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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에 진심인 한국사람, 급기야 뿌려먹는 김치 가루를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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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 술게임 중에 ‘김장 게임’이라는 게 있습니다. 술을 못 마시는 에디터 LEE이지만 이 김치게임만큼은 맹물이라도 가져다 놓고 끼려고 하는 편인데요. 우선 ‘설마 이걸로 김치를 담그겠어?’ 싶은 식물의 이름을 댑니다. 그리고 구글에 검색해서 그 식물로 김치를 담근 사람이 있다는 증거(이미지 등)가 나오면 벌칙으로 한 잔 마시는 게임입니다. 검색하면 할수록 광기에 가까운 김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 고사리, 파인애플, 심지어 악취로 유명한 두리안으로까지 김치를 만드는 전 세계 한국인들의 저력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사진=유튜브 '띵호' 채널 영상 캡처

‘뿌려먹는 김치가루까지… 이렇게까지 진심일 일인가?’

사진=푸드컬쳐랩

얼마 전 미국 아마존 시즈닝(seasoning·양념가루) 분야에서 한국인이 만든 ‘김치 시즈닝’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고춧가루와 마늘가루, 유산균 등 김치에 들어가는 성분들을 뿌려먹기 좋게 혼합한 상품입니다.

이 제품을 만든 푸드컬쳐랩 대표 안태양 씨는 동생 안찬양 씨와 함께 2010년 필리핀 야시장에서 떡볶이를 팔아 대박 낸 것을 계기로 식품업계에 뛰어든 인물입니다. 한식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외국인이 먹기에도 부담 없게 맛을 조절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습니다. 김치시즈닝 또한 입소문이 나면서 이색적이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마존에서만 팔았던 김치시즈닝이 한국에도 런칭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29ST, 궁금증을 참을 수 없죠. 푸드컬쳐랩으로부터 시즈닝을 제공받아 여기저기 뿌려 먹어 보았습니다. 과연 김치시즈닝은 어떤 맛이고, 어디에 뿌려 먹어야 궁합이 맞을까요?

※이 리뷰는 업체로부터 리뷰용 제품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매콤하게 톡 쏘는 고춧가루 맛, 기름진 음식과 잘 맞아’

김치 시즈닝 / 9000원(100g)

첫 맛은 고춧가루, 끝 맛은 김치! 일단 가루만 먹어 보았을 때는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납니다. 맛을 본 에디터들 모두 생각보다 맵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미국 시장에서 잘 나간다고 하니 왠지 안 매울 것 같았거든요. 아무래도 한국인의 ‘맵부심’이 조금 발휘된 것 같습니다.? 소금간은 강하지 않고 살짝 짭짤한 느낌 정도만 납니다. 아무래도 요리에 뿌려 먹어야 하니 간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겠죠? 마늘맛과 함께 라면스프 같은 감칠맛이 나서 일반 고춧가루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샌드위치, 감자칩, 고구마, 계란말이, 삶은 계란, 구운 고기, 라면, 짜장면 등 여러 음식에 뿌려 먹어 본 결과 역시 가장 맛있는 조합은 ‘고기’ 였습니다. 구운 고기에 쌈장 대신 김치시즈닝을 콕 찍으면 칼칼하게 매운 맛과 고춧가루 향기가 입과 코를 자극하며 고기를 더 맛있게 만들어 줍니다. 직접 집에 가져가서 사용해 본 에디터 BANGDI는 고기+김치시즈닝 조합이 단연 ‘원 픽’?이라고 하네요.

계란말이, 라면, 짜장면과도 준수한 궁합을 보였는데요. 기름진 음식에 곁들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29ST의 결론!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 의외로 다이어트식인 삶은 계란과도 어울렸습니다. 소금을 안 찍고 계란만 먹자니 영 맛이 없고, 특히 노른자 부분이 퍽퍽해서 먹기 힘들었던 에디터 LEE는 작은 종지에 김치시즈닝을 조금 뿌려 소금 대용으로 찍어 먹어 보았습니다. 심심하던 계란맛도 살아나고, 짠 맛 대신 매운 맛이 들어가니 나트륨은 적게 섭취하면서 계란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에디터들 사이에서는 김치 시즈닝을 아예 ‘요리’에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재미있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 고춧가루 대신 김치 시즈닝으로 ‘김치 콩나물국’을 끓이는 것이죠. 이 재미있는 아이디어에 힘입어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김치시즈닝을 타 보기도 했는데요. 김칫국물 비주얼에 어울리는 칼칼한 맛에 모두들 눈이 동그래졌지만? 몇 모금 마셔보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속이 쓰려서 요리 계획은 기각되었습니다. 많이 먹으면 위에 자극이 될 것 같으니, 시즈닝은 시즈닝답게 조금씩만 뿌려 먹는 걸로!?

‘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맛’

평생동안 온갖 김치를 먹으며 살아 와서 그런 것일까요? 기존에 알고 있던 ‘김치 맛’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매콤하고 맛있는 양념가루이고 입에 남는 끝 맛에서 약간의 김치 느낌이 스쳐 지나가기는 하지만 김치 맛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슴슴한 간을 좋아하는 에디터 LEE의 입맛에는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이미 간이 되어 있는 요리 위에 짭짤한 김치시즈닝을 뿌리면 과하게 짠 느낌도 들었습니다.한국보다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인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찐’ 김치맛이 났더라면 오히려 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00%김치맛은 아니지만 한식의 맛과 외국인 입맛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은 맛이라는 느낌입니다.

‘김치시즈닝’ 요약

주관적인 감상 키워드 / 톡 쏘는, 칼칼한, 매콤한, 휴대성 좋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추천하는 조합 / 고기 구이(삼겹살 등), 짜장면, 라면 등 기름진 음식 + 김치시즈닝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저작권자 ⓒ 29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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