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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독립 다큐멘터리의 흥행 신화를 쓴 작품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일,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가 언론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은 일본 미니시어터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며 전 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킨 화제작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일본 개봉 당시 단 4개 관으로 시작했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8주 만에 100개 이상의 상영관을 확보하며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일본 미니시어터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까지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도쿄의 대표 예술영화관 ‘포레포레 히가시나카노에’서는 55회 연속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쓰며, 독립 다큐멘터리로서는 드물게 장기 흥행 열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이 작품은 조현병 증상을 보인 누나와 그 곁을 지켰던 가족의 시간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방법까지 동원해야 했던 부모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딸의 20여 년 세월을 담은 사적인 기록은 불편함과 연민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그리고 카메라를 든 감독의 진심과 오랜 시간만이 닿을 수 있는 진실을 목격하게 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 특별한 가족 서사에 일본은 물론, 세계 영화제가 열광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비롯해 타이완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의 무주산골영화제 등을 거쳐 전 세계 관객과 만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어떻게 전 세계 관객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가장 큰 힘은 방대한 시간과 그 안에서 엿볼 수 있는 가족들의 딜레마에 있다.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가족을 20여 년에 걸쳐 기록하며 일상과 고민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영화는 스물넷에 조현병 증상을 보인 누나와 그를 병원 대신 집에 머물게 한 부모를 남동생의 시선에서 따라간다. 이 작업에서 감독은 딸에게 자물쇠를 채운 부모를 비난하거나 가족의 비극을 고발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묻고, 또 이해하려 했다.
후지노 토모아키는 1992년 대학 졸업 후 고향을 떠나게 됐고, 그가 없으면 가족의 일이 묻힐 것 같아 녹음기를 켜고 기록을 시작했다. 후에 이것이 비디오 카메라를 활용한 촬영으로 이어지며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다. 당시 후지노 토모아키는 언젠가 누나가 병원에 가게 되는 날, 그의 영상이 누나의 증상을 보여줄 자료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리고 2008년, 누나가 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의 기록은 영화적 서사로 완성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조현병이라는 질환 자체를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가족이 정신질환을 마주했을 때 겪는 혼란과 고립, 그리고 돌봄의 책임이라는 보편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했다. 병을 인정하지 못했던 부모의 침묵, 가족을 의료와 연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남동생, 그리고 집 안에 머물러야 했던 누나의 삶은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안쓰러운 마음을 갖게 한다.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은 “우리 가족의 지난 25년은 조현병 대응의 실패 사례”라고 이 작품을 소개하며, 더 일찍 의료 체계와 연결했어야 했다는 깊은 후회를 내비치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내내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은 의학적 전문 자문이나 외부의 시선을 배제한 채 오롯이 가족 내부의 시선에 집중했다. 이는 비극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않고, 당사자들의 선택과 딜레마 그 자체를 가감 없이 응시하게 하는 연출적 결단이었다. 그렇게 영화는 만약 당신이 그 시간, 그 장소에 홀로 남겨졌더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지 묻는다. 상처와 후회로 점철된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의 기록을 목격하는 순간, 관객은 이 가족의 삶을 짓누르던 돌봄과 책임의 무게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가장 사적인 기록에서 출발해 거대한 질문을 던진 다큐멘터리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오는 29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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