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에디터 LEE는 삼겹살을 못 먹는다. 아마 이 한 마디에 눈이 휘둥그레진 분도 있을 거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기엔 이르다. 삼겹살만 못 먹는 게 아니기 때문. 족발, 순대국, 곱창, 막창도 못 먹는다. 특히 막창처럼 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거나 기름기가 유독 많은 특수부위는 정말로 힘들다. 당연히 ‘그 맛있는 걸 못 먹다니 인생의 즐거움을 하나 놓쳤네’같은 동정의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나 말고도 막창의 매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많으니, 그들에게 기꺼이 양보해야지.
특수부위를 못 먹는 건 에디터 RAN도 마찬가지다. 못 먹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을 들으면 망설임 없이 “’창’으로 끝나는 거요”라고 대답할 정도. 요즘 이색떡볶이가 유행하면서 막창을 넣은 막창떡볶이가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 29PICK 제품으로 모던밀 막창떡볶이가 뽑혔다는 걸! 막창을 못 먹는 두 에디터를 제외하고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당히 선정됐다. 막창 냄새만 맡아도 100m밖으로 빙 돌아가는 두 사람은 ‘당연히 막창떡볶이 리뷰는 우리한테 안 시키겠지’ 했지만… 언제나 허를 찌르는 29ST. 정말로 고기 누린내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LEE와 RAN이 투입됐다.
‘아니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대체… 음? 맛있네?’
냄새 안 나는 막창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굳게 믿어온 두 에디터. 막창떡볶이 밀키트를 끓이는 동안 “역시! 냄새가 안 날 수가 없지!” 라며 코를 틀어막았다. 막창 애호가인 에디터 JEONG情은 “이 정도면 양호한 편, 끓이면 다 날아갈 것”이라며 태연한 표정이다.
조리법은 정말 간단했다. 넓은 냄비나 팬에 450ml 물을 붓고, 물이 끓을 때 어묵과 떡을 넣은 다음 매운소스를 넣어 맛이 배게끔 잠시 끓인다. 그 다음 당면을 넣고 마지막에 막창을 넣어 뜨끈하게 데워 먹으면 된다.
문제는 마지막 단계로 막창을 넣자마자 열기를 타고 누린내가 발산되기 시작했다는 것. 분명 떡과 어묵, 당면에까지 누린내가 퍼져 있을 게 분명했다. 저절로 눈이 찌푸려지고 이걸 먹을 수 있을까 싶어질 무렵… 신기하게도 냄새가 점점 사라져 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LEE
분명 요리 중에는 누린내가 났는데, 다 끓이자 어디론가 싹 사라져 버렸다. 에디터 JEONG情은 ‘내 말 맞지’라는 듯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좀 황당하다. 그저 얼큰한 소스 향과 숯불에 고기 구운 것 같은 불 향만이 가득할 뿐이다. 불에 바로 구운 불막창이라는 건 알았지만 누린내가 이렇게까지 간단하게 날아갈 수 있나? 반신반의하며 조심스레 떡부터 하나 집어먹었는데 전혀 막창 냄새가 나지 않았다. 어묵도 마찬가지.
용기를 내어 막창 한 토막을 입에 넣어 보았더니 놀랍게도 먹을 만 했다. 특유의 물컹하고 쫄깃한 식감만이 지금 입 안에 막창이 들어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었을 뿐. 씹다 보니 아주 약간 냄새가 느껴졌는데 소스 맛과 불 향에 싹 묻혀버린다.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막창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면 나 때문에 메뉴 선택에 제한이 있어 조금 신경쓰이기도 했는데, 이 막창떡볶이라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RAN
“어라?”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막창을 먹지 않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냄새 때문이었는데, 떡볶이 양념 덕인지 막창 자체 냄새가 덜 한 건지 그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막창을 씹다 보니 막창이 목구멍을 넘어가기 직전에 살짝 냄새가 나긴 했지만, 불향·소스맛과 어우러져서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막창 헤이터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수준.
막창 냄새가 나지 않는 막창떡볶이라는 점에서 일단 합격인데, 떡볶이 맛으로도 합격이다. ‘매우니까 떡볶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혀를 살짝 얼얼하게 만들 정도로 매우면서도 달달한 소스는 아주 만족스럽다. 게다가 막 숯불에서 구워낸 듯 강하게 느껴지는 불향까지. 막창 떡볶이의 빨간맛이 궁금하다면, 모두 츄라이 츄라이.
막창떡볶이 전도사 JEONG情의 한 마디
막창을 많이 먹어봤지만, 냉동 돼지 막창에서 이렇게 잡내가 안 나는 건 처음이었다. 막창이랑 떡을 같이 씹으면 쫄깃함의 끝판왕을 느낄 수 있다. 평소 곱창, 막창, 대창의 장기자랑과 떡볶이를 좋아하는 1인이라면 막창 떡볶이만큼 취향에 꼭 맞는 음식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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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 편집팀 dla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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