엘라 피츠제럴드입니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의 영향을 받아 스캣 창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원곡자 쳇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이 담담하다면 엘라 피츠제럴드는 좀 더 풍부하고 소울 넘치는 감성이 담겨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뉴욕 거리에 있는 작은 재즈 바에서 와인을 마시며 운치를 즐기는 모습이 상상되네요.

My funny Valentine, sweet comic Valentine / 내 재미있는 발렌타인, 달콤하고 코믹한 발렌타인

You make me smile with my heart / 넌 내 마음을 다해 웃게 만들어

Your looks are laughable / 너의 모습은 내가 웃을 수밖에 없어

‘쳇 베이커(Chet Baker) – I fall in love too easily’

쿨 재즈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음악가 쳇 베이커의 대표곡 ‘I fall in love too easily’입니다.

사실 쳇 베이커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는데요. 음악적 성공을 인정하면서도 약물중독 등 불안정한 삶을 살았던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의 우수에 짙은 음악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죠.

‘I fall in love too easily’를 듣고 있으면 쳇 베이커의 담담하면서도 쓸쓸한 목소리에 트럼펫 소리가 어우러져 한껏 나른해지는 느낌입니다. 안락한 소파에 앉아 담요를 덮고 창밖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요.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며 들으면 이 노래에 더욱 빠져들 수 있습니다.

I fall in love too easily / 나는 너무 쉽게 사랑에 빠져요

I fall in love too fast / 나는 너무 빨리 사랑에 빠져요

I fall in love too terribly hard / 나는 너무나도 끔찍하리만큼 깊은 사랑에 빠져요

‘빌 에반스(Bill Evans) – Waltz For debby’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평가되는 빌 에반스의 ‘Waltz For debby’.

빌 에반스의 노래하는 듯한 피아노 선율은 많은 재즈 피아니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쳤는데요. 재즈의 서정성과 감미로움을 부각시켜 ‘재즈계의 쇼팽’으로 불립니다.

촉촉한 이슬이 맺히는 가을 새벽 공기를 느끼며 듣기 좋은 재즈 음악 ‘Waltz For debby’. 빌 에반스의 앨범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반의 타이틀곡입니다. 서정적인 왈츠의 멜로디가 경쾌하면서도 슬프게 들립니다.

‘줄리 런던(Julie london) – Misty’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줄리 런던의 ‘Misty’.

배우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던 줄리 런던은 첫 남편과의 이혼 이후 본격적으로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펼쳐나갑니다. 흑인 가수들이 중심에 있던 재즈 음악계에서 흔치 않은 백인 디바로 주목받았습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감미로운 목소리가 매력적입니다.

줄리 런던이 부른 ‘Misty’는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있는 그녀의 목소리와 꾀꼬리가 지저귀는 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입니다. 유난히 높은 가을 하늘과 따스한 햇살을 바라보며 낙엽이 진 공원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Look at me, I’m as helpless as a kitten up a tree / 날 봐요, 나무 위의 고양이처럼 어쩔 줄 모르겠어요

And I feel like I’m clingin to a cloud /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에요

I can’t understand / 이해할 수 없지만

I get misty, just holding your hand / 당신의 손을 잡는 것만으로 눈앞이 흐려져요

에디터 LYNN sinnala8@donga.com

저작권자 ⓒ 29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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